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리 익숙하고 보편적인 개념은 아니다 보니, 많은 디지털 노매드들이 종종 가던 길을 멈추거나 방향을 잃곤 합니다. 이번 글에선 Havard Business Review의 로웨나 헤니건(Rowena Hennigan)이 추천하는 안전하고 즐거운 디지털 노매드 생활 지침들을 소개합니다.
1.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목적지를 선택하라
디지털 노매드가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자신이 업무할 환경을 고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업무 환경은 속도, 방식 등 업무의 효율에 아주 큰 영향을 줍니다. 집 안에 머무를지 집 밖으로 나설지. 카페를 갈지, 여행을 떠날지. 국내에 있을지, 해외로 나갈지. 선택은 자유지만 디지털 노매드의 최우선 목표는 결국 '업무'란 걸 염두에 두셔야 합니다. 안전하고 와이파이가 잘 잡히는 곳이어야 한단 뜻입니다.
짧게 해외를 다녀온다면 상관 없겠지만, 오랜 기간 거주할 계획이라면 세금 문제도 골치 아플 수 있습니다. 상황마다, 거주하는 국가마다 다르지만 주로 고려할 사항은 ▲국내에 주소를 두고 있는지(주민등록상 주소가 아닌 실제 거주지) ▲183일 이상 거소를 두고 있는지 라고 합니다. 특히 해외 거주가 오랜 시간 지속될 경우 청약, 병역 등에서 불이익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합니다.
유럽으로 떠나는 분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EU 회원국에 오래 거주하는 경우엔 조세 거주지를 선택해야 합니다. 정규직인지, 자영업자인지, 프리랜서인지에 어느 곳을 조세 거주지로 택하는 것이 좋을지가 달려 있습니다.
다음은 Nomadlist에서 추천하는 디지털 노매드 생활을 하기 좋은 도시들입니다. 네트워크 환경, 거주비용, 안전 등을 근거로 리스트를 매겼으니 관심이 있다면 한번 훑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안전이 중요합니다. 로웨나 헤니건은 자신이 만난 한 성소수자 디지털 노마드와의 대화를 소개했는데요. 서유럽이나 미국 서부에선 안전하게 보호받는단 느낌을 받았지만, 그외 지역들(동유럽, 미국 중부 등)에선 불안전한 생활을 했다고 합니다.
폭행이나 협박이 아니더라도, 미묘한 차별이나 혐오 표현도 일상에 굉장히 큰 지장을 줄 수 있는데요. 스스로 소수자라고 인지하지 않더라도 해외를 나가면 동양인이라는 것만으로도 소수자가 될 수 있습니다. 안전이 보장되어야만 업무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2. 동료와 소통은 필수
디지털 노매드 생활은 여행이 아닙니다. 업무가 우선이 돼야 하기 때문에 동료들, 특히 고용주의 합의는 필수입니다.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선 원격 근무의 필요성을 설득해야 합니다. 코로나19로 원격/재택 근무가 많이 보편화돼서 전보단 수월해지긴 했습니다. 그럼에도 설득이 필요하다면 본인의 업무에 어떤 형태의 원격 근무가 적합한지 판단하는 게 우선입니다.
바로 원격 근무를 시작하는 건 추천하지 않습니다. 회의, 업무 보고 등의 업무를 하나씩 화상 회의나 이메일로 전환해보는 게 좋습니다.
설득을 위해선 원격 근무가 노매드 본인에게만이 아니라, 조직 전체에 주는 이점을 강조하는 게 좋습니다. 역시 사례를 드는 게 가장 좋을 텐데요. 아래 링크는 원격 근무 성공 사례와 성공 방법을 다룬 글들입니다. 국내에선 정부가 정책 브리핑으로 소개한 적도 있습니다.


업무 일정, 필요한 장비, 진행 상황에 대한 보고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피드백을 받는다면, 적극 반영할 필요가 있습니다.
디지털 노매드가 되기로 결정됐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자유를 보장받았단 것은 아닙니다. 커뮤니케이션이 많이 필요한 직종이라면 연락이 가능한 시간을 정하고, 반드시 지켜야 합니다.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 근무지와의 시차도 고려해야겠습니다.

3. 놓치지 말아야 할 디테일들
출발 준비가 완료됐다면 업무를 위한 디테일들을 신경써야 합니다.
▲ 워크스페이스
어떤 업무를 하느냐에 맞춰 워크스페이스를 선정해야 하는데요. 저를 비롯해 글을 작성해 업로드해야 하는 업무를 한다면, 카페나 도서관 등 조용하고 와이파이가 잘 되는 곳이면 어디든 무관할 겁니다. 하지만 발표나 교육 등 타인과 직접적인 소통을 해야한다면 장소 선정에 더 많은 제약이 생기겠죠 이 경우엔 조용하고 인터넷 연결이 잘 되는 건 물론, 자유롭게 몸을 움직이고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합니다.
▲ 인터넷
디지털 노마드의 업무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건 인터넷 연결입니다. 현지 SIM카드를 구매하는 건 거의 필수라고 볼 수 있습니다. 노트북을 많이 활용해야 한다면 가상 라이브 속도 테스트로 머무를 장소의 와이파이 환경을 점검해보는 게 좋습니다.
더 철저한 준비를 하고 싶다면, 인근의 공유 업무 공간을 찾아두는 게 좋습니다. 단 공용 와이파이를 사용하게 되고, 보안이 중요한 업무를 한다면 VPN을 사용하는 걸 추천합니다.
▲ 돈
만일 지갑을 도난 당하거나 잃어버릴 경우엔 어떡할까요? 상상만 해도 두렵지만, 미리 대비를 해둔다면 덜 두려워해도 됩니다. 여러 은행과 보험사에서 여행 중 도난, 사고에 대비해서 금품을 보관하거나, 피해액을 일부 보상해줍니다.
종종 거래/출금 수수료도 예상치 못하게 많이 발생할 때도 있습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 은행이 현지 결제 시스템이나 ATM과 제휴를 맺었는지, 어느 곳과 제휴를 맺었는지 파악해둬야 합니다. 요즘엔 핀테크/모바일 결제를 많이 사용하는데요. 국내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듯이, 지역마다 사용이 불가능한 결제 앱이 있습니다. 이 역시 사전에 알아봐야 합니다.
▲ 건강
타지에서 아프면 굉장히 서럽다고들 말하죠.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넉넉히 준비하고 거주지에서 방문할 수 있는 병원과 약국을 꼭 파악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아프다면, 덜 서럽도록 건강 보험을 들어놓으면 좋습니다. 국내에서 보험에 가입했다 하더라도, 보험마다 해외에서 발생하는 사고나 질병에는 책임을 지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4. 나에게 맞는 커뮤니티를 찾기
홀로 디지털 노매드가 됐을 때 가장 큰 어려움은 외로움과 고립감입니다. 특히 해외로 나간다면 더욱 힘들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이때 위로를 줄 수 있는 사람들, 커뮤니티를 찾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로웨나 헤니건이 소개하는 노매드들이 커뮤니티를 찾는 걸 도와주는 사이트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에 존재하는 각 지역별 대표 계정이나 스레드를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새로운 취미를 가지게 된다면, 취미를 매개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습니다. 커뮤니티에서 주최하는 행사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게 소속감과 안정감을 얻는 방법 중 하나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혼자라는 점을 즐기는 게 최고입니다. 기존의 근무지에서 벗어나 혼자 있을 때 가지는 독립성과 모험성은 경험하기 힘든 디지털 노매드만의 특성입니다. 로웨나 헤니건의 경험을 소개하자면, 그녀는 딸의 출생 이후 가족들과 딸이 교류할 수 있는 커뮤니티를 찾는 것이 최우선이 됐다고 합니다. 물론 이 역시 소중한 경험이지만, 타인과 연결에서 내가 중심이 될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습니다.
우리 모두는 어떤 형태로든, 무엇과든 연결이 필요합니다.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제공해줄 수 있는 커뮤니티를 찾고, 즐겁게 참여하시길 바랍니다.
5. 되돌려주기
마지막으로, (디지털 노매드 활동을 포함해)모든 종류의 여행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니란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특히 환경을 고려해야 하는데요. 무심코 남길 수 있는 흔적을 최대한 줄이고, 열심히 지워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서 디지털 노매드 지원 스타트업 어드벤추얼리(Adventurely)의 CEO 미타 캐리먼(Mita Carriman)는 로웨나 헤니건과 인터뷰에서 "현에서 소비하고, 플라스틱 소비를 최소화하고, 기부와 봉사활동은 디지털 노매드가 자신이 머무른 공간에 자신이 받은 것을 되돌려주는 방법"이라고 말했습니다.
디지털 노매드는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기 좋습니다. 오스트레일리아, 체코, 에스토니아, 독일, 태국, 인도네시아, 이탈리아 등 많은 국가에서는 디지털 노매드가 지역 사회에 활력을 준다는 점을 인정하고 비자 발급 등에서 인센티브를 줍니다. 커뮤니티를 적극 활용하고, 지나간 흔적을 최소화한다면 모든 사회구성원이 노매드 활동의 혜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언뜻 볼 때 디지털 노매드는 낭만과 자유로만 가득해 보입니다. 하지만 디지털 노매드 생활을 위해선 수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홀로 정해진 장소 없이 떠돌며 (업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하지만 준비만 됐다면, 좋았던 경험과 높아진 업무 효율을 얻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