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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의 '유튜브 퍼스트' 선언: 공영방송의 항복인가, 진화인가?
TV의 종말? BBC가 재정의한 ‘AI 시대 미디어의 생존법’ 💡영국의 공영방송 BBC가 유튜브가 최근 획기적인 전략적 파트너십 계약 [https://www.bbc.co.uk/mediacentre/2026/bbc-group-youtube-strategic-partnership] 을 맺었습니다. BBC는 그동안 유튜브를 자사 플랫폼(iPlayer)으로 유입시키기 위한 홍보 수단으로 주로 활용해왔으나, 이번 계약을 통해 유튜브를 '오리지널 콘텐츠'의 1차 유통 채널로 격상시켰습니다. 이는 젠지(Gen Z) 세대의 이탈을 막고 공영방송의 수신료 가치를 증명하려는 고육지책이자 과감한 베팅으로 해석되는데요. 이를 두고 우리는 자체 플랫폼(iPlayer) 중심 전략의 실패로 봐야 할까요, 아니면 AI 시대에 생존을 위한 처절한 진화로 이해해야 할까요? 레거시 미디어의 '디지털 전환' 역사에서 중대한 분기점이자 상징적 사건에 담긴 묵직한 질문입니다. 이 글은 BBC가 왜 경쟁자인 빅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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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의 유튜브 퍼스트 선언은 겉으로 보면 기민한 디지털 전략처럼 보인다. 젊은 세대가 TV를 떠났고, 콘텐츠는 이미 YouTube에서 소비된다는 사실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그렇다. 하지만 IT·플랫폼 관점에서 보면, 이 선택은 적응이 아니라 주도권 이전에 가깝다.
플랫폼은 중립적인 유통 채널이 아니다. 알고리즘은 가치가 아니라 수익 함수로 움직인다. 체류 시간, 반복 시청, 감정 자극이 최적화 대상이다. 공영방송이 아무리 “편집 기준은 우리 것”이라고 말해도, 노출을 결정하는 것은 플랫폼의 블랙박스다. 결국 공영 콘텐츠는 공익적일수록 불리해지고, 자극적일수록 보상받는 구조 안으로 들어간다.
더 큰 문제는 데이터다. 유튜브 퍼스트는 시청자를 만나는 방식이 아니라, 시청자에 대한 소유권을 포기하는 선택이다. 누가 보았는지, 어떻게 이동했는지, 무엇에서 이탈했는지에 대한 핵심 데이터는 플랫폼에 쌓인다. 공영방송은 조회수를 보지만, 이용자 관계는 갖지 못한다. IT 산업에서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하다. 플랫폼이 되고 콘텐츠가 되느냐, 콘텐츠가 되고 종속되느냐의 갈림길에서 후자를 택한 것이다.
이 지점에서 한국 공영방송의 상황은 더 취약하다. KBS, MBC, EBS는 이미 정치·재정 리스크에 노출돼 있다. 여기에 글로벌 플랫폼 리스크까지 얹는다면, 공영방송은 이중 종속 구조에 들어간다. 국내 권력과 해외 플랫폼, 양쪽 모두에 흔들리는 미디어가 되는 셈이다.
BBC 사례가 진짜 던지는 질문은 바로 “공영방송은 플랫폼 시대에 여전히 플랫폼을 소유하려는 조직인가, 아니면 플랫폼에 최적화된 콘텐츠 스튜디오로 전환할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흐린 채 ‘퍼스트’라는 단어만 가져오면, 남는 건 전략이 아니라 방향 상실이다.
공영방송의 미래는 우상향 조회수 그래프가 아니라, 어떤 데이터를 직접 쥐고 있는가로 결정될 것이다. 그 질문을 회피한 전략은, 아무리 세련돼 보여도 오래가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