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와 인플루언서의 차이(feat. Vidcon)

Creators create!
2020년, 짐 루더백(Jim Louderback) 비드콘(Vidcon) 대표와의 화상 인터뷰

"크리에이터는 만든다. 왜냐하면 그래야 하니까. 그게 그들의 정체성이다. (Creators create, because they have to. It's who they are!) 그리고 그들은 사람들과 연결하고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다. 유명세를 얻는 걸 우선하는 ‘인플루언서와’는 다르다고 본다."  (Jim Louderback, General Manager of VidCon)

세계 최대 규모의 크리에이터 축제로 자리잡은 'Vidcon'.
2019년 미국 애너하임에서 열린 행사에는 약 7만5,000명이 참석했다.

Vidcon 2019 행사장 전경

최근 비드콘(Vidcon) 이야기를 접할 기회가 있었다.
소규모 크리에이터 페스티벌 행사가 있었는데 짐 루더백 Vidcon 대표와의 화상 인터뷰가 포함돼 있었다. 주최측 말로는, 당초 행사에 직접 오기로 했다가 코로나 때문에 화상인터뷰로 대체하게 됐다고 한다. 이 행사의 패널 토의 진행을 맡게 된 덕분에, 주최측과 몇가지의 질문을 준비했고 사전에 녹화한 영상으로 행사 진행을 했다.

크리에이터 페스티벌 중 화상인터뷰 장면

-비드콘(Vidcon)은 크리에이터(Creator)를 어떻게 정의하는가?

“크리에이터는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다. 다만 부자가 되고 유명해지기 위해서도 아니고, 레스토랑의 공짜음식이나 호텔의 공짜 방을 얻기 위해서도 아니다. 그들은 스스로가 갖고 있는 내면의 열정을 표출하기 위해 창작을 한다. 그들은 예술가다. 그들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한다. 그들은 10명의 팔로어가 있든 1만명이든, 100만명이든 여전하게 콘텐츠를 만든다. 스스로 표현하고 소통하고 연결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좀 더 유명해지고 싶은 열망이 크고 상업적 관심이 큰 '인플루언서'와는 다르다고 본다. 크리에이터는 만든다. 왜냐하면 그래야 하니까. 그게 그들의 정체성이다. (Creators create, because they have to. It's who they are!) 그리고 그들은 사람들과 연결하고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다."

-글로벌 크리에이터의 성장 공식은? 글로벌 크리에이터들의 특징은?

"우선, 플랫폼에 달려 있다. 유튜브의 알고리즘은 (시장에 따라 약간씩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는 세계 공통인 걸로 알고 있다. 썸네일을 잘 만들고 헤드라인을 잘 뽑는 것 등이 중요한 건 이미 꽤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다.”

-요즘 크리에이터의 수익활동과 커머스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이에 대한 생각은?

"우리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의미있는 연결을 도와주는 것을 우선시한다. 그와 동시에 우리가 신경쓰는 것은 교육이다. 콘텐츠를 기획하고 제작하는 요령부터 사람들과 협동하고 소통하는 방식, 플랫폼 최적화를 통해 채널을 성장시키는 것 등이 주된 내용이다. 그래서 수익을 얻고 지속성을 갖도록 돕는 것이다. 기본적인 광고수익은 물론 협찬 등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돕는다. 사업적 측면에서 브랜드와 협업하는 방법을 포함해 다양한 형태의 수익활동을 이어갈 수 있게끔 교육을 통해 지원한다. 요즘처럼 코로나 전염병 국면에서 크리에이터들 대부분은 광고수입이 줄기도 하고 어려움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렇게 수익활동에 있어서의 최적화 노력 또한 무척 중요하다고 본다."

-비대면 시대에 크리에이터들의 콘텐츠와 비즈니스는 어떻게 변화해 갈 것이라고 예상하는가?

"요즘 관심을 많이 갖고 고민하는 주제다. 몇 갈래로 나눠서 살펴볼 수 있을 듯 하다.
먼저 브랜드들의 수익활동과 관련해서 생각해보자. 브랜드들은 그 어느때보다 사람들과의 연결에 대한 수요를 더 많이 갖게 되었다. 그리고 그 연결은 인간적 교감과 교류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브랜드가 사람들과의 연결을 잘 한다고 할 때, 이는 그 브랜드를 인간화(humanizing)하고 그 연결을 인간화하는데 성공적이라는 의미와 같다. 생각해보자. 크리에이터는 사람들과의 연결을 정말 잘 하는 이들이다. 카메라를 통해 사람들에게 도달하고, 그들이 자신을 친구처럼 여기게 만드는 능력을 지녔다.

요즘 어떤가. 당신은 함부로 밖에 나가 사람들을 만나거나 포옹을 하기가 어렵다. 그렇다보니 그 어느때보다 그런 가치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시절이 됐다. 그래서 크리에이터들이 더 중요해졌다. 사람들을 연결하고 이용자들과 친숙하고 공고한 관계를 만들어내는 그 역량 때문에 말이다. 이는 이전의 유명 영화배우와 가수가 무대에서 메가폰을 통해 수백 수천명의 사람들과 교감하던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일대일(one to one)의 커뮤니케이션 특성이 일대다(one to many)의 소통보다 훨씬 더 값어치가 높을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한국의 크리에이터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는?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이거다. 'You guys are amazing!' 정말 놀랍도록 멋진 것들을(amazingly cool stuff) 만들어 낸다. 대단하고 매력적이다. 비드콘이 이제껏 해온 것처럼 앞으로 한국 크리에이터들과도 함께 협력하고 싶고 그 시간이 기다려진다. 전세계 많은 크리에이터 및 이용자들과의 연결도 멋진 일이 될 것이다. 왜냐하면 한국 크리에이터, 당신들은 정말로 멋지기 때문이다."

2010년 Vidcon 첫 영상
2019년 Vidcon 10주년 기념영상

-비드콘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2009년말 2010년초 무렵이었습니다. 몇몇 유튜버들이 '우리의 팬과, 다른 크리에이터들을 함께 만나고 커뮤니티를 꾸리는 행사를 해보면 어떨까'라는 의견을 모으면서 시작됐죠. LA의 한 호텔에서 조그맣게 열었어요. 1,400명쯤으로 기억해요. 누군가가 '도대체 여기서 뭘 하는 거지?'라고 제게 물었던 기억이 납니다.(웃음) 그 사이 이렇게 크게 성장했네요."

-비드콘이 세계로 진출하는 성장의 경쟁력은?
"비드콘을 특별하게 만들어준 경쟁력은 우리가 오직 크리에이터를 중점에 둔다는 점이다. (We are all about Creators!)”
"크리에이터들에게 팬들을 모으고 연결하는 것, 산업계 트랙들을 꾸리고 연결해서 크리에이터들이 사업적 기반을 확충할 수 있게 하는 것, 이런 것들이 우리가 하는 일이다. 그리고, 세계로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새로운 창작생태계의 특성 덕분이라고 본다. 예전 우리는 뉴욕 런던 서울 등 대도시에 있는 커다란 미디어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세상에 살았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재능과 창의성, 열정(Talent, Creativity, Hardwork) 등은 대도시에만 국한되지 않고 어느 지역이든 무관하게 고르게 분포돼 있는 시대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틱톡 등의 플랫폼은 당신이 어디에 있든 재능과 열정만 있다면 수많은 사람들과 쉽게 연결될 수 있게 도와준다. 비드콘이 특별한 것은? 바로 그렇게 창의성만 있다면 어디에 있든 지역과 무관하게 재능있는 크리에이터들을 제대로 챙기고 도와주기 때문일 것이다(We celebrate the creativity whereever it is.)"

-여러 국가에서 Vidcon 진행하면서, 각 지역별 차이점이나 특색을 느낀 게 있나?
"당연히! 확실히 다르다. 또 그렇게 달라야 한다. 시드니와 런던, 아부다비, 싱가폴 등은 미국과 분명히 다른 문화와 산업환경을 갖고 있다. 한국의 크리에이터 또한 무척 다른 특징을 갖고 있는 걸로 안다. 그들의 ASMR 콘텐츠 볼 때마다 무척 흥미롭다. 미국에도 일부 ASMR 유튜버들 있다. 그런데 그렇게 탑10 등 유명 유튜버들이 하고 있지는 않다. 우리는 '비드콘 런던'으로 칭하지 '비드콘 in 런던'으로 부르지 않는다. 자연스럽고 지역에 특화되며 그런 정통성을 유지해야 좋다고 본다. (native and local, authentic)"

-Vidcon은 팬데믹을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앞으로의 계획은?
(올해 비드콘은 코로나19 때문에 취소됐고, 사전 결재한 개인과 기업이 많았는데 모두 환불을 했다고 한다)
"비드콘이 키워 온 강력한 공감대와 기반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내년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양쪽으로 동시에 비드콘을 접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7월 애너하임에서의 행사를 풍성하게 준비함은 물론 직접 그 현장에 참여하기 어려운 여건의 사람들도 디지털 환경에서 동일한 경험과 참여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VR을 포함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서, 면대면 경험 못지 않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당장 올 여름에도 먼저 디지털 기반에서의 일부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Vidcon은 현재 'Vidcon Now'란 이름으로 온라인 프로그램을 무료로 진행중이다. 7월 15일부터 25일까지 커뮤니티/크리에이터/산업 등 세 가지 영역(Track)으로 나눠 다양한 세션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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