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매력 사라진 레거시 미디어

‘광고 요금제’ 혹은 ‘광고 없는 요금제’가 흔해지고 있습니다. 이젠 돈만 있으면 플랫폼의 광고로부터 벗어날 수 있습니다. 유튜브 프리미엄, 넷플릭스 등 OTT 서비스의 광고 없는 요금제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젠 소셜미디어도 광고를 없앨 수 있는 유료 기능을 출시 중인데요. 작년 10월엔 X(옛 트위터)가 광고 없는 요금제를 출시했고, 한 달 뒤엔 메타도 인스타와 페북에  광고 없는 요금제를 월 10.85달러에 내놓았습니다. 틱톡과 스냅챗도 동일한 요금제를 곧 출시할 예정이라고 하죠.

레거시 미디어는 매력적인 광고판의 역할을 하지 못한지 꽤 됐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의 광고 가치가 급등했기 때문입니다.

  • 닐슨에 따르면, 작년 7월 전체 TV 사용량 중 38.7%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 작년 스포티파이의 미국 내 팟캐스트 이용자 수는 약 4,000만 명이었습니다. (2021년 미국 공영 방송 NPR의 라디오 청취자 수는 2,510만 명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전통적인 광고 수단이던 TV, 라디오 등의 매력은 떨어졌습니다.

  • 작년 1분기 국내 지상파 TV 광고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0% 급감했습니다.
  • 국내 라디오 광고 시장은 2010년 2,541억 원에서 2019년 1,608억 원으로 36.7% 감소했습니다.

온라인 광고도 점차 효율성 떨어져

디지털 전환을 따라 광고주들도 디지털 광고를 늘리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이제 돈만 있으면 광고를 보지 않아도 됩니다. 생각보다 많은 소비자가 광고 없는 요금제를 위한 지출을 아끼지 않습니다.

  • 스포티파이 사용자의 약 40%(2억4,000만 명)이 월 10.99달러에 광고 없는 요금제를 구독합니다.
  • 미국 내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 중 75%가량이 광고 없는 요금제를 사용하는 걸로 추정됩니다. 특히 넷플릭스 이용자 중 7.5%만이 ‘광고를 시청 중’입니다.
  • 로이터 연구소의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3에 따르면 온라인 뉴스에 대한 구독은 2014년 5%에서 올해 13%까지 증가했습니다.
ⓒAntenna, The Economist

그럴수록 광고가 소비자들에게 노출되는 시간은 줄어듭니다.

  • 미국 기준, TV 광고 시간은 시간당 15분입니다. 하지만 OTT의 광고 시청 요금제는 시간당 4분의 광고를 제공합니다.
  • 미국에서 광고 없는(Ad-free) 요금제를 구독하는 사람의 수는 2019년 약 8,000만 명에서 2023년 약 1억 7,000만 명으로 2배 이상 늘었습니다.
  • 2022년 6억 6,600만 달러였던 미국 내 TV 광고 지출은 2027년엔 15% 감소한 5억 6,800만 달러가 될 전망입니다.

소셜미디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용자는 소셜미디어를 무료로 사용하는 대신 자신의 개인정보를 제공하고 피드가 광고로 가득 차는 걸 감수해왔습니다. 하지만 2020년 유럽 법원은 “소셜미디어는 이용자의 동의 없이 개인정보를 활용한 맞춤형 광고를 제공할 수 없다”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소셜미디어 광고의 장점을 없앴습니다. 이에 X, 메타 등은 광고 없는 요금제를 출시해 손실을 최소화했습니다.

  •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X, 스냅, 텔레그램 그리고 카카오톡까지. 이들 모두가 애플의 개인정보 추적 금지 정책이 실행된 2021년 이후에 유료 구독 서비스를 내놓았습니다.

문제는 ‘광고 없는 요금제’를 구매할 여력이 있는 사람들이, 바로 광고주들의 주요 타겟이란 점입니다. 로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유료로 광고 없이 온라인 뉴스를 구독하는 사람의 80%가 중산층이나 고소득층이었습니다. 이에 광고주들과 일부 플랫폼은 새로운 광고 방법을 찾아 나서고 있습니다. 광고를 보지 않으려는 소비자에게 어떻게든 접근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죠.

광고의 돌파구는 어디?

광고 없는 요금제를 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소셜미디어는 여전히 소비자에게 접근하기 가장 쉬운 통로입니다. 스트리밍 서비스와 달리 소셜미디어의 광고 없는 요금제는 그리 매력적이지 않을 거란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 모바일 마케팅 전문가 에릭 슈퍼트(Eric Seufert)는 페북과 인스타그램에서 광고를 없애기 위해 돈을 지불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그러나 소셜미디어가 점차 숏폼 등 비디오 콘텐츠의 비중을 키움에 따라(특히 이용자들의 창작 활동이 활발해질수록), 소셜미디어의 광고 없는 요금제 인기는 커질 수 있습니다.

  • 작년 12월 기준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자 수는 8,000만 명 이상입니다.
  • 창작물 공유 및 후원 사이트 Patreon의 연간 매출은 5,000만~7,500만 달러로 추정됩니다.
  • 마찬가지로 창작물 공유 사이트인 OnlyFans의 2022년 매출은 5억 달러 이상으로 추정됩니다.

소셜미디어들이 크리에이터 지원을 강화하는 추세인 만큼, 장기적으로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의 광고 없는 요금제 수요도 늘어날 가능성이 꽤 큽니다.

아예 회피할 수 없는 플랫폼을 통한 광고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바로 옥외 광고판 등 오프라인 광고입니다.

  • 옥외 광고판 등 오프라인 매체에 대한 광고 지출은 작년에만 7.9% 증가했을 걸로 추정됩니다. 최소 2030년까지 꾸준히 성장할 전망입니다.
  • 월드컵 등 오프라인 스포츠 행사에 대한 광고 지출 역시 꾸준히 증가 중입니다.

아예 새로운 활로를 개척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 아마존은 그간 광고가 없던 자사 쇼핑몰의 검색 결과에 광고를 달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통해 작년 한 해에만 450억 달러의 광고 수입을 기록한 걸로 추정됩니다.
  • 우버는 자사의 앱에서 직접 광고를 송출합니다. 앱 이용자들의 데이터를 활용한 개인화된 광고를 제공한 덕분에 연간 10억 달러 이상의 광고 수입을 올릴 전망입니다.
  • 유나이티드 항공은 기내 좌석마다 설치된 TV를 통해 각 승객에게 최적화된 광고를 제공할 계획입니다.

광고로 유도하기

소셜 미디어마저 광고 없는 요금제를 출시하면서, 광고를 자연스럽게 이용자의 시야 안에 두는 일이 무척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따라 인플루언서와 엔터테인먼트의 역할이 점차 커지고 있는데요. 인플루언서를 통해 팬들이 자발적으로 광고를 찾아 보고 공유하도록 하거나, 광고를 게임이나 콘텐츠 속에 교묘하게 녹여내는 것입니다.

  • 비타500은 르세라핌과 콜라보해 멤버별 이미지가 담긴 특별 에디션을 출시했고, 팬들은 이 소식을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자발적으로 공유했습니다.
  • 코카콜라는 인플루언서들과 핀란드를 찾았습니다. 산타의 고향인 핀란드에서 짧은 단편 영화를 만들고, 경품이 달린 퀴즈를 출제해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자사 홈페이지와 앱에 접속하도록 유도했습니다.

이처럼 광고 없는 요금제를 구독하는 이용자일지라도, 일부 영역에선 여전히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광고를 시청해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