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화요일(미국시간)에 열린 미국 대선 첫번째 토론회는 형편없이 추락하고 있는 미국 정치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누구나 짐작했던 일이기는 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무례한 인신공격은 물론, 토론의 룰을 무시한 끊임없는 끼어들기로 정상적인 토론이 불가능한 지경에 까지 몰아갔고, 사회자는 토론의 이끌기 보다는 트럼프의 입을 다물게 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사용해야 했다.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도 트럼프의 끼어들기에 지쳐 “Will you shut up, man?(제발 입 좀 닥치지?)” “Keep yapping, man(그래 계속 지껄여)”라며 트럼프를 “Clown(광대, 바보)”라고 부르는 등, 역대 최악의 대선토론회가 되었다. 결국 대선토론위원회는 이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토론의 룰을 바꾸겠다는 발표를 했다. (많은 사람들이 후보들이 상대가 말하는 시간에 끼어들지 못하도록 마이크를 끌 것을 제안하고 있다).

미국의 대표적 타블로이드쇼 진행자인 제리 스프링어, 몬텔 윌리엄스, 모리 포비치를 대선토론 사회자로 세우자는 '장난' 청원

변경된 룰이 다음번 토론회를 개선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많은 미국의 유권자들과 외국인들의 눈에 미국의 정치는 이미 질낮은 쇼로 전락했다. 토론 직후 온라인에서는 “모리(Maury) 쇼를 보는 것 같다” “이게 제리 스프링어(Jerry Springer) 쇼냐”는 조롱이 쏟아졌고, 미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청원 사이트인 Change.org에는 “제리, 모리, 몬텔이 대선 토론회 사회를 보게 해달라”는 청원까지 올라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