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팬데믹과 OTT 경쟁 현황

2021년 한국 스트리밍 전쟁 승자 예측

2020년은 전세계적으로 팬데믹의 영향으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미디어 소비시간이 대폭 증가했다. 모든 미디어 플랫폼이 수혜를 입었지만 OTT(Over The Top)가 가장 크게 성장했고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21년은 코로나19가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2020년의 경험을 토대로 OTT와 기존 미디어 진영 등이 각자의 전략으로 시장을 이끌어 갈 것이다. 특히 넷플릭스로 인한 메기효과로 한국 시장의 콘텐츠 제작 환경은 전문화, 대형화 하면서 외부의 영향력을 활용하여 체력이 강해졌다. 그 힘이 국내 토종 OTT로 전이되어 글로벌 OTT에 대응하는 힘을 만들어 낼지 지켜봐야 한다.

미국 시장도 디즈니플러스와 NBCU, 워너 등이 각각 마블 TV시리즈와 The Office, Friends등 유명 콘텐츠를 넷플릭스의 백 카탈로그에서 순차적으로 제거함으로써 진정한 스트리밍 전쟁이 촉발되었다. 한국 시장은 2021년 중반 이후 디즈니플러스의 런칭이 예정되고 있다. 디즈니플러스를 알기 위해서는 ‘디즈니 왕국’을 이해하는게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야 그들의 스트리밍 전략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넷플릭스가 한국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는지, 디즈니와 넷플릭스는 어떻게 다른지 등도 중요한 고민 과제다.

이같은 과제들에 대해, 오늘부터 앞으로 4차례에 걸쳐 씨로켓 구독자 분들과 함께 고민해보고자 한다.

1부 : 팬데믹과 OTT 경쟁 현황
2부 :  디즈니플러스 vs 넷플릭스 차이는 무엇인가?
3부 : 한국인에게 디즈니란? 그리고 2021년 시장 예측
4부 : 글로벌 OTT vs 토종 OTT 경쟁의 해법은?

1부 팬데믹과 OTT 경쟁 현황

따라가기 어려운 지경까지 벌어진 토종 OTT

2021년 1월 주요 OTT의 월평균 순이용자수(UV : Unique Visitor)는 넷플릭스가 637만 명, 웨이브 344만 명, 티빙 241만 명, 시즌 206만 명, U+모바일TV 184만 명, 왓차92만 명순이다. 2019년 대비 성장율은 각각 넷플릭스 92%, 티빙 59%, 웨이브 22%를 기록했다. 티빙의 성장세가 높기는 하지만 토종OTT에서 가장 잘 나가는 2개의 서비스를 합쳐도 넷플릭스에 못미친다. 고객이 실제 사용경험을 조사한 결과(아래표) 를 보면 2018년 이후 국내OTT 들은 정체된 반면 해외 OTT들은 20% 성장했다.

OTT의 서비스지배력을 평가하려면 크게 유료가입자수, 월이용자수, 월총시청시간 등을 평가한다. 위의 표처럼 이용자의 실제 사용경험을 조사한 데이터들도 활용된다. 사업자들이 이런 지표들을 발표하지 않기 때문에 평가솔루션(닐슨클릭코리아, 앱와이즈 등)들을 통해 추정한다. 현재OTT 시장은 이제 ‘구독형SVOD 가입자’모델로 통일되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지표는 구독자수이다.

결제자를 예측하여 가입자로 환산한 위 데이터를 보면 넷플릭스는 587만명의 유료구독자가 있고 월방문자는 785만명이다. 유료 구독자와 월방문자의 차이는 1개 계정당 5개의 프로필을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의 장점 덕분에 유료가입자의 1.1~1.3배의 월방문자로 늘어난다. 어떠한 수치를 비교해도 이제 국내 OTT들이 따라올 수 없는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20년 팬데믹의 시기에 모두 조금씩 수혜를 입었지만 넷플릭스의 폭발력을 따라가지 못했다.

그리고 넷플릭스와는 콘텐츠만 다를 뿐 같은 영역에 살고있는 ‘디즈니플러스’가 한국에 진출한다. 대한민국에 펼쳐진 스트리밍 전쟁은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까?

2억명 가입자를 확보한 넷플릭스

넷플릭스는 2020년 4분기에 전분기 대비 851만명이 증가하여 시장예측치인 647만명을 크게 상회했다. 4분기말 현재 2억370만명을 달성했다. 2017년 가입자1억 명을 달성한 지 3년 만에 두 배의 가입자를 성공시킨 셈이다. 2020년 전체로 보면 2019년 대비 3,700만명이 늘어난 31% 증가 수준을 보인 결과다. 특히 지역별로 보면 코로나19 상황으로 봉쇄가 계속되고 있는 유럽구독자가 446만명으로 크게 증가했고 여전히 아시아 지역의 상승도 199만명으로 지속되고 있다. 중남미 구독자는 121만명 증가했다. 스트리밍 전쟁이 매우 치열해진 미국에서는 78만 명의 상승에 그쳤다. 디즈니플러스로 인해 미국의 성장이 소폭으로 그쳤음을 예상해볼 수 있다.

넷플릭스는 자신들의 전략을 이렇게 밝혔다.

“우리는 구독자들에게 더 큰 기쁨을 주는 방향으로 매일 넷플릭스를 향상시킴으로써 스트리밍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첫번째 서비스가 될 것이다. 우리는 2020년에 이것을 증명한 것이다.”

이를 방증하듯 콘텐츠 반응에 대한 수치가 공개된 바 있다. 2020년 가장 많이 검색된 드라마 10편 중 9편은 넷플릭스 드라마였고, 가장 많이 검색된 영화 10편 중 2편이 넷플릭스 영화였다.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열광하는 한국인들

2020년 한국의 넷플릭스 가입자 성장은 고품질 오리지널 콘텐츠의 인기 때문이다. 2020년에 발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즌2>와 <스위트홈>은 공통점이 있다. 이 2개의 드라마 이름을 유튜브 검색창에 입력하면 “킹덤 시즌2 리액션 해외반응” 과 “스위트홈 해외반응"이 검색어 상단에 랭크되어 있다. 실제 스위트홈은 공개 10일 만에 해외 13개국에서 1위, 79개국에서 10위, 미국 인도 아랍에미레이트, 프랑스, 스페인, 독일, 영국, 호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고른 성적을 보였다.

한국의 시청자들은 넷플릭스를 통해 특이한 시청 경험을 했다. 지상파나 유료방송 TV에서는 볼 수 없었던 좀비 장르, 크리처(괴물류의 출연) 장르를 접했고 한국인 감독이 만든 영상미와 한국형 좀비와 괴물의 완성도, 그리고 한국적 스토리의 서사구조 들에 몰입했다. 그리고 전편 감상 후에는 “다른 나라 사람들은 좋아할까?” 라는 궁금증을 가졌다. 한국의 웹툰 원작 괴물에 대한 미국인들의 반응은 신기하고, 다른 나라의 넷플릭스에서도 1위를 했다는것이 믿기지 않는다. 그것도 전세계 동시 개봉이라니! 그 이면에는 한국인이 만든 한국인의 스토리가 세계적으로 통할 수 있다는 문화적 우월성이 존재한다.

실시간으로 다른 나라 사람들이 한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현상을 보면서 한편으로는 넷플릭스에 대한 충성도가 높아진다. 넷플릭스는 ‘한국 드라마’를 전세계로 실어 날라주는 ‘착한 전파자’ 가 되어간다.

한국 넷플릭스를 통해 가장 많이 시청한 드라마와 영화의 10위안에 한국 콘텐츠가 얼마나 포진되어 있을까?

넷플릭스의 전세계 콘텐츠 순위 데이터를 집계하는 FlixPatrol에 의하면 2021년 2월 9일 기준으로 무려 8편이 한국 드라마와 영화들이다. 4위 6위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 작품들이다.

조성희감독의 <승리호>가 1위, JTBC의 <런온>, CJ E&M의 <경이로운 소문>, 롯데엔터테인먼트의 <삼진전자의 영어토익반>,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도시남녀 사랑법>, TV조선의 <결혼작사 이혼작곡>, JTBC<아는형님>, 스튜디오 드래곤 <스위트홈>, KBS JOY <연예의 참견> 등이다. 티빙에선 2편, 웨이브에선 3편이 중복된다.

이렇게 넷플릭스는 한국 오리지널로 가입자를 유치하고, 국내 방송에서도 방영되는 드라마나 연예오락프로그램으로 가입자를 유지한다. 이런 인기 콘텐츠들은 티빙과 웨이브에도 있다. 이렇게 인기 콘텐츠가 중복이 된다면 사람들은 어떤 OTT에 가입할까?

넷플릭스 오리지널의 어두운 면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대해 한국인의 환호는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일이다. 필자 역시 2년이 넘도록 한 번도 해지하지 않은 ‘넷빠’ 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넷플릭스의 어두운 이면을 발견한다.

넷플릭스는 77,000개의 마이크로 장르 구분과 2,000개의 취향집단을 구분하여 콘텐츠의 다양성을 만들고자 한다. 실제로 넷플릭스의 미디어 라이브러리를 살펴보면 듣보잡 같은 류의 영상들도 많다. 소위 롱테일(long-tail)의 취향들을 존중한 결과이다.

이런 다양성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드라마들을 들여다보면 몇 가지 장르적 공통점이 있다. 시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 기반의 서사, 좀비, 크리쳐 장르에 기반한 드라마, 고등학생들이 출연하는 학원 폭력이나 로맨스, 마약 사건과 관련된 픽션과 논픽션 드라마 각종 범죄를 기반으로 한 추리, 스릴러 등의 집합들이 존재한다. 2020년에 개봉한 오리지널 <인간수업>은 미국의 오리지널 <루머의 루머의 루머>나 스페인 오리지널 <엘리트>와 유사한 장르이다.

넷플릭스가 시청자 입장에서 콘텐츠 다양성을 확대 시킨 것은 사실이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소위 ‘넷플릭스식 콘텐츠’가 가지는 문제점도 존재한다. <루머의 루머의 루머>라는 작품은 미국 고등학생들의 자살과 그 배경을 따라가는 드라마인데 스토리의 구성이 매우 폭력적이고 자극적이다.

특히 자살이라는 행동이 미화되었다고 해서 넷플릭스를 강하게 비판하는 미국의 문화 비평가들이 많았다. 넷플릭스는 드라마가 매회 끝날때마다 “자살 방지 캠페인 영상”을 삽입해 놓는 꼼수를 부렸다.

한국에서 만든 <인간수업>은 고등학생들의 ‘조건 만남’을 둘러싼 스토리이다.
고등학생 포주라니! 드라마로 다루기 어려운 주제다. 드라마 매회 마다 욕설이 80%를 채운다. 문제는 드라마 중반쯤 가면 ‘고등학생 포주’가 잡히지 않았으면 하는 소위 ‘길티 플레저 현상(guility pleasure, 영상에서 표현되는 범죄행위를 합리화하고 우상화하는 현상)에 빠진다. 한국의 스토리텔링 힘에 기반한 문화적 우월성 이면에는 전세계 2억 명의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넷플릭스의 ‘스토리 작법’이 작동된다. 넷플릭스가 구독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또 한가지 문제! 시청자는 같은 TV에서 리모컨 1대로 넷플릭스와 TV채널을 보는데 영상의 규제는 다르다. 시청자 입장에서 ‘넷플릭스드(netflixed)’ 당하고 나면, 국내 방송 채널 콘텐츠들은 다소 싱겁고 재미가 덜해질 수 있다. 시청자가 찾지 않으면 국내 방송은 열등재가 되어갈 수 있다.

미국의 상황이기는 하지만 아래 표를 보면, 방송플랫폼이 고객들에게 점차 재미 없는 미디어로 변화 하고 있다는 점인데, 케이블TV를 가입하고 있는 고객들도 2배 차이로 스트리밍 서비스의 가치를 인정한다. 이런 변화는 한국에서도 유사한 상황으로 변화하고 있다.

결국 글로벌 스트리밍 서비스 가입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할수록 기존 TV의 가치는 떨어진다.

코로나로 디즈니 전체는 후퇴

넷플릭스가 COVID-19 로 인한 특수한 상황에 수혜를 입은 것과는 달리 디즈니는그 반대편에 있다.

테마파크와 리조트가 문을 닫고 크루즈가 중단되고 영화관이 수개월 동안 문을 닫으면 서캘리포니아 버뱅크의 이 미디어 거대기업은 여러 사업분야에 타격을 입었다. 2020년 1분기 실적으로 회사의 전체적인 영업이익은 12억달러로 전년 27억달러 대비 하락했고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8.3%, 하락은 6.8%를 기록했다.

2분기는 매출 -42% 역성장과 -47억달러 손실을 입어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4개의 부문 중 공원리조트(Park & Experiences and Products)부문은 전년 2분기 대비 -85% 역성장을 보였는데 리조트 및 호텔들의 폐쇄조치에 따른 당연한 결과였다. 극장수익을 근간으로 하는 스튜디오 엔터테인먼트(Studio Entertainment)부문의 실적 또한 -54% 하락했다.

다행스러운 것은 디즈플러스 등 디즈니의 D2C(Direct to Consumer)사업부문은 사람들이 집에 장기체류하는 팬데믹 상황에서 예상보다 크게 성장했다.

디즈니플러스가 없었다면 디즈니의 상황은 ‘끔찍했을’ 정도다. 위의 표를 보자. 디즈니플러스의 런칭 및 실적 발표 때마다 디즈니 주가가 방어되고 있다.

그러나 디즈니플러스 D2C 가입자는 8천7백만 성장

디즈니플러스 가입자가 2020년 1분기 대비 2분기 72%가 증가(2천4백만 명이 증가)했고 3분기에 7천만 명으로 성장했다. 2020년 12월 10일 디즈니는 투자설명회를 통해서 디즈니플러스의 상황과 향후 비전과 미래계획에 대해 발표했다. 이 시점 디즈니플러스 가입자는 8천7백만 명에 이르렀고 훌루 역시 12월말 기준 3천8백만 명, ESPN플러스는 1,150만 명을 기록하여 디즈니의 전체 스트리밍 가입자는 1억4천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아울러 디즈니플러스의 구독료를 1불 인상한 7.99달러가 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발표 직후 주가는 폭등했다.

가입자의 70%는 전체 가격을 지불하는 등 수익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당초2019년 12월말 기준 2,100만 명, 2020년 1분기 2,500만 명의 가입자를 예측한 디즈니의 발표보다 3배이상 많은 수준이었다. 넷플릭스가 8년에 걸쳐 올린 숫자를 9개월만에 기록한 셈이다. 물론 이 가입자의 총합에는 인도 Hotstar 서비스의 시작으로 인도 가입자가 반영되어 있다. 아울러 2020년 9월에는 스칸디바아, 벨기에, 포르투갈로 글로벌 영역이 확대되고 11월에는 중남미 지역으로 영토가 넓어졌다.

디즈니플러스는 2019년 런칭 직전 미국의 통신회사 버라이즌과 제휴를 발표했다. 버라이즌의 고객들에게 무제한 데이터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디즈니플러스 1년 무료 제공 조건이었다. 버라이즌의 모든 신규 및 기존 4G LTE 와 5G 무제한 요금제가입자, Fios 광대역과 5G 가정용 무선인터넷 고객들에게도 조건을 확대했다.

버라이즌의 무료1년 혜택이 제공될 무제한 요금제고객은 5천만 명 정도였는데 초기의 디즈니플러스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지원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리고 기존의 디즈니브랜드의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에게는 다년할인 프로모션도 제공했다. 디즈니파크 회원들에게는 3년계약시 월4.72불 수준의 할인을 제공하는 내용이었다.

초기에 가입된 고객들의 34% 가 이런 프로모션 고객들이었을 정도로 가입자확보의 첨병역할을 했다. 흥미로운 것은 디즈니플러스 가입자의 80%가 넷플릭스를 중복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래표를 보면 넷플릭스 이용자들도 넷플릭스를 끊지 않고 디즈니플러스를 이용하겠다는 반응이다. 두 서비스는 고객들에게 ‘둘 다 이용해야 유익’한 보완적 서비스다.

디즈니플러스는 자녀가 있는 가족뿐 아니라 자녀가 없더라도 스타워즈, 마블과같은 프랜차이즈를 통해 성인층에도 높은 가입을 유도한 결과이다. 미국의 eMarketer에 따르면 디즈니플러스는 2020년말 기준, 전체 OTT 시청자의 32% 수준을 차지하고 있는데 2024년까지는 훌루의 가입자를 능가하고 2024년까지 두자리 상승을 예견했다. 2024년에는 OTT 시청자의 절반이 넘는 52% 까지 성장가능하다고 본 것이다.

2020년말 가입자는 8천6백만명 수준.

디즈니플러스 가입자 상승은 콘텐츠 탓

팬데믹 상황이 가입자 상승에 영향을 준 것 이외에 디즈니 플러스가 조기에 시장에 의미있는 가입자를 확보한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히 디즈니가 보유한 압도적인 영상콘텐츠의 힘이 가장 큰 이유이다. 디즈니와 픽사, 마블, 스타워즈에 이르기까지 전 연령을 구독자로 만들어낸 원동력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디즈니플러스’라는 간결한 브랜드와 각각의 영상프랜차이즈를 서비스 안에 독자적으로 녹여냄으로써 고객들마다 각기 다른 문화적 취향을 자극한 점도 중요하다. 온 가족이 같이 시청할 수 있는 콘텐츠와 마블과 스타워즈 기반의 시리즈를 제작하여 오리지널 경쟁력을 갖춘 점은 20~30대 들에게도 매력요소로 작동했다.

디즈니플러스가 출시되는 2~3년전부터 시장과 고객에게 지속적으로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암시와 계획을 발표함으로써 누적적인 기대감을 제공했다는 점도 보이지 않는 마케팅 후광요인으로 작용했다.

넷플릭스의 산업내 영향력이 커진다는 것은 디즈니와 같은 전통적 미디어기업의 하락세를 의미한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디즈니는 지난 수십 년간 빅베팅을 통해 콘텐츠 자산을 확보해왔다. 그럴때 마다 시장과 고객은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라고 물었고 폭스 인수에 이르렀을 때 디즈니는 ‘사업의 대전환으로서의 온라인스트리밍’을 선언함으로써 자신들 스스로 기존 사업의 지형을 허물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대중의 관심은 커져갔고 디즈니플러스의 출시와 함께 폭발적 이용으로 이어졌다.

아울러 디즈니는 방송, 극장, 파크, 호텔, 디즈니 상점 등의 오프라인 공간에서 고객과의 충성도 높은 관계기반을 형성해왔다. 온라인으로의 관계 확장은 이미 훌루나 ESPN플러스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추진되었고 온-오프라인의 고객관계는 디즈니플러스 흥행의 밑바탕이 되었다.

구독자 충성도는 넷플릭스에 미달

1년이 갓 넘은 디즈니플러스의 고객 이용 시간은 넷플릭스와 비교하면 현저히 떨어진다. 오리지널 콘텐츠의 수가 훨씬 적은 결과인데 본격적인 대결은 2021년부터 시작된다.

콘텐츠의 양적, 질적 측면의 비교를 보면 양적으로는 디즈니플러스가 넷플릭스의 20%에 불과하다. 미국 Ampere Analysis 조사기관에 의하면 47,000개 TV 에피소드의 넷플릭스 미국 카탈로그의 16%와 4,000개 타이틀의 넷플릭스 영화 라이브러리의 12.5 %에 불과하다. 시청 가능 콘텐츠 숫자의 부족은 고객 이용 시간을 늘리는데 한계로 작용한다. 다만 SVOD 라이브러리 콘텐츠 100편의 품질 평가 측면은 인기 구작을 보유한 디즈니플러스가 우위로 나타난다.

2021년은 오리지널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짐과 동시에 넷플릭스에 제공되고 있는 라이센싱 콘텐츠가 점차 제거되는 시작 지점이기도 하다. 넷플릭스는 미국 시장의 성장이 다소 둔화되었고 경쟁자들의 공격적인 마케팅과 콘텐츠 강화로 해외에서 승부를 보아야 하는 상황이다.

공격자인 디즈니플러스는 더 과감한 행보를 통해 자신의 영토를 뺏어오는데 주력하는 것은 당연하다. 디즈니플러스와 넷플릭스 중 누가 스트리밍 전쟁의 승자일까? 넷플릭스의 2억명을 일거에 따라잡기는 어렵지만 그 차이를 계속 줄여갈 것이다. 디즈니플러스의 출시를 기다리고 있는 한국 시장도 글로벌 OTT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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