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골드만삭스 리포트: 빅테크, 올해 AI에 설비 투자만 2,700억 달러
✅ MS·메타, AI 데이터센터 투자 가속화
빅테크들이 발표한 설비 투자 액수는 테슬라 기가팩토리 27개를 건설할 수 있는 수준이며, S&P 500 상장사의 95%보다 높은 기업 가치와 맞먹는 규모입니다. 이 수치는 지난해보다 증가했고, 또 내년에는 더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달 초 AI 인프라 확장을 위해 올해 800억 달러(한화 약 106조 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AI 모델을 학습하고 AI 및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하기 위한 데이터센터 구축이 핵심입니다.
- 메타는 올해 600억~650억 달러(약 80~86조 원)를 설비 투자에 쓸 계획입니다. 특히, 메타는 도시 규모의 초대형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추진 중이며, 마크 저커버그 CEO는 이를 가리켜 “AI의 결정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 중국: AI 경쟁 속 투자 부담 커지는 빅테크
투자자들의 우려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는 AI 수익성이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데이터센터 용량 부족이 성장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 바 있습니다. 또한 딥시크 발 충격이 계속되면서, AI 투자의 효율성 논란이 다시 불거졌습니다.
골드만삭스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AI 모델의 추론(inferencing) 비용은 지난해보다 95% 이상 감소했습니다. 또한, 중국 AI 모델들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제공하는 AI 서비스보다 운영 비용이 현저히 낮은 수준입니다. 예를 들어, 한 중국 AI 모델의 비용은 100만 개 입력 토큰당 14센트에 불과한데, 이는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유사 모델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다만, 중국 인터넷 기업들의 AI 관련 자본 지출(Capex)은 여전히 미국 기업들보다 적은 수준입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인터넷 대기업들의 자본 지출은 전년 대비 61% 증가했지만, 전체 규모는 미국 기업들의 투자액과 비교할 때 여전히 낮습니다.
✅ AI 투자, 자산인가 부담인가?
AI에 대한 투자 확대가 필연적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AI 인프라를 보유한 기업들은'미래의 도로'를 소유한 것과 다름없다는 분석입니다. 또 ‘제본스의 역설(Jevons Paradox)’이 적용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큽니다. 기술 효율성이 증가할수록 수요도 증가해 추가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이론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리서치 노트에서 “딥시크의 발표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서 AI 관련 투자 지속 가능성에 대한 논쟁이 다시 점화될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태가 메타, 구글, 아마존의 AI 투자 전략을 급격히 변화시키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2] 딥시크, 정말 저렴한가?
딥시크 V3가 주목 받은 건 무엇보다도 '가격'때문입니다. 600만 달러(약 80억원) 정도의 비용으로 개발했다는 딥시크의 발표로 그간 커져왔던 AI 거품론이 겉잡을 수 없이 부풀었는데요. 반도체 연구 컨설팅 업체인 세미애널리시스(Semianalysis)의 위 그래픽을 보시면, AI 모델의 개발 비용 시간이 흐르며 점차 하락했고 딥시크가 비용 절감의 정점을 찍은 걸로 보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딥시크의 투자 비용이 600만 달러보다 훨씬 더 들었을 거라고 분석합니다. 세미애널리시스의 아래 그래프(DeepSeek AI TCO)를 보면 딥시크 GPU 운영비만 25억 7300만달러(약 3조 5000억원)일 거라고 합니다. 그 외 비용을 모두 합하면 약 50억 달러(약 7조 2000억원)에 달할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게다가 딥시크 AI 연구원 연봉이 20억원에 달한단 이야기도 나오며, "600만 달러는 지나치게 축소 발표한 것"이란 의심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습니다.
어쩌면 '저비용 AI' 쇼크는 곧 핵심에서 멀어지지 않을까요. 결국 핵심은 중국산 AI 침공의 시작을 딥시크가 보여줬단 것으로 보입니다.
[3] "AI 기가팩토리 + 청정 에너지 공존" EU의 AI 전략
EU가 AI 산업 육성을 선언했습니다. 지난달 29일 '경쟁력 나침반'이란 이름의 EU 경쟁력 강화 5개년 로드맵을 발표한 건데요. 로드맵에 따르면 중점 과제는 크게 (1) 혁신 격차 해소와 AI 기가 팩토리 구축, (2) 탈탄소화와 청정에너지 접근권 확대 (3) 공급망 안보입니다.
다만 속도와 규모가 가장 중요한 AI 산업을 육성하며 청정 에너지를 동시에 중점 과제로 여기는 EU 로드맵이 과연 현실적인가 의문이 듭니다.
[4] 트럼프, 반도체 보조금 정책 뒤집나… 삼성·SK 긴장, TSMC는 자신
✅ 삼성·SK, 수십억 달러 보조금 앞두고 불안감 커져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미국 정부로부터 47억 4,500만 달러(한화 약 6조 9,000억 원), SK하이닉스는 4억 5,800만 달러(한화 약 6,600억 원) 상당의 보조금을 받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 시기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정하는 가운데, 반도체 보조금 지급 역시 변동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 지명자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 계약 이행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읽어보지 않은 계약을 이행할 수는 없다”며 “검토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하루 전에는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이 연방 차원의 보조금 및 대출금 지출을 잠정 중단한다고 공지했습니다.
이 같은 조치가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미국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반도체 설비 투자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미국이 원하는 ‘자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판단하면, 이미 체결된 보조금 계약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TSMC, ‘빠른 투자’로 보조금 확보… “트럼프 정부에서도 문제없다”
반면, 대만 TSMC는 미국 내 반도체 생산을 서둘러 시작하면서 이미 상당한 보조금을 지급받았습니다. 현재까지 66억 달러(한화 약 9조 7,000억 원) 중 15억 달러(한화 약 2조 2,000억 원)를 수령한 상태입니다. TSMC의 웬델 황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정부에서도 보조금이 계속 유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TSMC는 2020년부터 애리조나주에 투자를 시작했고, 지난해 4월에는 미국 내 반도체 공장 수를 3곳으로 확대하며 투자 규모를 650억 달러(한화 약 95조 원)로 늘렸습니다. 현재 첫 번째 공장에서 4나노미터(㎚) 칩 양산을 시작했으며, 애플과 엔비디아 등에 공급 중입니다.
반면, 삼성전자의 미국 내 첨단 반도체 생산은 내년 하반기부터 가능할 전망입니다. 현재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을 건설 중이며, SK하이닉스도 인디애나주에 AI 메모리용 패키징 생산 기지를 세울 계획이지만, 본격적인 가동은 2028년 하반기로 예상됩니다.
✅ 투자 속도가 보조금 규모에도 영향 미쳐
TSMC의 신속한 투자 결정은 보조금 지급 규모에서도 차이를 만들었습니다. 삼성전자의 보조금 규모는 투자금액 대비 약 13% 수준으로 비교적 높은 편이지만, 당초 계획보다 크게 삭감됐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40억 달러로 계획했던 미국 투자 규모를 370억 달러로 줄였는데, 투자금이16% 줄어든 반면 보조금은 26% 삭감된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 보조금을 축소하더라도, 미국 내 반도체 생산 자체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 극단적인 정책 변화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보조금이 줄어들면 반도체 공장 착공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기업들의 생산이 늦어지면 미국도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