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도 AI로 인한 격변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단순히 업무 방식이 바뀌는 걸 넘어, 업의 속성 자체가 바뀔 수도 있습니다. 사실 금융권에선 이미 AI를 적극 활용 중입니다. AI를 리서치에 활용하는 건 물론, 아예 AI가 애널리스트처럼 리포트를 쓰기도 합니다(물론 AI 리포트를 그대로 사용하기엔 아직 갈길이 멉니다). AI는 특히 트레이딩 영역에서 주목받고 있습니다. AI가 매수, 매도 타이밍과 적정 거래량까지 분석해 바로 트레이딩을 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AI는 이미 금융권에서 하나의 도구(Tool)로 잘 활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AI가 고도화됨에 따라 AI가 더 이상 도구에 머무르지 않고, 판단과 제안을 할 수 있는 하나의 '투자자' 역할을 할 날이 올 것입니다. 그날이 온다면 주식 투자의 방법론 자체가 바뀔 수 있습니다. 이런 생각은 시카고대학교 연구팀이 지난 5월 20일 발표한 연구에서 비롯됐습니다.
연구팀은 AI가 무엇을 기준으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고, 주식 투자를 할지 알고자 했습니다. 그들은 GPT-4에게 1968~2021년 사이 상장된 15,401개 기업의 재무제표를 익명화해 입력하고 미래 수익을 추측하도록 했는데요. 그 결과, AI 투자자는 기업 가치를 인간 투자자들과 다른 방법으로 판단함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바로 '머니볼' 방식의 투자를 한 건데요. 즉, 특정 주식과 옵션, 파생상품 등의 가격 변동을 분석하는 게 아니라 해당 기업의 재무제표와 실적, 시장 상황을 분석해 주가를 예측한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