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스카이, Next 트위터? (or 클럽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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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메타가 트위터와 경쟁할 새로운 소셜미디어(탈중앙화된 텍스트 기반 SNS)를 준비 중이란 소식이 나왔습니다. 이르면 올 여름에 출시될 예정으로 현재는 먼저 사용해볼 유명 셀럽들을 모집 중이라고 합니다. P92라는 코드 네임으로 개발 중이며 인스타그램과 같은 방식의 로그인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앞서 트위터 대항마로 개발된 '블루 스카이'가 있는데, 베타 버전이 최근 앱스토어에 출시됐습니다. 웹3 기반의 새로운 SNS 전쟁이 예고되는 분위기인데요. 오늘은 블루스카이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Next 트위터 or 클럽하우스?

블루스카이는 사실상 트위터의 새로운 프로젝트였습니다. 블루스카이의 창업자는 잭 도시(Jack Dorsey)입니다. 잭 도시는 트위터의 창업자이자 CEO인데, 블루스카이는 (도시가 아직 트위터 CEO이던)2019년에 공개됐습니다. 그것도 트위터를 통해 처음 공개됐습니다. 트위터의 프로젝트였던 블루스카이는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 의사를 밝힌 이후인 2022년에 트위터에서 독립했습니다. 잭 도시는 개인으로서 블루스카이에 1300만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파이낸셜타임스 일레인 무어(Elaine Moore)는 블루스카이에 대해 다음처럼 언급했습니다.

the app is like, imagine Twitter but smaller, weirder and without Elon Musk's shenanigans
블루스카이는 더 작고, 더 기묘하고, 일론 머스크의 헛소리가 없는 트위터 같다.

앱스토어 기준으로 2023년 2월 20일에 출시한 블루스카이는 앱 사용 ‘대기자’만 190만 명이 넘습니다. 사용자도 아닌 대기자가 수백만 명이나 되는 이유는 현재 블루스카이를 사용하기 위해선 기존의 사용자의 초대장을 받아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과거 반짝 인기를 끌었던 ‘클럽하우스(clubhouse)’가 떠오릅니다. 앱이 iOS로 먼저 출시되고, 몇 개월 뒤에야 안드로이드 버전이 출시된 것도 비슷합니다.

이베이에 올라온 '블루스카이 초대 코드'

클럽하우스가 지적받았던 미디어로부터의 권력화 혹은 엘리트주의적 마케팅도 나타납니다. 사용자를 소수로 제한하면서 그 안에 유명인을 많이 포함합니다. 현재 확인된 유명인은 미국의 인기 하원의원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영화감독 제임스 건, 에드가 라이트 정도가 있습니다. 블루스카이 초대장은 이베이에서 수백~수천 달러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런 마케팅 덕분인지 블루스카이는 폭발적으로 성장 중입니다. 4월에는 직전 달에 비해 606% 증가한 628,000회의 다운로드 수를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웹사이트 방문자 수는 700% 가까이 증가한 200만 명이었습니다.

How Many Users Does Bluesky Have? 20+ Bluesky Stats and Facts
2023’s latest stats about Bluesky, the social platform and Twitter rival. Find everything you’d want to know, including the number of users, downloads, and people on the waitlist.

분산형 소셜미디어

블루스카이와 트위터의 가장 큰 차이점은 플랫폼의 운영 방식입니다. 블루스카이는 이른바 분산형 소셜미디어입니다.

분산형 소셜미디어는 개방된 프로토콜을 사용합니다. 해당 프로토콜을 다룰 수 있다면, 누구나 자신만의 서버를 개설 및 운영할 수 있습니다. 사용자들은 자신의 관심사나 성향에 맞는 서버를 선택한 뒤 그곳에서 활동할 수 있습니다. 소셜미디어 내적으로 사용자들에게 자유를 부여하는 것입니다.

블루스카이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서비스 외부와의 자유를 제공합니다. 블루스카이의 프로토콜 ‘AT 프로토콜’은 사용자들이 하나의 계정으로 블루스카이 내부의 모든 서버는 물론 AT프로토콜을 사용하는 모든 서비스를 이용하는 걸 허용합니다.

위 영상에서 포브스의 마이클 델 카스티요(Michael Del Castillo)는 블루스카이의 AT프로토콜이 사용자들에게 완전한 자유를 제공할 수 있을 거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그외에도 분산형 소셜미디어는 각 서버마다 운영자가 따로 존재하기에 본사의 잘못된 운영의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중앙집중형 소셜미디어인 트위터가 일론 머스크의 발언과 업데이트 하나하나에 큰 영향을 받는 것과 대비됩니다.

마스토돈과의 차이

블루스카이가 ‘머스크의 트위터’의 유일한 경쟁자는 아닙니다. 당장 같은 분산형 소셜미디어인 마스토돈도 있습니다.

사실 현재로선 마스토돈이 블루스카이보다 훨씬 앞서 있습니다. 현재 마스토돈은 계정 수만 1,000만 개가 넘고 월간 활성화 이용자 수는 1백만 명 이상입니다.

둘의 가장 큰 차이는 프로토콜입니다. 마스토돈의 프로토콜 Activity Pub 역시 같은 프로토콜을 사용하는 서비스와 연동이 되지만 사용자의 계정이 속한 서버가 사라지면, 해당 계정도 사용에 제한이 생깁니다. AT프로토콜은 서버가 사라져도 계정의 데이터와 기능을 계속 이용할 수 있습니다.

블루스카이는 마스토돈과 달리 기성 소셜미디어의 특징을 선택적으로 차용합니다. 예를 들면 타임라인이 인기순 혹은 조회순으로 게시물을 보여주기도 하고, 바이럴 게시물이 별 제한을 받지 않기도 합니다.

시급한 숙제: 수익 모델

빠르게 성장 중이지만, 블루스카이의 수익 모델에는 물음표가 많이 붙습니다.

블루스카이 측은 ‘알고리즘의 마켓플레이스(Marketplace of Algorithms)’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자신들의 수익 모델에 대해 암시했습니다.

블루스카이의 제이 그레이버(Jay Graber)가 홈페이지를 통해 Marketplace of Algorithms에 대해 간략히 설명합니다.

알고리즘의 마켓플레이스는 사업자, 광고주들에게도 자유를 부여하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목적에 가장 적합하게 서버를 이용 및 개발할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일반 사용자들과 비슷한 처지에 놓이는 것입니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방식이기에 해당 수익 모델이 성공적으로 작동할지는 불확실합니다.

초대장 시스템의 한계로 실제 사용자 수도 매우 적습니다. 블루스카이 사용자 수는 5월 초 기준으로 72,000명 정도입니다. 확장을 위해선 네트워크 효과가 필수적인 소셜미디어에게 초대장 시스템과 그로 인한 적은 사용자 수는 소셜미디어의 성장에 방해가 될 수 있습니다.

현재 블루스카이의 장점(건전함, 자유로움 등)도 단순히 사용자가 적기 때문에 존재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등 (거칠게 말해서) 오염됐다고 평가 받는 소셜미디어들도 사용자가 적던 초기에는 지금의 블루스카이처럼 안전하고 깨끗하단 평가를 받았습니다. 소셜미디어가 깨끗하다는 평가를 받는 건 오히려 재정적으로 불건전하단 뜻일 수 있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AT프로토콜이 제공하는 자유가 실용적인지도 의문입니다. 아직 AT프로토콜을 사용하는 서비스가 사실상 블루스카이뿐이기 때문입니다. 해당 기능은 오히려 메타가 잘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도입부에서 언급한 메타의 신규 소셜미디어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과 상호작용 가능하다’고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블루스카이는 새 시대의 소셜미디어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클럽하우스나 tbh, 최근 본디까지 소셜미디어의 흥망성쇠는 워낙 눈 깜짝할 새 시작했다 끝납니다. 따라서 블루스카이의 성공 가능성도 보수적으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블루스카이가 선보인 새로운 기술은 어떻게든 앞으로의 소셜미디어들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메타의 신규 앱이 등장하면 분산형, 그리고 각 서비스 간 연동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질 텐데요. 블루스카이가 과연 그때까지 인기를 유지해 트위터와 진지한 경쟁을 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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