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저널리즘-수용자 관계 이론적 재조명과 연구 동향
저널리즘과 수용자 간의 관계는 저널리즘 연구와 실천에서 핵심적인 개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다수 연구자들은 저널리즘이 관객과의 상호작용을 통해서만 의미를 갖는다고 공감하며, 수용자를 “저널리즘의 구성적 일부”로 규정합니다(Loosen et al., 2020; Loosen and Schmidt, 2016). 특히 디지털화가 가속화되면서 이 관계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었으며(Heise, 2014; Loosen et al., 2020), 최근 ‘디지털 저널리즘’ 분야에서 ‘수용자 전환(Audience Turn)’이라는 연구 흐름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Hess et al., 2022).
하지만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저널리즘-수용자 관계를 포괄적으로 이론화한 연구는 드물며(Meusel, 2014), 특히 디지털 시대의 상호작용과 참여 가능성을 반영한 체계적인 이론 틀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이 연구(The journalism-audience relationship in the digital age: A theoretical literature review)는 2000년 이후 독일어 및 영어로 출판된 동 분야 학술 문헌을 체계적으로 분석하여 디지털 시대 저널리즘-수용자 관계에 대한 다양한 이론적 개념화를 비교·분석하고, 향후 연구 방향에 시사점을 제시합니다.
디지털화 이전에는 저널리즘-수용자 관계가 주로 일방향적 소통에 기반했으며, 뉴스 매체들은 수용자의 정체나 선호도를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습니다(Engelke, 2019; Wilhelm et al., 2021). 그러나 디지털 기술은 기자와 수용자 간 직접 교류를 가능하게 하였고(Holton et al., 2016),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 유통과 대중 참여가 확대되는 ‘네트워크 저널리즘’ 현상을 촉진했습니다(Van der Haak et al., 2012). 인공지능 또한 신뢰 구축 및 관계 강화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등(Robertson and Ridge-Newman, 2022), 저널리즘과 관객 간 거리는 점차 좁아지고 있습니다(Wilhelm et al., 2021).

이러한 변화 속에서 관객은 단순 수용자가 아니라 언론 비즈니스 유지에 필수적인 존재로 인식되며(Costera Meijer and Groot Kormelink, 2019), 참여형 저널리즘(Singer et al., 2011), 상호적 저널리즘(Lewis et al., 2014), 관객 참여(Bruns, 2017) 등의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참여 의지는 제한적이며(Loosen et al., 2020), 혐오 발언 등 ‘어두운 참여’ 문제도 대두되어 일부 매체에서는 상호작용 기능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습니다(Engelke, 2023).
이 연구는 체계적 문헌 검토 방법을 통해 총 104편의 관련 출판물을 선정·분석하였으며,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시대 저널리즘-관객 관계를 다루는 주요 연구 흐름과 이론적 접근법을 다음과 같이 분류하였습니다.
연구 흐름 | 주요 내용 | 대표 연구자 및 사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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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 참여(Audience Engagement) | 언론이 수용자와 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하는 방법 탐구 | Bruns (2017), Ferrucci et al. (2020) |
상호 기대(Expectations) | 기자와 수용자 간 상호 기대와 그 충족 여부 분석 | Loosen et al. (2020), Wilhelm et al. (2021) |
미디어 신뢰(Media Trust) | 신뢰 형성과 그 기능성 평가 | Müller (2018), Xia et al. (2020) |
참여(Participation) | 수용자의 적극적 저널리즘 참여 정도 탐색 | Engelke (2019), Wang (2016) |
기자 역할(Journalistic Roles) | 기자의 역할 인식 및 수행 방식 분석 | Mellado and Van Dalen (2017), Loosen et al. (2020) |
디지털화(Digitalization) | 디지털 기술 변화가 관계에 미치는 영향 탐구 | Fincham (2021), Spyridou et al. (2013) |
X-저널리즘(X-Journalism) | 새로운 보도 양식과 이에 따른 관계 변화 고찰 | Lough and McIntyre (2021) |
특히 이 연구는 이 중에서도 ‘저널리즘-수용자 관계’를 주제로 삼아 심층적으로 이론 모델링을 시도한 문헌들을 집중 분석하였습니다. 그 결과 총 13가지 개념화 모델을 확인하였으며, 이를 여섯 가지 범주로 분류하였습니다.
개념화 유형 | 대표 연구자 | 주요 이론 및 설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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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론적(Discursive) | Li & Hellmueller (2017); Mellado & Van Dalen (2017) | 보르디외 필드 이론 등 사회 내 권력·위치 협상 과정으로서 관계 해석 |
기대 기반(Expectancy-based) | Loosen & Schmidt (2012); Meusel (2014); Wilhelm et al. (2021) | 상호 기대와 인식에 따른 사회적 상호작용 모델 |
기술 매개(Technological) | Heise (2014) | 행위자 네트워크 이론 기반 기술 매개자로서의 중재자 역할 강조 |
네트워크 지향(Network-oriented) | Lewis et al. (2014); Neuberger (2018); Kramp & Loosen (2018) | 네트워크 내 상호작용과 호혜성에 기반한 관계 |
기생사회적(Parasocial) | Claessens & Van Den Bulck (2015); Schramm (2007) | 일방향적 감정 교류인 기생사회적 상호작용 및 관계 |
전략·조직적(Strategic-organizational) | Badham & Mykkänen (2022) | 조직-공중 관계 이론 적용, 전략적 유지 및 강화 목표 중심 |
담론적 접근은 권력관계와 사회 내 위치 협상을 통해 저널리스트와 관객 간 동적인 정체성 형성과 구분 작업을 설명합니다(Li and Hellmueller, 2017; Mellado and Van Dalen, 2017). 기대 기반 모델은 시스템 이론과 동태적 거래 접근법을 결합해 상호 기대 충족 여부에 따라 포함 거리(inclusion distance)가 조절되는 사회적 관계로 정의합니다(Loosen and Schmidt, 2012; Meusel, 2014). 특히 기대 위반 이론(EVT)은 반복되는 상호작용 속에서 기대 충족 여부가 긍정·부정 결과를 낳으며 관계 재평가를 촉진한다고 설명합니다(Wilhelm et al., 2021).
기술 매개 모델은 소셜미디어 등 ‘중개 기술’이 인간 행위자 사이에서 권력 구조를 재편하고 새로운 형태의 중재자로 작동함을 강조합니다(Heise, 2014). 네트워크 지향 모델은 직접·간접·지속형 호혜성을 통해 신뢰와 공동체 의식을 구축하며 디지털 환경에서 새로운 관계 맥락을 제시합니다(Lewis et al., 2014; Ostertag, 2020). 기생사회적 개념은 미디어 인물과 수용자 간 비대칭 감정 교류를 중심으로 하며 감정적인 유대감 형성을 설명합니다(Claessens & Van Den Bulck, 2015). 전략·조직적 접근은 언론 조직이 이해관계자로서 관객과 전략적으로 관계를 관리하는 방식을 다룹니다(Badham and Mykkänen, 2022).
이 연구는 이러한 다양성을 바탕으로 향후 다음 영역에서 추가 연구가 필요함을 제안합니다. 첫째, 페이스북이나 틱톡 같은 제3자 플랫폼 등 기술 중재자의 역할 확대에 대한 심층 분석 필요성입니다. 둘째, 디지털 시대 개인 간 인터랙션 가능성이 증가한 점이 기존 모델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기에 이에 대한 통합적인 이해가 요구됩니다. 셋째, 기자와 관객 모두가 속한 조직이나 네트워크 맥락이 어떻게 상호작용에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할 필요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서로 다른 기대들이 어떻게 형성되고 충돌하는지에 관한 심층적인 조사가 필요합니다.
이 연구의 문헌 검토는 독일어 및 영어권 출판물 중심이라는 한계를 가지지만, 제도권 저널리즘 시각에서 바라본 다양한 개념화를 종합하여 향후 학문 발전 방향에 중요한 토대를 제공합니다. 건강한 저널리즘-수용자 관계는 혐오 발언이나 허위 정보 확산 같은 디지털 시대 민주주의 도전 과제 극복에도 필수적인 요소임을 본 연구는 강조합니다.
참고 문헌
- Engelke KM (2023). Metajournalistic discourse on participatory journalism: examining a decade of coverage in trade magazines. Journalism and Media 4(2): 612–630.
- Loosen W, Schmidt J-H (2012) (Re-)discovering the audience: the relationship between journalism and audience in networked digital media. Information, Communication & Society 15(6): 867–8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