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일정을 짜고 이에 맞춰 여행을 떠나는 일이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특히 해외 여행을 계획한다면 그리고 단체여행이 아니라면 여행은 많은 정보 수집과 이를 선별하는 과정, 결정의 고통 그리고 예약 및 구매 등의 일을 수반한다. 친구와 지인의 도움이 없다면 검색을 통해 다양한 자료를 찾는데 짧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찾는 일, 내 휴가 일정에 맞게 세부 일정을 결정하는 일뿐 아니라 적절한 가격대의 비행기, 호텔, 식당 등 다양한 구매와 예약 또한 필수다. 꼼꼼한 여행 계획을 완성한다고 해도 막상 현지에서 다양한 변수를 마주하게 되면 또 다시 구글 지도부터 다양한 검색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 취향이 비슷한 연인들도 여행 기간동안 싸우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여행이 요구하는 막대한 정신 노동을 인정하지 않을 때, 특히 파트너 한 명이 이 골칫거리 노동을 담당할 때 싸움은 피할 수 없다. 여행을 자주 다니는 사람도 매번 달라지는 새로운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일에 힘들어한다. 인공지능이 최신 정보에 기초해서 그리고 개인의 취향을 고려해서 여행 일정을 짜고 필요한 구매 및 예약을 대신하여 준다면 어떨까? 이러한 여행 AI 서비스에 대한 지불의사는 충분히 높을 수 있다. 이렇게 인간이 담당하는 복잡한 과제를 인공지능이 대신하는 시스템을 AI 에이전트라고 하고 특정 AI 에이전트에 적절한 UI와 UX를 결합한 것을 AI 서비스라고 부른다.
여행 전문 AI 서비스가 주목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 제이란 예긴수(Ceylan Yeğinsu) 기자는 2024년 6월 노르웨이로 여행 전문 AI 서비스의 도움을 받아 인생 첫 여행을 시도했다. 제이란 기자가 도움을 받은 AI 서비스는 마인드트립(MindTrip)과 베케이(Vacay)다. 두 서비스 모두 제이란 기자의 여행시기인 6월에 앱을 출시하지 않아, 제이란 기자는 노르웨이 현지에서 스마트폰에 설치된 유료 챗GPT의 도움을 받았다. “혼자 여행하시나요? 예산은 어떻게 되나요? 호텔과 에어비앤비 중 무엇을 선호하나요? 대자연을 체험하고 싶나요, 아니면 문화 체험에 더 비중을 두고 싶나요?” 등 두 여행 AI 서비스 모두 중간 중간 채팅을 통해 여행자의 취향을 자세히 알아내려하고 그 결과를 일정에 반영한다. 여행이 시작되면 두 AI 서비스 모두 적절한 시간에 스마트폰 문자로 여행 스케줄에 맞는 정보를 제공한다. 숙소, 교통편, 관광지, 식당 등에 대한 사전 알림과 추가 정보 등이 문자에 담겨있다. 문자를 이용하는 이유는 아직 앱이 없기 때문이다. (참고: 마인드트립은 9월에 앱을 선보일 계획이다.) 물론 채팅을 통해 일정 수정도 가능하다.
베키이(Vacay)는 한 달에 9.99달러의 서비스 비용을 요구하지만 마이드트립은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비행기표와 호텔 구매 수수료로 수익을 만든다.
AI의 도움을 받는 여행은 아직 일부 얼리어답터에 제한된 경험일까? 아니다. 토스와 유사한 개인 금융 앱 Moneylion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약 70%가 여행 계획에 AI를사용하고 있거나 사용할 계획이 있으며, 71%는 인공지능을 사용하는 것이 직접 여행을 계획하는 것보다 더 쉬울 것이라고 답했다(설문 결과보기). 여행과 AI 나아가 여행과 AI 검색은 매우 적절한 조합이다. 여행은 작지 않은 정신 노동을 전제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