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부터 아이폰까지”...트럼프 관세 정책, 소비자 지갑 위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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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면적인 관세 정책을 발표하면서, 글로벌 무역 질서가 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가장 먼저 타격을 입는 것은 다름 아닌 ‘일반 소비자들’인데요. 로이터가 과거 유사한 사례들을 통해 이번 관세 조치가 세탁기, 타이어, 텔레비전, 그리고 스마트폰까지 일상 속 제품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분석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애플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뤘습니다. 대부분 제품을 중국 등 해외에서 생산하는 건 물론, 전체 매출에서 국외 시장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무척 큰 곳이기 때문입니다.

세탁기: 1,800개의 일자리, 15억 달러의 소비자 부담

지난 2018년, 트럼프는 수입 세탁기에 최대 50%의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국내 제조업 보호를 위한 조치라는 명분 아래 일부 외국 기업이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장했고, 미국 기업(특히 월풀)은 고용을 다소 늘렸지만 대가는 컸습니다.

미국 경제학회지American Economic Review에 실린 2020년 연구에 따르면, 관세로 창출된 일자리는 약 1,800개에 불과했지만, 소비자들은 세탁기 가격 상승으로 연간 15억 달러를 추가로 지불해야 했습니다. 여기에 세탁기와 함께 판매되는 경우가 많은 건조기 가격도 덩달아 올랐습니다. 직접적인 관세 대상이 아님에도, 기업들이 세탁기에서 줄어든 수익을 건조기 가격으로 보전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타이어: 1,000개의 일자리, 11억 달러의 가격 인상

관세가 항상 국내 산업을 보호하지는 않습니다. 오바마 행정부는 2009년 중국산 저가 타이어 수입 급증에 대응해 최대 35%의 관세를 도입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습니다. 중국산 수입은 줄었지만 그 물량은 남미와 아시아의 다른 국가들로 빠르게 대체됐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관세가 1,000개의 일자리를 지켰다고 발표했으나,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는 2011년 한 해에만 소비자들이 타이어 가격 상승으로 약 11억 달러를 더 지불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관세가 단기적으로 산업 보호에 기여하더라도 소비자 부담이 훨씬 더 커질 수 있는 것입니다.

TV: 관세보다 강한 글로벌 공급망의 힘

모든 제품이 관세로 인해 가격이 오르지는 않았는데요. 트럼프는 첫 임기 중 중국산 전자기기에 25%의 관세를 부과했으며, 여기에 TV도 포함됐습니다. 당시 미국 수입 TV의 절반 이상이 중국산이었지만, 관세 이후에도 TV 가격은 하락세를 이어갔습니다.

다만 가격 하락의 속도는 더뎌졌습니다. 제조업체들은 멕시코 등 중국 외 지역으로 생산을 다변화해 충격을 흡수했습니다. 현재 멕시코는 미국 최대의 수출국으로 자리 잡았고, 트럼프는 이제 멕시코산 제품 전반에 대해서도 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이번엔 피하지 못할 수도

스마트폰은 2018년 1차 미중 무역전쟁 당시 관세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이번에는 포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발표된 20% 관세는 과거에 비켜갔던 스마트폰 등 중국산 핵심 전자제품을 정조준하고 있는데요.

미국 노동통계국이 약 5년 전부터 스마트폰 가격을 독립 항목으로 측정해온 결과, 매년 ‘체감 가격’은 계속해서 하락해왔지만, 새로운 관세가 적용되면 이러한 하락 추세가 멈추거나 반전될 수 있습니다.

애플, 트럼프 관세 정책에 ‘직격탄’… 삼성보다 더 큰 타격 받는다

스마트폰의 관세 여파에 대한 기사도 함께 소개합니다. 관세 타깃이 된 주요 스마트폰 생산국 가운데 애플과 삼성전자의 핵심 생산기지가 포함되면서 두 기업 모두 부담을 안게 됐지만, 애플이 삼성보다 더 큰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상황인데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 성향을 감안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애플이 처한 글로벌 공급망 구조상 관세 피해를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하루만에 450조 원 증발한 애플… 아이폰 최대 43% 가격 인상 필요

애플은 트럼프의 관세 발표가 있던 지난 3일(현지시간) 시가총액 기준 약 3,110억 달러(한화 약 450조 원)가 증발했습니다. 투자은행 로젠블래트증권은 같은 날 보고서를 통해 “상호관세로 인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기 위해선 아이폰 가격을 평균 43% 인상해야 한다”고 분석했습니다. 현재 가장 고가 모델인 아이폰 16 프로 맥스(1,599달러, 약 230만 원)를 기준으로 보면, 해당 인상률을 적용할 경우 2,300달러(약 330만 원)까지 가격이 치솟는 상황입니다.

애플이 이번 관세의 직격탄을 맞는 이유는 아이폰의 조립공정이 최대 90%까지 중국에 집중돼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트럼프의 상호관세는 중국뿐 아니라 인도(26%)와 베트남(46%)까지도 포괄합니다. 이는 애플이 인도에서 아이폰 생산 비중을 25%까지 늘리는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추진하던 중에 터진 악재라고 볼 수 있는데요.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음에도 이번 관세로 인해 주요 생산기지 전부가 타격권에 들어간 셈입니다.


미국 시장 비중 42%… 자국시장서 외국산 제품 파는 ‘역설’

문제는 애플의 최대 소비시장 역시 미국이라는 점입니다. 애플의 2025 회계연도 1분기(2024년 10~12월) 실적을 보면 전체 매출 중 미국 비중은 약 42%에 달합니다. 자국 시장에서 외국에서 조립한 제품을 판매하는 구조인 만큼, 관세는 고스란히 애플의 수익성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과거 집권1기 당시 애플 일부 제품에 한해 관세 면제·유예를 제공한 사례를 언급하며, 이번에도 애플은 관세 예외 품목에 해당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습니다. 고가품이지만 사실상 '생필품'이 된 스마트폰 가격이 급등하면 미국 소비자 불만이 겉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는 데다 애플이 트럼프 정부에 거액의 투자(4년간 5000억 달러)를 약속하며 구애해온 만큼 관세 예외 품목에 포함될 가능성이 아예 없진 않습니다. 그러나 이번 정책이 “무차별적이고 강경한 조치”라는 평가가 지배적인지라 관세 면제 여부를 두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습니다.

부품 생태계까지 흔드는 관세… 국내 전자업계도 비상

애플이 받는 타격은 단순히 기업 자체의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폰 판매량이 줄어들 경우, 애플에 디스플레이와 각종 핵심 부품을 납품하는 국내 전자 부품업계에도 직격탄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폰용 디스플레이 패널, 카메라 모듈, 반도체 부품 등은 삼성디스플레이, LG이노텍, SK하이닉스 등의 주력 품목입니다.


삼성·샤오미에 미칠 영향은?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상호관세율에 따르면 중국(54%, 기존 20% 포함), 베트남(46%), 인도(26%), 한국(26%) 등이 주요 타깃입니다. 삼성전자의 경우 전체 스마트폰 생산량 중 50% 이상이 베트남에서 이뤄집니다. 고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된 것은 분명 악재지만, 삼성의 경우 미국 시장 점유율이 애플보다 낮고, 저가형 모델 상당수가 미국이 아닌 신흥국을 주요 수출 대상으로 하고 있어 충격 강도는 상대적으로 작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 삼성전자는 '생산기지 다변화 정책을 통해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현재 삼성전자는 베트남, 인도, 브라질 등 여러 국가에서 생산 기지를 운영 중인데, 특히 브라질 공장을 활용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습니다. 브라질은 관세가 가장 낮은 편이고 미국과 지리적으로도 멀지 않기 때문입니다.
  • 인도 공장은 내수용 제품 생산에 집중하고 있어 미국 수출용으로 대체될 가능성은 낮습니다. 대신 베트남 생산 물량을 한국 소비용으로 전환하고 한국 제조 물량을 미국 수출용으로 돌리는 전략이 현실적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삼성은 미국의 상호관세를 20%P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르면 7월 말 공개되는 새 폴더블 스마트폰에 적용될 관세 대응책에 대해 "아직은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안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샤오미는 이번 관세 정책의 ‘반사이익’ 수혜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샤오미는 중국 내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갖추고 있으며, 미국을 주요 판매시장으로 삼지 않아 직접적인 관세 충격권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의 스마트폰 판매가 부진해질 경우, 샤오미가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릴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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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삼성전자보다 트럼프 관세 충격 크다? “300만 원 아이폰 미국서 나올 수도” | 한국일보
미국의 거대 기술기업(빅 테크) 애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발표한 상호관세 때문에 가장 큰 위기에 직면한 기업으로 꼽히고 있다.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