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의 창간기획 기사 '기렉시트 탈출구는 공익, 신뢰'는 이렇게 시작이 됩니다.

"젊은 기자들이 언론사를 떠나고 있다. 떠난 동료를 두고 ‘기렉시트’(기자와 쓰레기를 합친 기레기+탈출)에 성공했다며 부러워하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젊은 기자들이 언론사를 떠난다는 뉴스는 더이상 새롭지 않습니다. 최근 몇 년 간 지속되는 현상입니다. 뉴스룸을 지배하고 있는 무력감, 자괴감은 '기레기'라는 멸칭과 어울리며 깊어지기만 할 뿐 좀체 반전의 계기를 찾지는 못하고 있죠. 기자 집단에 대한 시민의 불신은 포털 댓글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수용자들의 이념적 양극화는 고품질의 뉴스가 수용될 수 있는 공간마저 앗아가고 있죠. 공론장이 온라인에서 구성될 수 있다는 희망은 소수 낙관론자들의 에세이에만 존재할 뿐입니다.

이 즈음,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습니다. '떠난 기자들은 어디로 향할까?' 몇몇 보도와 경험 등을 종합하면 성장하는 산업이나 유망한 스타트업의 홍보나 마케팅, 프로덕트 기획 등으로 옮겨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성장이라는 키워드는 중요합니다. 더 나은 삶, 자기성장 추구 등을 고려할 때 후퇴의 반대쪽을 선택하는 건 어쩌면 당연해서일 겁니다. 성장 산업에서 성장을 경험하고 싶다는 열망은 정체나 뒤로 물러서는 산업군에 종사할 때 더 커지기 마련이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