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를 잡아라! - 플랫폼들의 각축전

소셜미디어 플랫폼의 크리에이터 수익 지급 시스템의 현황과 전망

KEY POINTS

  • 대부분의 플랫폼은 동영상 광고 수익배분과 생방송 중 팁을 선물하는 기능을 제공중이다.
  • 틱톡은 광고 수익 배분이 없다. 대신 플랫폼이 직접 브랜드와 크리에이터의 협업과 네트워킹이 강화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 틱톡이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펀드를 마련하면서 다른 플랫폼도 숏폼 콘텐츠를 대상으로 이러한 모델을 따라가고 있다.
  • 현재는 미디어 플랫폼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크리에이터 경제의 발전이 시작되는 시점으로, 앞으로 계속해서 새로운 수익 모델이 등장하여 플랫폼과 크리에이터 모두에게 더 많은 보상이 일어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전에는 자주 보지 못하는 지인들의 정황을 확인하거나 “나도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지인들에게 어필하기 위해서 페이스북에 접속하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요리 전문가가 소개하는 새로운 주말 요리를 배우거나 만나본 적은 없는 사람으로부터 [좋아요]를 받기 위해 자신이 전문지식을 갖춘 분야의 콘텐츠를 올리곤 합니다.

소셜 플랫폼이 사회적 네트워크 중심에서 콘텐츠 생산자와 소비자 중심으로 변해가면서 최근 3년 동안 전문적인 콘텐츠 생산자(이하: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수익 시스템이 소셜미디어 플랫폼에 속속들이 새롭게 소개되고 있습니다.

크리에이터들의 주요 수입원

소셜미디어 크리에이터 중에서도 많은 팔로워를 기반으로 영향력을 가진 “인플루언서”가 등장한지도 오래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인플루언서가 광고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마케터들은 일찌감치 알고서 그들을 광고 채널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올해 8월에 발표된 Influencer Marketing Hub의 자료에 따르면 현재 브랜드 협업이 주요 수입원이라고 응답한 크리에이터는 전체 응답자(약 2,000명)의 77%입니다. 반면에 플랫폼의 광고 수익 배분이 주요 수입원이라고 응답한 크리에이터는 전체 응답자의 5%에 불과합니다. 한편, 이상적인 주요 수입원으로 브랜드 협업을 꼽은 크리에이터는 70%로 7%포인트가 감소하는데, 플랫폼의 광고 수익이 이상적인 주요 수입원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3.5%로 8.5%포인트가 증가합니다. 과거 씨로켓에서 진행한 조사에서도 크리에이터들은 브랜드와 협업하는 것 자체는 즐거운 일이지만, 브랜드 협업이 아닌 콘텐츠가 더 많은 반응을 얻고도 그 자체로서는 제한적인 수익만이 발생하는 부분을 아쉬워하였습니다.

따라서, 특정 플랫폼이 더 많은 수익을 보장한다고 유명 크리에이터가 당장 플랫폼을 옮기지는 않겠지만, 새로운 콘텐츠를 준비하면서는 수익을 보장하는 플랫폼에 큰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어 보입니다. 특히, 가장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틱톡이 플랫폼 자체적으로 브랜드 협업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다른 플랫폼들은 반대로 플랫폼 내부 활동을 통한 수익 기능을 중점적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유튜브

오늘날의 대표적인 소셜미디어 플랫폼 중에서 가장 먼저 크리에이터에게 수익을 제공하기 시작한 플랫폼은 유튜브입니다. 2007년에 처음 시작된 YouTube Partner Program(YPP)은 유튜브 콘텐츠 광고에서 발생하는 수익의 55%를 크리에이터에게 배분하고 있습니다. YPP에 가입하기 위한 조건은 시간이 지날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는데, 현재는 (1) 최근 12개월 동안 총 4,000시간 이상을 소비자가 시청하고 (2) 구독자 수는 1,000명 이상이어야 하며 (3) 콘텐츠가 유튜브 규정을 준수해야 합니다.

광고 설정은 크리에이터에게 권한이 있습니다. 콘텐츠 시작 전의 pre-roll, 또는 끝나고 나오는 post-roll, 그리고 하단에 이미지 배너 형태로 나오는 광고를 각각 설정할 수 있습니다. 8분 이상의 동영상은 mid-roll 광고를 넣을 수 있으며 이는 크리에이터가 광고가 나오는 부분을 직접 설정할 수도 있고, 유튜브 시스템에 자동으로 맡길 수도 있습니다. 소비자가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하여 광고가 나오지 않는 경우에는 전체 유튜브 프리미엄 시청 시간에서 공헌도에 따라 유튜브 프리미엄 수익을 배분하고 있습니다.

과거 유튜브에서는 콘텐츠에 등장하는 상품을 바로 구매로 연결하는 t-commerce 기능과 유튜브와 협력하는 온라인 쇼핑몰의 제품으로 연결되는 어필리에이트(Affiliate, 제휴) 링크 기능을 자체적으로 제공했는데 현재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대신, 유튜브에서 크리에이터가 직접 상품을 판매할 수 있는 '상점 기능'이 2018년에 추가되었습니다. 2018년에는 상점 기능 외에도 독점 콘텐츠를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유료 구독 서비스, 그리고 생방송 중에 크리에이터에게 팁을 선물하는 기능도 선보였습니다.

2020년 9월에는 유튜브 Shorts의 베타 서비스가 시작됐습니다. 유튜브 판 틱톡 대항마로 볼 수 있는 Shorts의 활성화를 위해 유튜브는 올해 5월에 1억 달러의 기금을 조성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해당 기금은 앞으로 2년 동안, 매달 Shorts에서 콘텐츠 인기 순위에 따라서 수익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메타 - 페이스북/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은 2018년에 Watch 서비스와 함께 동영상 광고가 처음 등장하면서 크리에이터 수익 배분이 시작됩니다. Watch 또는 IGTV의 광고 수익 배분은 유튜브와 비슷합니다. 우선 수익을 배분 받기 위해서는 (1) 최근 두 달 동안 1분을 넘는 시청 횟수가 3만회를 넘어야 하며 (2) 동영상의 길이는 3분을 넘어야 합니다. Pre-roll과 mid-roll 광고가 있으며 크리에이터는 광고 수익의 55%를 배분 받습니다.

Facebook Gaming에서는 생방송 중 팁을 선물할 수 있습니다. 또한 Facebook Page 서비스에서는 유료 페이지를 설정하여 독점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페이스북 상점페이지에서는 직접 상품을 판매할 수 있으며, 페이스북 어필리에이트 링크 기능으로 소비자를 다른 페이스북 상점페이지로 안내하면 판매 금액의 일부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은 올해 6월에 10억 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서 크리에이터에게 수익을 제공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해당 기금은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의 크리에이터에게 지급되는데, 지급 조건은 게임의 트로피 미션과 비슷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가령,  인스타그램의 IGTV에서 생방송으로 타 크리에이터와 협업을 한다든지, 페이스북의 틱톡 대항마인 Reels에서 일정 수 이상의 콘텐츠 제작, 일정 수 이상의 시청 횟수 확보, 일정 수 이상 구독자 확보 등의 조건을 달성하면 보상 형식으로 지급이 된다고 합니다.

틱톡/스냅챗

유튜브나 페이스북/인스타그램이 기금을 조성하여 크리에이터 지원을 강화하게 된 것은 틱톡의 무서운 성장세 때문이라고 모두가 인정할 것입니다. 원래 틱톡에서 크리에이터에게 직접 수익이 발생하는 방법은 생방송 중에 팁을 선물하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그러다가 틱톡은 2019년부터 광고 서비스를 개시하였는데, 현재까지도 광고 수익을 크리에이터에게 배분하지는 않습니다.

다른 플랫폼은 크리에이터와 브랜드의 협업에 조심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틱톡은 반대로 플랫폼에서 직접 크리에이터와 브랜드 협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서비스를 강화했습니다. 틱톡의 Creator Marketplace에서는 브랜드가 크리에이터 정보를 확인하고 협업을 바로 제안할 수 있습니다. 또한, 브랜드가 직접 특정 크리에이터의 콘텐츠를 광고할 수 있게 하여 크리에이터와 브랜드의 직접적인 네트워크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편, 틱톡은 가장 먼저 크리에이터 기금 조성을 발표하였습니다. 작년 7월에 처음 발표된 틱톡의 크리에이터 기금은 최초 발표 당시에는 미국에 2억달러, 유럽에 7천만 달러 수준이었지만, 현재는 미국에 10억 달러, 유럽에 3억달러 수준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 졌습니다. 해당 기금의 수혜를 받기 위해서는 (1) 최소 1만의 팔로워를 보유해야 하며, (2) 최근 한 달 동안 10만 이상의 시청 횟수를 기록해야 합니다.

스냅챗 역시 틱톡 대항마인 Spotlight 서비스를 2020년 11월에 출시하면서 매일 1백만 달러를 크리에이터에게 순위에 따라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올해 8월 CNBC 보도에 따르면 해당 기금의 지급 금액이 크게 줄어들어 상당수의 크리에이터가 유튜브 Shorts나 인스타그램 Reels로 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기타

트위터는 올해 9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한 슈퍼 팔로우 기능으로 유료 구독을 통한 독점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국내의 소셜미디어는 블로그나 카페가 강세인데, 브랜드 협업을 제외하면 아직까지도 디스플레이 광고, 쇼핑광고, 콘텐츠광고가 중심입니다. 최근에는 네이버 블로그에서 쇼핑 기능이 추가되어 블로그 페이지에서 바로 상품 구매가 가능하도록 기능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커뮤니티형 소셜미디어에서도 블록체인에 기반하여 콘텐츠에 따른 수익 배분 투명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있었고 현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다만, 여타의 블록체인이 그렇듯이 플랫폼의 수익화 부분이 암호화폐 거래에 의존적이라는 한계를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었는데, 최근에는 NFT(Non Fungible Token)를 통한 콘텐츠 자체의 판매로 이를 해결해 보려는 시도도 보이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더 나아가 크리에이터 경제라는 측면에서 보면 유료 구독 서비스에 기반한 크리에이터 후원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대체로 구독 수익의 15% 내외를 플랫폼에서 수수료로 가져갑니다. 4억 달러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미국의 Patreon이나 Substack 등이 유명하며, 국내에도 씨로켓의 구독 서비스 솔루션을 제공중인 미디어스피어 등이 있습니다.

앞으로의 전망

스마트폰이라는 완전 개인화된 미디어 기기의 등장으로 지난 10년 동안 디지털 미디어는 레거시 미디어로부터 소비자의 이용 시간을 자연스럽게 빼앗아 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디지털 미디어가 완전히 대세로 자리를 잡은 시점에서 소셜미디어 사이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OTT나 창작자 플랫폼의 강세로 디지털 미디어 사이에 소비자의 시간 빼앗기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각 소셜미디어가 새롭게 발표하고 있는 크리에이터 수익 지급 시스템을 보고 있으면 그들이 지닌 고민을 바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한편, 새로운 수익 시스템은 이제 광고주를 통해서가 아닌, 소비자에게서 직접 획득하는 구조가 그 중심에 있습니다. 이러한 수익 지급 시스템은 크리에이터에게 도움이 되고, 이는 플랫폼의 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되며, 동시에 플랫폼의 수익 확대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한동안 새롭고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지게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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