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자신을 표현하고 싶어하고, 이해받고 싶어하며,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고 싶어합니다. 인간은 외롭지 않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습니다. 이 열망과 욕구는 지난 20년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틱톡 등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 성장할 수 있었던 출발점이었습니다. 인간 상호작용은 우리의 선택지가 아닙니다. 인간 상호작용은 인간 삶에 반드시 필요한 구성 요소입니다. (유선 및 무선) 인터넷 공간은 타인과 연결하는 갈망을 가지고 있는 인간으로 가득차 있습니다. 틱톡, 유튜브 쇼츠, 인스타그램 릴스 등은 인간 중심의 콘텐츠로 가득차 있습니다. 때문에 인간 관계에 대한 갈망은 매우 중요한 (인터넷) 비즈니스의 대상이자 성장동력입니다. 이를 입증하듯 사회관계망서비스,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 데이팅 앱 등이 막대한 돈을 벌고 있습니다. 그러나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이, 카카오톡이 우리에게 만연한 외로움을 해결해 주진 못했습니다. 이 인간 관계 시장에 다양한 AI 친구 서비스가 뛰어들고 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AI 친구 서비스의 성공 가능성은 높습니다.

친구 관계 침체기

첫 째, 인류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그리고 스마트폰의 대중화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친구 관계 침체기(friendship recession)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한국 통계청 ‘사회조사’ 자료에 따르면, ‘우울할 때 이야기할 상대가 없다’는 비율은 2009년 21.8 %에서 2023년 31.6 %로 9.8% 증가했습니다. 미국의 경우, ‘가까운 친구가 없다’는 비율이 1990년 3%에서 2021년 12%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친한 친구가 10명 이상이라는 비율은 1990년 33%에서 2021년 13%로 감소했습니다. 2023년 미국 연방  공중보건국장(Surgeon General)이 제출한 권고문에 따르면, 미국인 절반 이상이 외로움을 질병처럼 앓고 있다. 한국에서도 은둔형 청년 비율이 급증하고 있으며, 노년 고독사 또한 심각한 사회문제로 진화한지 오래입니다. 우리는 지금, 인류 역사상 가장 깊고 어두운 고립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둘 째, 아틀랜틱(The Atlantic)기자 데릭 톰프슨(Derek Thompson)이 2025년 1월 "고립의 세기: 함께함이 사라진 시대(The Anti-Social Century)”에서 훌륭하게 분석하고 있는 것처럼, 배달의 민족, 쿠팡 및 아마존, 인스타그램, 유튜브, 카카오톡 등 디지털 기술 발전은 오히려 인간관계를 단절시키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혼자사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불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앞서 소개한 글에서 데릭 톰프슨은 마치 "다 스마트폰 때문이야, 정신 차려!(It’s the phones, stupid!)"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스마트폰이라는 디지털 기술과 거리를 둔다면, 우리는 다시 우정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2024년 하버드 대학교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질병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는 외로움과 고독의 원인은 복합적입니다. 존재론적 원인, 스마트폰 등 기술적 원인 그리고 경제적 원인 또한 존재합니다. 가처분소득이 낮을 수록 친구 수가 적을 가능성은 증가합니다. 아래 표에 소개된 다양한 논문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2025년 영국 사례 연구, 2024년 미국 사례 연구도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연구

표본·방법

수치적 핵심

Hjalmarsson & Mood (2015), 스웨덴 9,000명

학급 내 친구 지명

하위 소득 20% 학생은 상위 20% 대비 ‘완전 고립’ 위험 ×1.7, 친구 지명 평균 –0.6명(IDEAS/RePEc)

Raabe 등 (2024), 스웨덴 4,787명 (14세)

3년 추적 SAOM

저소득 학생은 친구로 선택될 확률 –23%, 기존 우정 유지 확률 –17%p(그로닝언대학교 연구 포털)

Cambridge 연구 (2022), 英 MCS 1만3천명

‘친구보다 가난하다고 느낌’ ↔ 웰빙·괴롭힘

자기-평가가 낮을수록 왕따 위험 +17%, 친구 수 자체도 평균 –1.2명(University of Cambrid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