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새로운 이혼 사유…AI와의 불륜?

미국에서 AI챗봇과의 정서적 유대가 실제 부부 관계를 파탄내는 사례가 하나씩 늘어나면서, ‘AI 불륜’이라는 새로운 개념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외로움 해소를 위해 AI챗봇을 사용하다가 점차 정서적으로 의존하고, 심하게는 막대한 돈과 시간을 쏟아붓는 사례까지 나타났습니다. 실제로 챗봇과 ‘연애 관계’라고 믿는 배우자, 청소년 역할을 하는 AI 앱에 수천 달러를 결제한 사례 등 극단적인 문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AI 기술의 발전이 단순히 편의성을 제공하는 차원을 넘어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사회 단위인 가족 관계까지 변화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16개 주는 여전히 간통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어, AI와의 관계를 어떻게 법적으로 정의할지가 새로운 쟁점이 되고 있습니다. 양육권 소송에서도 AI와 장시간 대화하며 아이와 시간을 보내지 않는 부모가 불리한 판단을 받을 수 있단 이야기도 나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사회적 고립감이 증가하면서 AI 동반자 서비스 이용자가 급증하는 글로벌 트렌드와 맞물려 있습니다. 미국 가족연구소 조사에 따르면 미혼자의 60%가 AI 관계를 배우자에 대한 배신으로 인식한다고 답했으며, 영국에서도 레플리카나 애니마 같은 챗봇 앱 사용이 관계 파탄 이유로 언급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가 성인이 되면서 가상과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새로운 사회 현상의 일부로 해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