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즉 의료계는 무척 보수적인 업계입니다. 자본과 기술력이 무척 중요한 산업임에도 불구하고 산업의 상당 부분이 노동집약적입니다. 조금씩 디지털 전환(DX)이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멉니다. 이렇게 헬스케어 산업의 DX가 느린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겁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업계 자체가 지닌 보수성 탓일 수도 있고, DX 적응에 필요한 공백기를 피해야 하는 이유도 있겠습니다. 애초에 업의 특성상 DX가 이뤄지기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빅테크들은 꾸준히 헬스케어 산업에 뛰어들어 왔습니다. 아마존이 대표적인 예시인데요. 아마존은 2017년 즈음부터 원격 의료 산업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습니다. 국내에선 삼성전자가 꽤 오래전부터 삼성헬스케어, 의료기기사업부 등에 투자해왔습니다. 그러나 아마존의 헬스케어 사업은 계속 적자를 봐왔고, 삼성전자도 의료기기 개발 쪽에 치우쳤을 뿐 디지털 헬스케어 사업에선 큰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렇듯 빅테크의 헬스케어 사업엔 늘 어려움이 많았지만, AI 붐과 함께 판도가 바뀔지도 모릅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 게 지난 10일 삼성의 파리 언팩 행사가 아닐까 싶습니다. '갤럭시 링' 등 우리의 인체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다양한 경로로 수집/분석할 수 있는 디바이스가 보편화될수록 헬스케어는 빅테크에게 '해볼만한 사업'이자 '해야할 사업'이 될 것입니다. 유저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다양하게 확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 인터뷰가 눈에 들어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Healthcare & Life Sciences(MS HLS)의 CDO(Chief Data Science Officer)인 맷 룽렌(Matt Lungren) 박사의 인터뷰 ‘MS HLS와 AI 연구가 헬스케어에 미치는 영향’인데요. 룽렌 박사는 영상의학과 의사인 동시에 마이크로소프트, 스탠포드에서 연구자 겸 강연가로 활동 중입니다. 그의 의료 AI 강의는 Coursera의 인기 강의이기도 합니다. MS라는 세계 최대 IT 기업에서 일하는 의사는 AI 시대에 헬스케어 산업이 어떻게 변화할 것이라고 생각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