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이사회가 차기 CEO로 조쉬 다마로(Josh D’Amaro)를 지명하면서, 시장의 시선은 다시 디즈니의 정체성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디즈니의 주가는 지난 10년간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고, 한때 ‘IP 제국’을 완성했던 밥 아이거)Bob Iger)의 복귀도 디지털 전환의 파고를 넘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제 디즈니는 가장 돈을 잘 버는 부문인 테마파크의 책임자를 전체 회사의 선장으로 올렸습니다.
디즈니의 발전을 이끌었던 밥 아이거도 주가 반전을 이끌어내진 못했습니다. [출처=LSEG Workspace, The Economist]
💰 수익의 중심은 이미 테마파크
현재 디즈니의 수익 구조는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2025년 말 기준, 테마파크·크루즈·머천다이즈를 포함한 ‘익스피리언스’ 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72%를 차지합니다.
케이블TV는 붕괴했고, 극장 매출은 회복되지 않았으며, 디즈니+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과거 케이블 사업만큼의 수익성은 아닙니다.
반면 현실 세계의 체험은 호황입니다. 캘리포니아 디즈니랜드의 성수기 하루 입장권은 가족 기준 1,000달러를 넘고, 줄을 서지 않기 위한 ‘추가 과금’도 자연스러운 선택지가 됐습니다.
🎬 사람들을 모으던 IP
그러나 디즈니의 테마파크는 단순 놀이기구 회사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밀레니엄 팔콘을 타고, 어벤저스 캠퍼스를 찾는 이유는 여전히 영화와 캐릭터에 대한 애정 때문입니다. 즉, 지금껏 디즈니가 쌓아온 IP가 테마파크 호황을 이끈 셈입니다.
문제는 그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스타워즈 극장판은 7년 만에야 새 작품이 나왔으나 반응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마블 프랜차이즈의 열기도 예전 같지 않습니다.
올해 라인업에는 실사판 〈모아나〉, 다섯 번째 〈토이 스토리〉처럼 ‘안전한 반복’이 눈에 띕니다. 신선한 세계관을 만드는 능력이 약해지면, 테마파크 사업의 프리미엄도 오래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 테마파크 CEO의 가장 어려운 숙제
다마로는 다음 달 취임과 동시에 두 가지 리스크를 안게 됩니다. 하나는 미국 정치 환경 변화로 인한 해외 관광객 감소 가능성, 다른 하나는 자신이 상대적으로 경험이 적은 ‘엔터테인먼트 본업’입니다.
아이러니하게도, 디즈니에서 가장 돈을 잘 버는 부문이 회사의 미래를 위협할 수도 있습니다. 월트 디즈니가 1957년 그렸던 다이어그램의 중심에는 언제나 영화 스튜디오가 있었습니다.
돈은 바깥에서 벌더라도 돈을 만들어내는 마법은 디즈니의 중심인 스튜디오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 결론: 경험은 결과이고, 콘텐츠는 원인
디즈니는 지금 “테마파크”로선 성공했지만 “스토리텔러”로서는 시험대에 올라 있습니다. 다마로의 진짜 과제는 테마파크를 더 비싸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기꺼이 그 값을 지불하게 만드는 새로운 이야기를 다시 살려내는 일입니다.
투자자도, 방문객도 결국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디즈니는 아직도 우리를 설레게 할 수 있는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