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쓰리'와 '송가인'의 여름대결

뉴미디어 시대, 소통 관점에서 바라본
MBC '놀면 뭐하니'와 KBS '악인전'

올 여름, 유난스러운 무더위가 예상됩니다. 코로나까지 겹쳐서 어수선한 시절,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들은 여름을 겨냥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달래고 인기를 얻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눈길 끄는 두 가지 실험, ‘싹쓰리’(MBC 놀면뭐하니)와 ‘송가인’(KBS 악인전)의 새로운 도전이 있습니다. 둘 다 의미있고, 즐거운 실험인데요. 뉴미디어시대, 쌍방향성의 관점에서 둘을 비교하면서 이용자들과 함께 콘텐츠를 완성해가는 열린 포맷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눠보고자 합니다.

KBS '악인전' 과 MBC '놀면 뭐하니'

먼저 MBC의 '놀면 뭐하니'를 살펴볼까요.
앞서 유재석이 '유산슬'의 트로트 신곡으로 등장했을 때보다 기세가 더 세진 듯 합니다. 이효리와 비의 합세 덕분도 있지만, 박문치 등 젊은 감각이 덧씌워진 게 주효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박문치의 BTS '작은 것들을 위한 시' 리믹스 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좀 더 눈길이 가는 대목은, 김태호PD의 유튜브 활용 전략입니다.

MBC '놀면 뭐하니'의 로고 (유튜브 채널 아트도 동일하다)

무한도전 이후 휴식기를 가진 뒤 2019년 6월 김태호PD의 복귀작이 '놀면 뭐하니'였죠. 당시 릴레이카메라는 새로운 포맷실험 측면에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연예인 네트워크의 범주 속에서 차별적인 요소가 크게 나타나진 않았다는 평이 많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즉흥적이고 의외적인 발견의 재미를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그런 성과는 미흡해 보였죠. 이후, 유플래쉬와 뽕포유(유산슬), 방구석콘서트 등 음악을 접목한 열린 포맷의 콘텐츠 실험이 이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6월 21일 현재 '놀면뭐하니' 채널의 구독자수는 67만명 수준. 방송과 유튜브를 적절히 버무리려는 다양한 시도는 있었지만, 아직 본격적이진 않은 느낌입니다. 이번 싹쓰리는 이용자와의 소통을 조금 더 본격화하는 움직임으로 이해됩니다. 당장 '싹쓰리' 이름도 '유튜브 라방(라이브방송)'을 통해 이용자로부터 아이디어를 얻고 같이 결정을 했지요. 물론 이 자체가 아주 새롭진 않습니다. ‘마리텔’을 차용한 느낌도 살짝 있고요. 그럼에도, 성장드라마를 쓰듯 완성해가는 흐름이 이용자들에게 적절히 어필하고 있는 분위기는 확실히 감지됩니다.

[놀면뭐하니? 예고] 싹쓰리의 첫 커버곡 ㅣ YouTube

예고 영상인데 하루만에 100만 조회수가 넘었고, 댓글도 1,600개 남짓으로 호응이 높은 편입니다.

"솔직히 용두사미 되는거 아닌지 걱정했는데 시간 지날 수록 케미가 더 좋아지네 태호형 효리누나한테 한번만 더 질척거려줘요 ㅠㅠ스키장을 강타할 겨울 노래 하나 더 갑시다."(ANEW)

"나 중2인데 재석님이 좋아하시는 그 비피엠 있는 댄스곡이 젤 좋다.. ㅠㅠ 요즘 슬의 때문에 옛날 곡들 뜨고 있어서 주변 애들도 옛날 댄스곡 틀면서 놀고 춤추는데ㅜ"(햄스터)

이미 지난해부터 유튜브에서 '온라인 탑골공원'이란 별칭도 붙을 정도로 SBS와 KBS 등의 예전 음악프로그램 스트리밍 방송이 인기를 끌던 차에 최근 드라마 '슬의생' 덕분에 90년대 음악에 대한 친밀감이 높아진 덕분이기도 하겠다는 풀이가 가능해 보입니다.
(개인적으로도, '그 여름을 틀어줘'는 제법 와 닿았고 왠지 올 여름 분위기에 제법 잘 어울릴 듯 합니다. 찾아보니, 비슷한 생각을 하는 분이 많아서인지 이 음악만 따로 편집해서 유튜브에 올린 분도 있고 조회수도 상당하네요.)

'비룡'이 개인 소셜미디어에 방송 내용을 조금씩 올리는 걸 두고 유재석과 이효리가 타박하듯 하면서 놀리는데... 사실 소셜 채널을 통해 이용자 소통을 하는게 더 화제성을 높이고 시너지가 날 것은 뻔한 이치입니다. 제작진이 그걸 모르진 않을테지만 강제하기 어려운 부분일 듯 합니다. 비룡의 SNS 이미지를 중간중간 활용하며 입맛만 다시는 걸로 보입니다. 기획 측면에서 아예 적절한 장치를 통해 잘 녹여내면서 '크로스 플랫폼 실험'을 본격적으로 해보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한편, KBS '악인전'의 송가인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상민의 프로듀싱으로 송가인의 힙합곡 리메이크 작업을 도전하는 프로젝트입니다. 리메이크곡은 제시의 '2020 인생은 즐거워'입니다. 실제 송가인이 팬심을 갖고 있는 제시가 등장하고 김요한 등이 협업을 하며 본격 '히트곡' 제조에 나서고 있고 흥행조짐이 엿보입니다.
이상민의 재도전도 프로젝트내 중요한 한 줄기입니다.
5월에 등장한 무대 하나. '상마에표 한 많은 대동강'으로 이름 붙여졌네요. 송가인의 노래가 한층 구성지고 강합니다. 김요한의 랩과 아쟁 연주의 결합도 인상적입니다.

악인전: 상마에표 한 많은 대동강 ㅣ YouTube

다만 악인전의 온라인 접근성은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집니다.
유튜브에선 단독 채널이 없고, KBS 예능채널에 일부 영상들이 올라 있는데요.
'악인전 송가인 제시'와 같은 키워드로 유튜브 검색을 하면 상위 영상 다수는 송가인 팬으로 추정되는 개인 채널이 여럿 올라 있는 상황입니다. 이 경우 영상은 저작권 이슈로 적당한 이미지컷만 있고 오디오만 방송분을 살려서 재생되는 식이죠. 네이버TV에는 프로그램 채널이 따로 개설돼 있네요. 재생수는 낮은 편이지만, 그래도 댓글은 무척 활발합니다.

송가인x제시x김요한 인생은 즐거워 l Naver TV

댓글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긍정적이고 응원 메시지가 많습니다.
대부분 송가인 팬심이 두드러지는 경우가 많고 작성자 중에는 중장년층도 제법 있어 보입니다. 이를테면 아래와 같은 댓글에서 그런 점을 엿보게 됩니다.

"송가인님 이니었으면 내가 어떻게 보석같은 요한이 제시를 알까. 가인님과 함께하는 요한 제시 ...응원할께요"(suab****)

상대적으로 함께 의견 개진하면서 채워가는 느낌보다는 관전자로서 박수치며 응원하는 분위기가 완연한 셈이죠. 앞서 '크로스 플랫폼 실험'을 언급했던 것처럼 이용자 소통을 시도하며 확장성을 도모해보는 건 어떨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입니다.

물론 이런 쓴소리는 TV 환경에 맞춰 최선을 다하고 있는 제작진 입장에선 살짝 억울할 수 있는 지적일 겁니다. 방송도 제대로 해내기 어려운 상황인데 뉴미디어 실험까지 제대로 해보라고 채근하는 셈이 되니까 말이죠. 그런데 이미 그렇게 다양하고 새로운 재미를 기대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는게 현실임을 감안하면 불가피한 고민으로 여겨집니다.
(사실, 김태호 PD의 예능 실험은 MBC내에서도 상당한 '특급' 지원을 하고 있기에 가능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위의 두 도전은 올 여름 주변에서 끊임없이 들리는 노래와 함께 계속 이어질 듯 합니다. 그와 함께 TV에 머물거나 가두지 않고, 쌍방향성을 활용한 ‘Cross-Platform format’ 내지 ‘열린 포맷’의 콘텐츠 실험이 좀 더 촉진되는 계기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 큽니다.

사족.
관련 키워드로 네이버 검색을 해보면 콘텐츠 흥행여부의 힌트가 엿보입니다. 네이버 지식iN에 올라온 질문 가운데 요런 게 있습니다.

'악인전에 나온 송가인 신발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놀면 뭐하니에 이효리가 입고 나온 빨간색 의상은 어디서 파는 제품인지 궁금해요'

젊은 층의 흡인력이 높다는 것이고, PPL이 잘 먹힌다는 신호이겠고, 선순환이 가능해진다고 풀이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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