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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와 기억의 파괴, 그리고 연결 기억
(2011년 여성신문에 기고한 글입니다.) 소크라테스는 독서 반대론자였다. 독서의 대상물인 글자는 ‘죽은 담론’이어서 진실에 이르는 길에 ’침묵‘으로만 응답한다고 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그는 기록이 기억을 파괴한다고 믿었다. 기록하는 순간 우리는 기억할 필요를 덜 느끼게 된다는 이유에서다. 대화의 양방향성과도 견주며 독서의 일방향성을 비판했다. 스승 없이 지혜를 얻기는 힘들며, 독서는 개인의 폐쇄된 행위에 가깝다고 독서의 가치를 폄하하기까지 했다. 구텐베르크 인쇄술 혁명 이후 독서의 시대가 도래했을 땐 반대로 ‘기록이 기억을 지배한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인쇄술에 의한 기록은 소크라테스의 예언대로 암기력과 수사학적 웅변술을 소리 없이 쇠퇴시켰다. 하지만 다른 형태의 새로운 기억과 인지적 자원을 해방시켜줌으로써 인류의 발전에 크나큰 기여를 했다. 요즘 들어선 ‘디지털 치매‘라는 단어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정보 접근이 쉬울수록 굳이 정보를 기억하려 하지 않는 현대인의 습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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