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만 봐도 AI로 생성한 음악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죠? 사람들은 실제로 어느 정도까지 ‘진짜 음악’과 ‘AI 음악’을 구별할 수 있을까요? 스트리밍 서비스 Deezer의 실험 결과 무려 97%가 AI 음악과 사람이 만든 음악을 구분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 데이터를 뜯어보면 그 결론은 상당히 과장되어 있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중요한 건 '진짜냐 가짜냐'가 아니라, '(AI인지) 밝히느냐 안밝히느냐'이기 때문입니다.
🎵 AI 음악, 97%는 구분 못 한다고?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스트리밍 서비스 Deezer와 Ipsos가 진행한 실험에서 97%의 참여자가 AI와 인간 음악을 ‘정확히 구분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결과만 보면 AI가 참 무섭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중요한 조건이 숨어 있는데요. 실험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참여자들은 AI 음악 3곡 중 3곡 모두를 정확히 맞춰야만 ‘성공’으로 인정되었고, 하나라도 틀리면 모두 실패로 분류되었습니다. 즉, 2개를 맞추고 1개만 틀려도 ‘구분 못함’ 그룹으로 포함된 셈입니다.
이에 The Verge가 별도로 진행한 소규모 실험에서는 AI 음악 구분률이 43%로 나타났다. 이 정도도 놀랍긴 합니다. 그래도 완벽하게 구분한 사람은 적었지만, 전혀 구분 못하는 수준은 아니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참여자 일부는 특정 곡이 너무 어색해서 “이건 일부러 판 함정이겠지?”라고 생각하고 틀린 답을 고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 AI 음악, 솔직히 좀 찝찝하다?
그렇다면 이러 조사 결과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Deezer 조사에서 71%는 “AI와 인간 음악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충격적”이라고 답했고, 절반 이상(51%)은 “AI 음악이 저품질·범용적 음악을 양산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40%는 ‘AI 음악이면 건너뛰겠다’고 단정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습니다. 즉, 사람들은 불안해하면서도 AI 음악 자체를 전면 거부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AI 음악이 실제 창작자에게 미칠 영향에 대해선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응답자 70%는 AI 음악이 음악가들의 생계를 위협한다고 답했고, 64%는 창의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 핵심은 기술이 아닌 투명성
이렇게 AI 음악이 폭증하는 가운데, 플랫폼들은 대응책을 마련 중입니다. Deezer는 Suno·Udio 등 AI 모델에서 생성된 음악을 자동 탐지해 라벨링과 알고리즘 제외 정책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AI 콘텐츠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Deezer 알고리즘은 AI 곡을 추천에 포함하지 않는 것입니다.
Spotify는 “이분법적 분류는 지나치게 단순하다”며 라벨링 대신 크레딧 표준화를 도입을 강조한다. AI 사용 여부를 반드시 밝히도록 하는 것이죠. 하지만 이는 결국 아티스트의 솔직함에 의존하는 만큼, 강제성이 부족합니다.
Deezer 연구 책임자 마누엘 무살람(Manuel Moussallam)은 “AI 요소가 섞인 하이브리드 음악은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 투명성과 윤리 문제”라며 "창작자·유통사·플랫폼 모두가 책임 있는 판별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결국 선택은 알고리즘과 시장의 몫
우려와 달리 AI 음악이 실제로 시장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할 거란 목소리도 나옵니다. Deezer에 따르면 AI 생성 음악은 전체 업로드의 34%를 차지하지만, 전체 스트리밍 비중은 고작 0.5%이며, 그 대부분마저도 스팸·사기 트래픽라고 합니다. 즉, AI 음악이 쏟아진다고 해서 다수 사람들이 그것을 듣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AI는 이미 음악 시장에 혼란을 주고 있지만, 동시에 더 빠른 속도로 ‘소비자의 취향’이라는 필터를 통과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진짜로 찾는 음악은 여전히 인간이 만든 음악이며, 플랫폼 역시 품질 낮은 AI 콘텐츠를 추천하지 않음으로써 자연스럽게 시장 질서를 유지하려 하고 있습니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AI가 인간을 대체하느냐?”가 아니라, “AI가 인간 창작 과정을 어떻게 확장하거나 왜곡하느냐? 그리고 플랫폼과 창작자들이 투명성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있는 셈입니다. AI 음악이 완전히 새로운 시대를 열기보다는, 기존 음악 생태계를 재편하는 방향으로 작동 중인 것이죠. 이런 흐름 속에서 과연 음악 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