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어야 할 사회적 문제는 대체로 두 가지의 층위로 구성돼있다.

  1. 표층적 문제
  2. 심층적 문제

언론 보도와 입소문형 정보 속에서 발견하고 깨닫게 되는 문제적 문제는 일반적으로 1층위 즉 표층적 층위에 상존하는 것으로 그 해결의 방법이 단순하거나 피상적일 확률이 높다. 그 이면에 존재하며 표층적 층위의 문제를 제어하고 지배하는 심층적 문제는 이해당사자와의 끊임 없는 대화와 갈등, 탐구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이다.

스타트업은 ‘문제의 해결사’와 동의어이다. 그것의 나의 경험적 결론이다. 보다 명확하게 구분선을 긋자면, 스타트업은 심층적 문제의 해결사이다. 표층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접근하면 늘상, 심층적 문제와 대면하기 마련이며 그 앞에서 좌절하기 마련이다. 심층적 문제는 이 사회의 결빙된 구조적 결함과 관련돼있기에 그 해법은 결코 간단치 않다.

특히나 그 영역이 이 사회의 보편적 구조 속에서 이해관계의 복잡성이 밀도 깊은 부분에 해당한다면 더더욱 난제일 가능성이 높다. ‘기술에 의한 개조와 혁신’이라는 나이브한 계몽적 디지털주의로는 그 난제를 감히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그간의 경험적 확신이다.

기술은 요구와 대응의 사이클 위에서 탄생하고 존재할 때 사회적으로 수용되며, 그것이 이른바 성공한 비즈니즈의 선례로 남게 된다. 아니면 이미 그 기술 권력이 사회적 권력을 지배하고 변형할 수 있을 때나 일어나는 현상이다.

요약하자면, 스타트업의 성공은 ‘절박한’ 심층적 문제의 ‘단순명쾌한’ 해결에 집중할 때 가끔 등장하는 이례적 결과이며 사회적 필요와 절묘하게(‘운’) 조우할 때 나타나는 기현상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아야 한다는 걸 누군가에게 말해주고 싶다. 물론 나의 경험에 국한된 명제이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