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일, 마크 저커버그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메타도 AI 경쟁에 참여한다’는 걸 선언했죠? 하지만 이를 허풍으로 보는 시선도 많습니다. 메타가 최근 AI에 막대한 투자를 쏟아 붓고 있다지만 상용화된 앱을 출시한 적은 없기 때문입니다. 저커버그도 그런 시선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메타의 사업 방향에 AI가 들어있음을 더욱 선언적으로 발표한 것 같습니다.

한가지 눈여겨 볼 포인트는 감원입니다. 메타는 AI 사업 계획을 선보임과 거의 동시에 대규모 구조조정이 또 있을 것이라 암시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채용에 대해선 아무 언급이 없었습니다. 새로운 사업을 적극적으로 키워나가겠단 선언과는 다소 어긋납니다. 메타의 AI 사업은 어떻게 진행될까요?
목표: 비용 절감
메타의 감원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됐습니다. 2022년 11월, ‘비용은 줄이고, 효율성은 키우기 위해’ 11,000여명을 정리해고한 것입니다. 전체 직원의 13%나 줄여야 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었단 뜻이기도 합니다.
지난 달엔 평탄화(Flattenting)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일부 조직의 리더를 하위 직급으로 내리거나 중간 관리직을 실무진으로 전환하는 작업에 나선 것입니다. 이러한 작업은 모두 비용 절감을 위함입니다.
그럼에도 메타는 아직 원하는 만큼의 수익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봐도, 메타의 수익은 전년 대비 4.47% 하락했습니다. 순이익과 영업이익은 각각 54.76%, 15.8% 하락했습니다.

여러 시도를 해봤지만 당장 수익성을 개선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얼마 전 도입한 ‘유료 인증 서비스’ 역시 지금 바로 수익 구조를 개선해줄 서비스는 아닙니다.
특히 메타의 주력 사업이 될 것 같던 ‘메타버스’ 부진이 아쉽습니다. 메타의 메타버스 전담 사업부인 리얼리티랩스는 지난해 4분기에만 42억 8,0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2022년 한 해 누적손실은 137억 2,000만 달러입니다. 리얼리티랩스 외에 추가로 손실을 본 걸 합하면 200~300억 달러 수준의 손실이 났을 것이라고 합니다.
하드웨어 사업도 크게 부진한데요. VR헤드셋 퀘스트 프로는 출시 4개월만인 올해 3월 3일부터 가격을 500달러 인하해 999달러로 판매됩니다. 하지만 판매량은 여전히 부진합니다.
세계 경제 역시 당분간은 크게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결국 매출이나 판매량을 증폭시킬 방법을 찾기 어려우니, 감원을 통한 비용 감소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선택한 것입니다. 이번 대규모 구조조정은 수천 명을 대상으로 이뤄질 걸로 보입니다.
해결책: AI?
이런 상황 속에서 메타는 AI 사업 계획을 연이어 발표했습니다. 지난 2월 24일에는 자체 대규모 언어모델 라마(LLaMA)를 공개했는데요. 라마는 오픈AI의 GPT-3와 유사합니다. 대신 ChatGPT보다 훨씬 적은 데이터로 학습이 가능합니다.
라마는 아직 연구 기관과 연구자들만 접근 가능합니다. 이는 기존 AI채팅봇들이 가진 부작용들인 부정확한 정보 제공, 부적절한 표현 사용 등을 최대한 줄이고자 함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연구 기관에게 적극적으로 먼저 공개함으로써 문제점을 파악할 수도, 그들에게 익숙해질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습니다.
라마를 발표하고 5일 뒤, 이 글의 처음에서 언급했던 저커버그의 페이스북 글이 업로드됩니다. 해당 글은 다음과 같습니다.
We're creating a new top-level product group at Meta focused on generative AI to turbocharge our work in this area. We're starting by pulling together a lot of the teams working on generative AI across the company into one group focused on building delightful experiences around this technology into all of our different products. In the short term, we'll focus on building creative and expressive tools. Over the longer term, we'll focus on developing AI personas that can help people in a variety of ways. We're exploring experiences with text (like chat in WhatsApp and Messenger), with images (like creative Instagram filters and ad formats), and with video and multi-modal experiences. We have a lot of foundational work to do before getting to the really futuristic experiences, but I'm excited about all of the new things we'll build along the way.
메타는 Generative AI에 초점을 맞춘 최고의 팀을 신설한 뒤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메타는 Generative AI가 제공하는 뛰어난 경험을 메타의 모든 서비스, 제품에 적용/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AI를 연구하는 많은 팀을 하나의 그룹으로 통합할 것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창의적이고 표현력이 풍부한 툴을 개발하는 데 집중할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AI 페르소나를 개발하는 데 집중할 것입니다. 저희는 텍스트(왓츠앱, 메신저의 채팅 등), 이미지(인스타그램의 창의적인 필터 및 광고 형식 등), 동영상 및 멀티모달 경험을 탐구하고 있습니다. 미래형 경험에 도달하기 전에 해야 할 기초 작업이 많지만, 그 과정에서 구축하게 될 새로운 기능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메타의 목표는 다소 어려워보입니다. 하지만 메타는 오픈AI 등 일부 경쟁자보단 훨씬 유리한 위치에 놓여있긴 합니다.
메타의 AI: 늦은만큼 빠르게?
메타가 계속해서 ‘AI를 자사의 모든 서비스에 적용하겠다’고 선언하는 것에는 다음과 같은 계산이 깔려 있을지도 모릅니다. 메타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이미 충분히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이미 마련해놓은 네트워크 효과를 적극 활용해 리소스를 모아 자사 AI의 퀄리티를 남들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개선할 수 있죠.
메타가 선언했듯이 AI는 메타의 서비스들을 대폭 개선해줄 수 있습니다. 특히 메타의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될 분야는 광고입니다. AI를 통해 이용자들의 패턴은 물론, 광고주들의 패턴을 분석하고 Generative AI를 통해 광고 텍스트, 이미지, 동영상까지 직접 빠르고 저렴하게 생산해 제공한다면 디지털 광고 시장에 또 한번의 큰 파장이 일 것입니다.
메타가 광고 시장에 Generative AI를 활용할 계획이 있단 건 메타의 연구자 얀 르쿤(Yann Lecun)의 인터뷰에서도 드러납니다. 르쿤은 ‘메타의 AI채팅봇 활용법’에 대해 규모가 작은 기업도 인스타와 페북에 광고를 만들어 게재할 수 있고, 메타버스에 각 기업의 쇼핑몰이나 홍보 배너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답했습니다. 메타의 Generative AI는 꽤나 본격적으로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일각에선 비판도 있습니다. 현재 Generative AI는 검색 엔진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이용자가 묻고, 찾는 것에 답을 내놓는 방식이 현재로선 Generative AI를 활용하기 가장 쉽고 유용한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반면 인스타 등 소셜미디어에선 그 편의성과 유용성이 다소 한정될 수도 있습니다.
메타가 Generative AI를 단지 광고 등 자사의 수익 모델 구축에만 사용한다면, 이는 저커버그가 페북 글을 통해 선언한 바와는 다소 어긋나는 행보라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이용자’가 소외되기 때문입니다.
메타의 입장이 궁금합니다. 갑자기 남들처럼 Generative AI를 들고 검색 시장으로 진출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메타가 AI를 얼마나 창의적이고 효과적으로 활용할지 기대됩니다.
4월 6일 더코어 컨퍼런스 : 챗GPT와 AI 혁명 & 빅체인지 6
더코어가 컨퍼런스를 준비했습니다. 생성 AI가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지에 대해 관심있으신 분을 초대합니다. 발표자는 강정수박사를 비롯 총 7명의 현장 전문가들입니다. 연사들은 6년째 매달 한번씩 모여 같이 공부했던 스터디팀으로 <생성 AI 혁명>이라는 제목의 책을 집필했고 이달말 출간됩니다. 그 내용을 토대로 컨퍼런스 준비했습니다. 7명 모두 현장의 고민, 기업의 수요 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실무형 전문가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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