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카카오페이가 슈퍼앱(SuperApp)으로 성장할 수 없는 구조적 한계를 분석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의 주가 전망을 담은 글은 아닙니다.
알리페이를 운영하고 있는 앤트 그룹(Ant Group)이 22년 6월 카카오페이의 지분 3.77%를 일시에 (장외) 매각하면서 카카오페이 주가가 크게 하락하였습니다. 한 때 20만원을 넘어섰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공모가-9만원- 이하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주가 하락의 원인을 한국뿐 아니라 세계 다수 테크 기업의 주가가 크게 하락하고 있는 상황과 비교하면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자율 상승, 인플레이션, 경기침체 등 시장 환경에서 주가 하락의 원인을 찾을 수 있지만 카카오페이의 주가는 내부 구조의 문제에 더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거칠게 표현하면 카카오페이는 성장의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 슈퍼앱으로 성장할 수 없어
페이팔(PayPal)은 암호화폐 지갑(wallet) 기능을 최근 추가했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비트코인을 페이팔에 담아놓을 수 있고 이를 다른 외부 암호화폐 거래소 지갑으로 이체할 수 있습니다. 이는 카카오페이가 'pay 증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유사한 확장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카카오페이 또한 규제 이슈만 없다면 암호화폐 지갑은 충분히 도입할 수 있습니다.
클라나(Klarna)는 스웨덴에서 시작해서 유럽 그리고 미국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입니다. 클라나는 2021년 간편결제 앱에서 쇼핑 앱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그 연장선에서 2022년 5월 라이브 쇼핑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여기서 라이브 쇼핑은 우리에게 익숙한 그 라이브 쇼핑이 아닙니다. 클라나 라이브 쇼핑은 클라나 앱으로 온라인 쇼핑을 하는 과정에서 제품에 대한 질문이 생기면 해당 브랜드의 오프라인 매장에 있는 직원과 실시간으로 화상 통화를 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리바이스, Hugo Boss 등 300여개의 브랜드가 클라나 라이브 쇼핑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또한 클라나는 쇼핑 앱으로 확장하는데 성공하면서 디지털 광고 시장 진출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클라나는 성장 목표로 이른바 슈퍼앱(Super App)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간편 결제 서비스는 이용자의 결제 접점을 확보할 경우 이를 매개로 다양한 버티컬 서비스를 통합시킬 수 있습니다. 쇼핑을 넘어 택시 호출, 병원 예약 등으로 서비스 확장의 경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Bilibili의 경우 커뮤니티에서 시작하여 게임, 동영상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시키며 중국의 유튜브, 중국의 트위치(Twitch)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아래 그림-Bilibili 매출 구조-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Bilibili의 주 수입은 게임에서 시작해서 라이브 스트리밍 및 웹툰-Value-added services-, 광고 그리고 이커머스로 확장되고 있습니다. Bilibili는 중국 Gen Z의 슈퍼앱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페이는 구조적으로 슈퍼앱을 꿈꿀 수 없습니다. 카카오가 양보하지 않는 이상 카카오페이가 쇼핑앱으로 진화할 수 없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존재하는 이상 카카오페이에 택시 호출 서비스가 통합될 수 없습니다. 카카오페이는 물적 분할을 통한 기업공개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카카오는 카카오페이의 1대 주주입니다. 카카오페이가 성장을 위해 카카오의 사업 영역을 침범할 수 없는 꼴입니다. 카카오페이가 슈퍼앱으로 진화할 경우 카카오톡과 경쟁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기 때문입니다.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라는 버티컬 서비스의 범위를 벗어나기 어려운 주주구조 및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카카오페이의 주가를 아래로 누르는 힘으로 작동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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