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보고서 : 선택적 뉴스 신뢰층이 뉴스에 화내고, 대체로 불신층은 표현의 자유 덜 지지

제목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요?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의 뉴스 신뢰 프로젝트(Trust In News), 세번째 보고서의 대략을 읽어본 제 입장에서 '어 정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을 발췌해 봤거든요. '당연한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었나요? 좋습니다. 그럼 찬찬히 보고서의 내용을 소개해드려 보도록 하겠습니다. 더 많은 인사이트를 얻어가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죠.

로이터저널리즘연구소가 'The Trust In News'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해 왔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여기 미디어고토사에 첫번째 프로젝트 보고서의 일부를 번역해 소개한 적도 있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다시 신뢰를 끌어올릴 수 있을까' 매일매일 고민하는 언론사 종사자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우리나라 사례가 아니잖아'라고 외면 마시고 꼼꼼하게 보고서를 읽어가 보시길 먼저 부탁드리겠습니다.

[번역] 우리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알고 싶어 하는 것 : 변화하는 세계에서 뉴스 신뢰에 대한 관점들
신뢰는 추상적인 관심사가 아니라 직업으로서의 저널리즘, 기관으로서의 뉴스, 기업으로서의 미디어의 사회적 토대의 일부입니다. 그것은 대중과 뉴스 매체 모두에게 중요하고 위험합니다.

이번 보고서는 뉴스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발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세가지 독자 세그먼트('대체로 신뢰하지 않는 층', '대체로 신뢰하는 층', '선택적으로 신뢰하는 층')를 나누고 그들이 뉴스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를 확인했더군요. 특히 대체로 뉴스를 신뢰하지 않는 층에 더 많은 관심을 쏟으면서 그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방법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핵심 발견사항만 추려볼까요?

  • 사람들은 자신이 이용하는 뉴스, 소셜미디어에서도 ‘이용’하는 뉴스를 더 신뢰하지만 이용하지 않는 뉴스, 특히 디지털 플랫폼에서 발견되는 뉴스에 대해서는 덜 신뢰합니다.
  • 많은 사람들이 기본적인 저널리즘 관행에 대해 매우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 뉴스에 대한 신뢰가 가장 낮은 사람들은 나이가 많고 교육 수준이 낮고 정치에 대한 관심이 적고 도시 중심과 덜 연결되어 있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 가장 덜 신뢰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저널리즘이 실행되는지에 대한 특별한 특성에 대해 덜 관심을 기울이고 더 무관심합니다.
  • 신뢰가 가장 낮은 사람들은 언론인과 접촉하거나 대화한 경험이 있거나 저널리즘 용어에 대한 지식이 있을 가능성이 가장 낮았습니다.
  • 대체로 뉴스를 신뢰하지 않는 사람들은 다른 응답자에 비해 표현의 자유를 다소 덜 지지하고 정부 검열을 더 선호합니다.

이 결론들을 들여다보면서 포털 뉴스의 댓글과 '기레기'라는 단어를 연결지어 보면 많은 함의점을 찾아내실 수가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서, 자신이 이용하지 않는 뉴스 브랜드를 불신하면서 그들을 향해 적의를 내뱉는 포털 뉴스 댓글 사용자의 행태는 따지고 보면 전세계 공통의 현상일 수 있다는 겁니다. 한국에서만 특별하게 나타나는 경향은 아니라는 거죠. 뉴스를 둘러싼 외부 환경, 즉 구조적인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걸 알려주고 있습니다.

'저널리즘 관행'에 대한 무관심도 마찬가지입니다. 독자 일반과 접촉이 많지 않은 기자들은 자신들이 취재하고 보도하는 모든 관행, 저널리즘에 대한 인식이 바람직하고 옳다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겁니다. 하지만 뉴스를 신뢰하지 않는 집단은 그러한 관행을 모를 뿐더러 관심도 없다고 합니다. '사설과 뉴스가 다르다'는 사실을 기자들은 상식처럼 이해하고 있지만 뉴스를 덜 신뢰하는 층은 정말 모를 수 있다는 거죠. 저널리즘이라는 용어 자체에도 관심이 덜하다는 거죠. 하지만 기자들은 '저널리즘 가치'를 역설하면서 이들 집단을 설득하려고 합니다. 이들 집단과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애초부터 잘못돼 있다는 걸 이 보고서는 암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충격적인 것은 뉴스를 대체로 신뢰하지 않는 집단이 표현의 자유를 덜 지지하고 정부 검열을 옹호히는 경향이 높았다는 사실입니다. 물론 '뉴스를 신뢰하지 않아서 정부 검열을 옹호한다'라는 식의 인과관계로 해석해서는 안됩니다.  하지만 분명한 건 한 사회에서 뉴스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면 표현의 자유에 대한 정부의 권위적 개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사실이니다. 정확히는 그럴 틈이 만들어진다는 것이죠. 왜 뉴스에 대한 신뢰 경험이 중요한가를 역설해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과적으로 이 보고서는 대체로 뉴스를 신뢰하지 않는 집단, 수용자층에 도달하기 위해 언론사와 기자들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걸 제안합니다. 필요하다면 '플랫폼도 활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도달이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나아가 편집상의 우선순위고 재배열할 것을 주문합니다. 이들 집단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대변해주며, 보듬을 수 있는 그런 뉴스의 생산이 필요하다면서 말이죠.

하지만 더 큰 도전은 언론사들만의 노력으로는 이 뿌리깊은 불신이 해결되지 않는다는 사실일 겁니다. 훨씬 더 큰 구조적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보고서가 의미있는 것도 뉴스 불신이 사회내 다양한 요인들과 얽히고설켜 있다는 걸 드러내줘서일 겁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원문이나 제가 번역한 버전(요약과 결과, 함의 부분만 번역했습니다)을 읽어봐주시기 바랍니다.


📬 영문 전문 : Overcoming indifference: what attitudes towards news tell us about building trust

📬 요약/함의 번역 전문(유료 구독자만) : 무관심 극복: 뉴스에 대한 태도가 신뢰 구축에 대해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들


Statistic: Share of adults who trust news media most of the time in selected countries worldwide as of February 2021 | Statis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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