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나 칸이 이끄는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한국의 공정거래위원회 해당)와 미국 빅테크사이 큰 싸움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리나 칸과 FTC가 이번 싸움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그러나 이 싸움에서 리나 칸이 패배한다 하여도 리나 칸은 빅테크를 앞으로(!) 규제할 수 있는 결정적인 역사적 성과를 이뤄낼 수 있습니다. 이 글은 그 이유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23년 9월 12일 미국 법무부(DOJ)가 구글 검색의 독점 소송을 제기했고, 곧 이어 23년 9월 26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아마존이 불법적으로 독점 권력을 유지"해 왔다고 아마존을 법원에 제소했습니다. WSJ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프로젝트 네시(Project Nessie)라는 알고리즘을 통해 아마존 판매 가격을 높게 유지해 오면서 약 10억 달러의 부당 이익을 취했습니다.
먼저 프로젝트 네시가 무엇인지 설명드리겠습니다.
- 강정수는 아마존 셀러(Seller, a third party)입니다. 아마존에서 고양이 사료인 ‘봄이를 사랑하는 정수'를 50달러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구매자 평가도 매우 좋습니다. 아마존 구매자가 다른 고양이 사료를 구매할 때도 아마존은 추천 상품으로 ‘봄이를 사랑하는 정수'를 소개할 정도입니다. 아마존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약 40%입니다. 셀러 강정수는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에도 ‘봄이를 사랑하는 정수'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월마트와 Chewy에 동일 제품을 동일 가격인 50달러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 Chewy에서 셀러 강정수에게 연락을 해 왔습니다. 창사 5주년 기념 이벤트를 하려고 하는데 ‘봄이를 사랑하는 정수'를 40달러에 판매할 의향을 물었습니다. 강정수는 이 제안에 흔쾌히 동의합니다.
- 아마존 알고리즘 ‘프로젝트 네시'는 ‘봄이를 사랑하는 정수'가 Chewy에서 40달러에 판매된다는 것을 자동으로 감지합니다.
- 그 이후 ‘봄이를 사랑하는 정수'는 더 이상 아마존에서 추천되지 않습니다. 아마존 매출이 크게 줄어들어 놀란 강정수는 아마존에 문의를 합니다. 아마존은 이유를 알려주지 않습니다. 40달러 판매가 문제일 수 있겠다고 추측한 강정수는 Chewy에서 판매되는 가격을 다시 50달러로 올립니다. 이 때 ‘봄이를 사랑하는 정수'는 다시 아마존에서 추천되기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