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만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의 대규모 은퇴 시기가 다가옵니다.

거기에 이른 은퇴를 결정한 50대들까지 포함하면 수많은 시니어의 금융 관련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자산관리부터 상속, 증여까지 고민할 분야가 정말 많기도 합니다.

50대 이상 시니어는 국내 금융시장의 큰손입니다.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국내 총 금융자산의 58.1%로(2,700조원)에 달합니다. 따라서 향후 금융시장의 관건은 시니어 고객을 최대한 많이, 잘 끌어모으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시니어 금융시장의 미래: 부동산보단 금융자산?

그렇다면 금융시장에서 시니어는 어떤 성향, 행태를 보이고 있을까요?
대다수가 '시니어 금융'에 대해 가진 고정관념은 다음과 같을 것입니다.

"디지털 친숙도가 낮고, 가진 돈을 부동산이나 현금으로만 꽁꽁 싸 두고, 다소 보수적이고 위험 회피적인 투자를 할 것"

틀린 말은 아닙니다. 적어도 과거의 시니어는 그런 성향과 행태를 보인 게 맞고, 지금도 꽤 많은 수의 시니어가 금융시장에서 위와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 그리고 앞으로의 시니어는 과거의 시니어와는 무척 다른 존재들입니다.

교육 수준, 소득과 자산 수준 모두 1~20년 앞선 세대보다 훨씬 높습니다. 따라서 과거의 고정관념만 가지고 시니어 금융시장을 바라보는 건 스스로 시야에 제한을 두는 거라고 봅니다. 이 글에선 시니어를 현재의 50대 이상으로 봅니다. 이들이 자신의 자산과 소득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그리고 향후 금융시장이 이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살펴봤습니다.

시니어의 부동(不動)산, 빛 좋은 개살구?

시니어의 자산은 크게 ① 상속・증여를 위한 비금융자산(부동산) ② 생계・경제적 자유를 위한 금융자산(주식, 펀드, 예적금 등)으로 나뉩니다. 그리고 시니어 자산의 절대다수는 비금융자산입니다. 자산의 75~82%를 비금융자산, 특히 거주주택의 형태로 보유 중입니다. 동시에 시니어는 전체 가구의 부동산 자산 중 70.9%를 차지하는, 부동산 시장의 최대 고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니어가 부동산을 무척 많이 가지고 있긴 하지만, 이를 실제 투자나 거래에 적극 이용하는 경우는 무척 적습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9~20년 기준 50~60대는 전체 주택 거래 중 41~46% 정도만 참여했습니다. 이들이 국내 주택의 70.9%를 보유한 걸 고려하면, 부동산을 보유하긴 하지만 거래 자체에는 상당히 소극적・보수적으로 임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시니어가 가진 부동산의 66.5%는 거주주택이며, 자산 가치로 따졌을 땐 거주주택이 시니어 부동산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73.5%까지 올라갑니다.

또한 부동산은 보통 상속과 증여를 위한 자산으로 여겨집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따르면 2008~2016년 동안 273만 6천 796명이 251조 5천 674억원을 상속받고, 210만 5천 600명이 281조 8천 756억원을 증여받은 것으로 조사됐는데요. 상속 재산의 65.9%(54조 7천314억원)로 가장 많았습니다. 상속에 앞서 부동산을 매매하거나 금융자산 형태로 변환해 상속하는 경우가 많단 걸 고려하면, 시니어는 가지고 있는 부동산 자산의 상당 부분을 상속/증여를 위해 남겨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시니어의 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무척 큰 건 맞지만 "과연 그 자산이 투자나 거래에 적극적으로 활용될까?"란 질문엔 물음표가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향후 금융시장에서 시니어의 부동산 자산은 단지 숫자만 많이 차지할 뿐, 그것을 가지고 어떤 상품이나 투자를 만들어내긴 어려운 빛 좋은 개살구가 될 확률이 낮지 않습니다.

시니어 금융자산, 블루오션?

오히려 시니어 금융시장의 미래는 시니어의 '금융자산'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미래의 시니어(50대)는 과거 시니어(70대 이상)보다 금융자산 선호도가 높습니다. 지난해 나온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자산 중 금융자산 비율은 40대(27%), 50대(25%), 60대(18%) 순으로, 젊을수록 자산에서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았습니다.

이렇게 금융자산, 특히 주식과 같은 자산에서 시니어의 존재감은 더욱 더 커질 전망입니다. 위 사진과 같이 2060년엔 60대 이상이 국내 주식의 70% 가까이를 차지할 거란 예측도 나옵니다.

굳이 미래 전망을 보지 않아도 이미 시니어는 국내 금융자산의 과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현재 시니어는 자산의 20~30%만 금융자산으로 보유 중이지만 워낙 인구수나 자산 규모가 다른 세대에 비해 크다보니, 국내 총 금융자산의 58.1%가 시니어의 몫입니다.

따라서 향후 '시니어 금융시장'에선 표면적으로 규모가 커 보이는 부동산 자산보단, 주식이나 펀드, 혹은 현금 등 시니어가 가진 금융자산을 활용하는 투자 상품·자산운용법이 더 각광을 받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