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WWDC 2024: 애플, 디바이스를 무기로 AI 경쟁에 뛰어들다

11일 애플이 WWDC 2024를 개최했습니다. 사실 개최 전부터 블룸버그 등 일부 외신을 통해 내용이 유출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AI 경쟁에 나서는 애플의 자세를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요. 공식적으로 내세운 브랜딩(Apple Intelligence)을 통해선 애플중심적인 사고가, 디바이스와 데이터 관련 발표를 통해선 AI 경쟁이 이용자 데이터 경쟁이 될 것임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 여러 SW 업데이트가 예고되기도 했습니다. 주식시장에선 크게 환영받지는 못하고 주춤했습니다만, 업계에선 "애플이 적절한 시점에 AI를 접목하기 시작했다"는 평이 많아 보입니다. 일례로 뉴미디어 평론가 벤 톰슨은 '애플은 지금 AI 씬(Scene)에 정시에 도착했다. AI 기술이 약진하는 시대에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아우르는 애플만의 스택은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봤습니다.

🍎 AI

  • WWDC의 핵심은 AI였습니다. 단 Artificial Intelligene가 아닌 Apple Intelligence였는데요. 온디바이스 AI와 AI를 위한 데이터 센터 등 애플은 자사가 AI 경쟁을 위해 준비한 것들을 소개했습니다.
  • 애플은 자사 AI 반도체가 탑재된 데이터센터 'Private Cloud Compute'를 만들겠다고 밝혔습니다. 애플 AI 유저의 모든 데이터는 해당 데이터센터에서만 처리될 것이라고 합니다. 온디바이스 AI 칩이 바로 처리할 수 있는 명령은 온디바이스에서, 방대한 데이터나 고도화된 연산이 필요한 명령은 클라우드에서 처리하는 하이브리드 AI가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 데이터센터는 크게 두 목적을 수행할 듯합니다. 첫째는 보안입니다. AI가 이용자 데이터를 더 많이, 다양하게 습득하게 되는 만큼 보안 우려를 잠식시키는 게 중요할 텐데요. 애플은 'Private'을 강조함으로써 안전성을 어필했습니다.
  • 두번째 목적은 방대한 이용자 데이터 습득입니다. AI 챗봇은 여전히 우리에게 개인화된 답변을 주지 못합니다. 종종 우리의 성별이나 이름, 이전에 했던 질문을 까먹기도 합니다. 이는 이용자의 맥락 데이터가 부족하기 때문인데요. 데이터센터 건설을 통해 이용자의 맥락 데이터를 더 많이, 더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다만 AI는 디바이스에 내장된 AI 칩이 최소 A17 Pro(아이폰 15 Pro 이후) 혹은 M1(아이패드, 맥북) 사양 정도가 되어야 사용 가능하다고 합니다. 일단은 iOS 18, iPadOS 18, macOS Sequoia가 영어를 통해 베타 버전을 제공합니다.

🎙️ 시리(Siri)

  • 챗GPT와 시리가 결합합니다. 시리가 어려워하는 질문은 챗GPT가 답변해준다고 합니다. 덕분에 대화가 더 자연스러워질 것이라 하네요. 단, 보안을 위해 유저에게 '챗GPT에게 질문을 공유할지'를 사전에 묻습니다.
  • 이용자 맥락을 더 정확하게, 많이 파악합니다. 이른바 'Personal Context'를 이해한다고 하는데요. 이메일이나 문자, 유저의 평소 앱 사용 습관을 통해 이용자의 맥락 데이터를 확보할 듯합니다. 덕분에 대화가 길게 이어지거나 띄엄띄엄 이뤄져도 시리가 유저의 맥락을 기억하고 개인화된 답변을 해준다고 합니다.
  • AI Agent의 존재감이 커집니다. AI Agent는 유저가 명령을 내리면 해당 화면 내에서 AI가 알아서 명령을 수행하는 시스템입니다. 예컨대 메신저를 쓰다가 약속 일정을 공유받으면, 유저가 직접 캘린더앱에 해당 일정을 등록하지 않고 시리에게 부탁하기만 하면 되는 것입니다.

🪄 추가된 기능

  • 텍스트에선 ▲Rewrite(글 다시 쓰기: 문체나 구조 수정) ▲Proofread(교열: 맞춤법이나 비문 수정) ▲Summarize(요약) ▲Smart Reply(스마트 답장: 중요한 메시지 리마인드 등)의 기능이 추가됩니다. 챗GPT가 활용된다고 합니다.
  • 이미지에선 ▲Genmoji(AI로 이모지 생성) ▲Image Playground(이미지 생성 툴, 서드파티 앱을 연동 가능) ▲Clean Up(특정 피사체 수정, 누끼 따기 등) ▲Image Wand(스케치로 이미지 생성) 등이 추가됩니다.
  • 음성을 활용한 기능은 ▲통화 녹음(드디어!) 및 스크립트 추출 ▲메모 앱에서 녹음 후 전사 및 요약 등이 있습니다. 단, 통화 녹음은 상대방에게 녹음 여부가 고지된다고 합니다.
  • 그 외에 ▲VisionOS(2D 이미지를 3D로 변환) ▲Math Note(손글씨로 수식을 쓰면 그에 맞춰 계산 결과 제공! iPad OS 18만 제공합니다) ▲Smart Script(손글씨를 예쁘게 다듬고 텍스트로 처리) ▲앱 숨기기 ▲통화 목록을 두번 눌러야 통화 연결 ▲바탕화면 속 아이콘을 자동 배열하지 않고 원하는 위치에 두기 ▲메시지 예약 전송 ▲잠금화면의 카메라, 손전등 아이콘을 다른 기능으로 교체 가능 ▲계산기, 캘린더앱 편의성 개선이 있습니다.

추가 기능을 쭉 보다 보면 새로운 기능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이미 갤럭시 등 경쟁사 제품에선 사용할 수 있던 기능이 많습니다(통화녹음이나 앱 숨기기 등). 이는 애플의 기본적인 태도, '굳이 창조하지 않고 잘 되는 걸 더 세련되게 제공하기'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참고로 벤 톰슨이 WWDC 행사 당일에 맞춰 쓴 오웰로 요약한 내용을 덧붙입니다.

"애플, 인공지능 혁명에 늦지 않았다!"
• 애플은 'Apple Intelligence'라는 이름을 포함해, 제품 전반에 걸쳐 생성형 AI 기능을 도입하고 개발자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한다. 애플이 위기에 처했다는 논평도 있지만, 사실 애플은 제때 올바른 접근 방식을 취하고 있으며 AI의 주요 수혜자 중 하나가 될 것이다.

• 애플은 여전히 하드웨어 회사이며, AI 시대에도 기기는 필수불가결하다. 애플은 소형화, 전력 관리, 연결성 등에서 앞서 나갈 것이며, 이는 보완재로서 AI가 애플 사업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신 기기에서만 "Apple Intelligence"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업그레이드 사이클을 촉진할 수 있다. 또한 앱 생태계는 스마트폰에 기반을 두고 있어 스마트폰의 중요성은 지속될 것이다.

• 애플은 단기적으로 챗봇 기능을 위해 OpenAI와 제휴하고, API 수준의 AI 기능을 위해서는 자체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위협이 될 수 있는 것은 구글인데, 안드로이드에서 차별화된 AI 기능을 개발한다면 아이폰 사용자들이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애플은 신중한 접근으로 적절한 시기에 AI 시장에 진입하고 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사례에서 보듯 성급한 AI 도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애플의 전략은 타당해 보인다.

[2] 야놀자도 韓 대신 美 나스닥 상장, 이유는?

야놀자가 이르면 7월에 나스닥 상장을 시도할 것으로 보입니다. 기업 가치는 최대 90억 달러(약 12조 4,000억원)로 추정됩니다. 최근 매출과 영업이익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었는데, 상장을 위한 걸음을 밟고 있었나 보네요.

Graphic=한국경제

・왜 중요하냐면: 쿠팡(2021년 3월 뉴욕증시 상장), 네이버웹툰(이번 달 나스닥 상장 예정)에 이어 야놀자도 미국 증시에 상장할 예정입니다(셀트리온도 나스닥 상장을 계획 중이라고 합니다). 미국 상장을 위해선 국내 상장 시보다 많은 비용과 까다로운 요건이 필요합니다. 상장 유지비도 비쌉니다. 그럼에도 국내에 비해 자금 조달이 훨씬 수월하며 기업 가치를 높이 평가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시장이 압도적으로 크고 동종 기업의 PER, PSR이 높아 기업가치가 보통 높게 평가되기 때문입니다. 차등의결권 등 제도적으로 경영권 방어가 유리한 측면도 있습니다.

・상장 가능성은?: 상장은 아마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적이 꾸준히 개선 중이며 해외 지사도 많이 확보했습니다. 클라우드 등으로 사업 다각화도 꽤 성공적으로 진행 중입니다. 다만 원하는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진 지켜봐야 합니다. 야놀자는 직전 투자 유치(2021년)에서 기업 가치가 8조원 정도로 평가됐지만, 현재 장외거래에선 6조원 정도 시총으로 거래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상장 러시, 계속되나: 국내 기업의 미국 상장 선호 현상은 야놀자와 네이버웹툰의 상장 결과에 지속 여부가 결정될 듯합니다. 미국 상장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인정받는 국내 기업이 늘어날수록 증권시장에서 국내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도 좋아지겠죠. 반대로 상장 결과가 좋지 않다면, 국내 기업들도 미국 상장에 소극적으로 나서게 될 확률이 높습니다.

″야놀자, 7월 미 나스닥 상장”
야놀자가 이르면 오는 7월 미 나스닥 상장을 시도한다고 블룸버그 등 외신들이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7일 보도했다. 기업 가치는 최대 90억달러며 주관사는 골드만 삭스 그룹과 모건 스탠리로 알려졌다. 상장을 통해 4억달러를 조달하는 것이 목표다. 다만 야놀자는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상태며, 소프트뱅크 등도 이 건에 대한 공식 논평은 거절했다는 설명이다.이에 앞서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 2호는 2021년에 야놀자에 약 17억 달러를 투자한 바 있다. 나아가 2005년 설립된 야놀자는 지난해 이스라엘 기술 기업 등을 인수하며 세계 최대

[3] 인스타그램에 중간 광고 들어올까?

인스타그램에도 3~5초짜리 중간 광고가 도입될 거란 보도나오고 있습니다. "이미 광고로 뒤덮인 거 아닌가?" 싶은 분도 계실 텐데요. 브랜디드 광고나 콘텐츠형 광고처럼 피드 형식으로 제공하는 걸 넘어서 인스타 앱이 자체적으로 중간 광고를 공급하는 것입니다. 게다가 '스킵 불가'일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 왜 중요하냐면: '구독'이나 'Ad-free' 요금제가 소셜미디어의 기본 BM이 될지도 모릅니다. 대다수 소셜미디어의 주요 수입원은 광고입니다. 하지만 규제로 인해 맞춤형 광고가 어려워지고 광고 채널이 다양해지며 소셜미디어는 더 이상 광고 수입에만 의존하기 어려워졌는데요. 그로 인해 트위터 등 일부 소셜미디어는 유료 구독제를 출시했습니다. 심지어 인스타도 유럽에선 이미 'Ad-free' 요금제를 출시했습니다.

・ 소비자 이탈?: 당연히 소비자는 거세게 반발 중입니다. 이용자 편의를 고려하지 않는다고 불평하거나 아예 인스타를 접겠다는 반응도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인스타의 글로벌 MAU는 23.5억명에 달합니다. 국내에서도 유튜브와 카톡에 이어 세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앱이기도 한 만큼, (실현 가능성은 낮지만) 이용자들의 인스타 이탈이 시작된다면 시장에 꽤 큰 파동이 일 듯합니다.

・ 광고 효과는?: 광고 효과는 오히려 떨어질 수 있습니다. 강제 노출로 인해 이용자 자율성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과거 페이스북과 틱톡도 "스킵 불가능한 광고는 광고 효과와 이용자 만족도를 저해한다"는 식의 결론을 내렸는데요. 메타가 이를 기억하지 못할 리는 없어보입니다. 아마 광고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이 있거나, 구독제를 밀어붙이고자 하는 의지가 있지 않을까 짐작됩니다.

인스타그램 ‘중간광고’ 도입 카드 만지작…“끔찍하다” 불만 폭주, 왜? - 매일경제
인스타그램이 중간 광고 도입을 고려하고 있다. 피드 영역을 중심으로 건너뛸 수 없는 형식의 광고가 삽입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8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메타는 새로운 광고 유형을 시험 중이다. 인스타그램 피드에서 게시물을 탐색하면 주기적으로 ‘광고 브레이크(AD breaks)’라는 안내가 표시되는데, 5초

[4] "AI가 대신 써줬다" 철회된 논문 2배 이상 증가

세계적인 저널 출판사 Elsevier의 한 학술지에 실린 논문이 약 2달 만에 삭제됐습니다. AI가 작성한 내용("미안하지만 난 AI라서 환자의 실시간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다")을 그대로 붙여넣은 게 적발됐기 때문입니다.

・ 왜 중요하냐면: 해당 사례를 제외하고도 학술계, 특히 과학계는 AI 대필 문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네이처에 따르면, 작년에만 1만건 이상의 연구 논문이 철회됐다고 합니다. 2019년에 2871건, 2023년에 5,380건이 철회됐으니 AI가 논문의 저질화에 일조했단 의심이 드는데요.

・ 뉴노멀 된 AI 활용: 연구에서 AI 활용은 이제 표준이 되고 있습니다. 스탠퍼드대 연구팀은 2020년 1월부터 2024년 2월까지 게재된 논문 95만965편을 분석했는데요. 분석 결과 ‘realm(영역)’ ‘intricate(복잡한)’ ‘showcasing(보여주는)’ ‘pivotal(중추적인)’ 등 이전 학술 논문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단어들이 챗GPT 출시 직후인 2023년부터 사용량이 급증했단 사실이 발견됐습니다. 챗GPT는 논문이 아닌 다른 콘텐츠도 학습하기 때문에 학계에서 잘 쓰이지 않는 단어가 논문에 들어간 것입니다.

Source=Nature 613, 612 (2023)

・ AI, 써도 되긴 하지만: 학계에선 논문에 AI를 사용해도 괜찮단 입장입니다. 연구에 최신 기술을 사용하는 걸 금지할 순 없기 때문입니다(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하지만 네이처, 사이언스 등 유명 학술지는 AI를 저자로 인정하지 않고 "반드시 AI 사용 여부를 표기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는데요. AI를 도구로 사용하는 건 좋지만, 환각 여부를 검증하고 잘못된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는 건 인간의 몫이란 겁니다.

새 과학계 골칫거리... ′ AI 대필 논문’ 작년에만 1만건 이상 ‘철회’
새 과학계 골칫거리... AI 대필 논문 작년에만 1만건 이상 철회 과학계 골칫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