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CEO의 3분기 컨콜 발표에서 한국 언론이 배울 전략들

약 열흘이 지났네요. 뉴욕타임스는 지난 11월 3일 최고의 3분기 성과를 이뤄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들의 정기 컨퍼런스콜을 통해서 말이죠. 이 현장에 뉴욕타임스 CEO인 메러디스 코핏 레비엔이 같이 했습니다. 그리고 그가 마이크를 잡기도 했습니다.

A4 4페이지 분량의 그의 컨콜 발표문에는 3분기의 성과와 더불어 그간 노력해온 몇 가지 실험들에 대한 언급이 있었습니다. 뉴욕타임스의 구독자 숫자만 보면 알기 어려운 디테일들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미국외 유료 구독자 규모 : 뉴욕타임스를 유료로 구독하는 미국 외 수용자 수가 100만 명을 넘었다고 했습니다. 이는 전체 누적 구독자의 12%에 해당합니다. 레비엔은 유료 구독의 글로벌 확장을 끊임없이 강조해 왔고, 100만은 그의 구상이 작동한다는 것을 일정 수준 입증한 것이라고 자평했습니다.

[그래프] 뉴욕타임스 항목별 매출 추이
[업데이트 : 2021년 11월 9일] 2021년 3분기 매출 현황뉴욕타임스의 2021년 3분기 매출액은 역대 3분기 가운데 가장 높은 실적으로 기록한 것으로 파악이 됩니다. 통상 4분기에 가장 높은 매출액을 기록했던 전례에 비춰보면, 뉴욕타임스는 올해 4분기 역대 최고 실적을 갈아치울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구독 수익은 디지털 및 인쇄 제품(뉴스 제품 및

코핏 레비엔의 3분기 컨콜에서 확인된 5개 전략

(1) 뉴스레터 모닝의 위력 : 레비엔의 발표문에는 뉴욕타임스의 일일 브리핑 뉴스레터인 Morning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무료 뉴스레터죠. 무려 550만 명이 구독하고 있습니다. 모닝은 유입경로 상 사용자 획득 채널에 해당하는데요. 그 효과가 점점 커지고 있었습니다. 레비엔은 "모닝은 수용자들에게 진정한 가치를 제공하고 있을 뿐 아니라 프로그래밍 믹스를 통해 사람들을 웹사이트로 데려오는 데 효율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언급할 정도입니다. 모닝이 사용자를 데려오면 뉴욕타임스의 본판은 이를 바탕으로 유료 구독자로 전환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플랫폼에 의존하지 않고도 상당한 UV를 확보하는 중요한 채널이 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2) 페이월의 머신러닝 고도화와 유료 구독 전환 전략 : 뉴욕타임스의 페이월 시스템은 기계학습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소개를 해드린 바 있는데요. 지난 3분기에는 유료 구독 제안 시점을 파악하기 위해 머신러닝을 보다 정교하게 활용했다고 합니다. 특히 비구독자의 기사 접근권을 보다 엄격하게 제한하는 테스트를 실행해서 성과를 얻었다고합니다. 레비엔은 "이러한 실험 중 일부는 비구독자에 대한 우리 저널리즘에 대한 접근을 보다 공격적으로 제한했으며 이는 이번 분기 시작점에서 의미있고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습니다. 구독 전환을 높이는데 있어 페이월 모델의 역동성과 유연성이 왜 중요한가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3) 유료 구독자를 위한 외부 광고 비용과 유기적 전환 전략 : 유료 구독은 유기적 방식을 통한 전환과 페이드 미디어(외부 광고)를 통한 전환 두 가지를 통해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페이드 미디어를 통한 전환을 꾀한다는 건 그만큼 비용을 지출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잠시 뉴욕타임스의 마케팅 비용을 살펴볼까요? 2021년 3분기 뉴욕타임스가 구독자 모집과 전환 등을 위해 쏟아부은 미디어 비용(media expense)은 5530만 달러입니다. 우리돈 652억원입니다. 월 200억원 이상 페이드 미디어 비용으로 사용했다는 의미죠. 2020년 3분기 2730만 달러에 비하면 상당히 늘어난 숫자입니다. 다만 미디어 비용의 수익성을 높여서 효과는 그만큼 높였다는 것이 레비엔의 설명입니다.

(4) 4분기 유료 구독자 이탈 압박 높아질 듯 : 성공적인 3분기와 달리 4분기는 다소 불안한 요소들이 존재한다는 걸 레비엔은 암시했습니다. 마치 '4분기 조금 실망스럽더라도 이해해주세요'라고 외치는 듯했습니다. 이유는 2가지입니다. 프로모션 가격 상품이 3분기로 종료되면서 4분기엔 이들 수용자들 중 일부가 해지하고 나갈 수 있다는 겁니다. 미국서 불어닥치고 있는 신용카드 규제로 또 빠질 수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뉴욕타임스 입장에선 4분기 이탈 관리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를 수밖에 없을 것 같더군요.

(5) 이탈 압력에 대한 대안 전략으로서 버티컬 확장 : 뉴욕타임스는 지난 3분기 2가지의 베타 테스트를 론칭했습니다. Kids 버전의 How To 콘텐츠뉴욕타임스 오디오입니다. 일종의 비뉴스 구독 상품을 더 늘려감으로써 구독 전환의 기회를 확보하려고 한 것 같습니다. 뿐만 아니라 번들링이 유료 구독자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레비엔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모든 제품을 제공하는 번들이 전환을 유도하고 구독자가 참여하고, 유지해야 하는 더 많은 이유를 제공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라며 번들 상품의 효과에 대해 강조했죠. 즉 더 다양한 유료 구독상품을 뉴스, 비뉴스 부문에서 론칭시켜 이를 상호교차시키는 전략으로 전환과 이탈 모두를 잡아낼 것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구독 중심 비즈니스에서 리더십의 자격

비록 한 분기 실적에 대한 갈무리에 불과했지만 그의 발표에 담긴 전략이나 함의는 적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구독 비즈니스를 성장시키고 관리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들을 기울이고 있는지 확인할 수가 있었죠. 기술적 측면, 마케팅 측면, 상품 확장 측면, 저널리즘 측면 모두가 하나의 방향을 향하게 될 때 최고의 퍼포먼스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특히 페이드 미디어를 통한 신규 구독자 확보에 분기당 600억원 이상의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는 사실도 눈여겨 봐야 합니다. 뉴욕타임스처럼 강력한 영향력을 지닌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신규 유료 구독자의 확보를 위해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는 얘기입니다. 투자 없이 성과를 기대하지 말라는 메시지기도 하죠.

결론적으로 구독이라는 비즈니스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리더십은 이 모든 측면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이해를 갖출 필요가 있습니다. 기자 경력이 없는 메러디스 코핏 레비엔이 왜 뉴욕타임스의 CEO로 발탁될 수 있었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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