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2/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일론 머스크는 2023년 FSD V12가 인간보다 더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을 것이라 주장했다. 그리고 2023년 8월 26일 일론 머스크는 직접 새로운 FSD V12 알파의 시운전(demo driving) 라이브 방송을 통해 FSD V12 알파의 놀라운 가능성을 세상에 공개했다. 이 라이브 방송 중 ‘일단 정지 표지(Stop Sign)’에도 차량이 멈추지 않고 계속 앞으로 달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를 한국 일부 언론과 다양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자율주행의 한계로 분석하고 있으나 이는 잘못된 해석이다. 이번 시운전 라이브 방송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글은 FSD V12에 전면 도입된 이른바 End-to-End AI가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자세히 설명하면서 테슬라의 현단계 자율주행 기술 수준을 분석하고 있다. 이를 위해 먼저 이번 라이브 방송의 하이라이트를 요약하고, 이어서 여기에 등장한 다양한 기술 개념을 설명한다.

휴리스틱 코드를 제거한 End-to-End AI

일런 머스크는 시운전 당시 FSD V12 버전은 충분히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만 도입될 것이며, 더 이상 베타 버전이 아닌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FSD는 더 이상 30만 줄(lines) 이상의 코드로 프로그래밍된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신경망 인공지능으로 8대의 카메라에서 입력된 영상을 처리하여 차량을 제어한다. 여기서 30만 줄 이상의 코드는 이른바 휴리스틱 코드(heuristic code)를 지칭한다. 휴리스틱은 문제를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경험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전통적인 소프트웨어의 접근 방식에 속한다. 아래 그림에서 Traditional Programming으로 표현될 수 있다. FSD V11까지는 30만 줄 이상으로 구성된 휴리스틱 코드가 존재했다. 이 코드에는 무수히 많은 규칙(rules)이 사전 입력되어 있다. 그리고 8개의 카메라가 수집하는 많은 양의 데이터를 정제 및 분석하는데 이른바 컴퓨터 비전(computer vision)이라는 기술이 이용된다. 이 인공지능 기술로 분류된 데이터는 30만 줄 이상의 코드로 구성된 전통 소프트웨어에 입력(input)된다. 이 과정을 거쳐 결과값(output)으로 나오는 것이 테슬라 차량을 제어(control)하는 답(answers)이다. FSD V11까지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은 전통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의 합작품이었다. 전통 소프트웨어를 삭제하고 순수 인공지능 기술만으로 작동하는 것이 FSD V12다.

그림 1. 전통 소프트웨어와 기계학습의 차이 (출처: 2019년 구글 I/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