한 가지 가정을 해보겠습니다. 고래회충 논란으로 횟집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합니다. 최초 보도한 KBS가 고래회충의 위험을 보도하면서 발생한 현상입니다. 하지만 오늘 <한국일보>가 잘못된 사실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서민 교수 등 기생충 연구자들의 코멘트를 인용하고 있습니다. 신뢰할 만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KBS가 보도한 사실이 오보로 판정나 해당 기생충이 고래회충이 아닌 어류를 숙주로 하는 ‘필로메트라과 선충’으로 밝혀진다면 그 피해는 누가 져야 할까요?

네이버 알고리즘 책임?

image 고래회충 네이버 검색 결과

알고리즘에 의한 피해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계속 가정에서 출발하겠습니다. KBS 기사가 오보로 판정이 됐고 네이버는 뉴스 알고리즘에 의해 여전히 잘못된 사실을 담은 KBS 기사와 기타 어뷰징으로 작성된 기사가 ‘고래회충’ 검색 결과 뉴스 컬렉션 상위에 계속 노출되고 있다고 해봅시다.

게다가 ‘횟집’이라는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연관 검색어로 ‘고래회충 횟집’이 가장 먼저 제시되고, 그 아래 뉴스 컬렉션에는 고래회충에 대한 공포를 자극하는 기사가 계속 노출된다고 합시다. 일부 횟집은 매출 감소를 겪을 테고 실질적인 피해가 발생하게 될 것입니다.

image 횟집 검색 결과

이런 상황을 가정하게 된다면 횟집의 실질적 피해에 대한 책임는 누구의 몫일까요? 당연히 뉴스 생산자인 KBS에 1차적 책임이 돌아갈 것입니다. 그렇다면 네이버는 책임이 없다고 해야 할까요?

유채영 사망 원인 오보

image 유채영 사망 원인 검색 결과

유채영씨가 사망했을 때 ‘생활고’ 때문이라는 보도가 쏟아졌죠. 결국 오보로 판명이 됐습니다. 하지만 네이버의 ‘유채영 사망 원인’ 검색 결과를 보면 생활고를 원인으로 보도하는 기사가 상위 두번째 클러스터로 노출되고 있습니다. 반 년도 더 지난 사건이지만 오보는 여전히 검색 결과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어떤 방식으로든 오보 기사는 시민들엥게 노출될 것이고 적지 않은 시민들이 시간이 지나도 ‘생활고 때문이었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겁니다.

알고리즘은 책임에서 자유로워야 할까

극단적인 가정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취지만 이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알고리즘의 책임에 대한 이야기를 화두로 꺼내보고 싶어서입니다. 개인적으로 뉴스 알고리즘은 잘못된 사실 보도에 대해 상위 노출을 제한하거나 랭킹을 하락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뉴스 알고리즘은 저널리즘 원칙을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뉴스 유통의 관점에서 오보 뉴스를 검색 결과에서 어떤 식으로 처리하고 사용자들에게 공지할지, 나름의 원칙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오보를 어떻게 파악할지 오보 여부를 어떤 경로로 확인할 프로세스도 중요한 과정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잘못된 사실에 의한 지속적인 피해 발생을 방지하기 위함입니다.

오보 뉴스의 유통과 알고리즘의 책임, 중요한 문제로 인식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싶어서 한마디 보태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