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유료 구독의 정체기를 맞고 있다고들 합니다. 사실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데요. 벌써부터 천장이 보인다는 아우성이 들려오곤 합니다. 저는 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디지털 뉴스나 콘텐츠에 지불 경험이 있는 비율이 10% 남짓에 불과한 우리나라에서 벌써부터 이런 아쉬운 소리가 불거지는 건 분명 이른감이 있습니다. 해법 모색에 소홀한 측면도 있을 것이고요. 하지만 이를 마주한 당사자들은 결코 저와 같은 생각은 아닐 겁니다. 그만큼 어려운 작업이라는 얘기입니다.
노르웨이에서 흥미로운 논문 하나가 발표됐습니다. '젊은층이 유료구독을 부담으로 느끼는 이유'에 대한 질적 연구였습니다. 아시다시피 북유럽은 디지털 콘텐츠에 유료 지불 경험이 상당히 높은 지역입니다. 디지털 뉴스 리포트 2023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전세계에서 온라인 뉴스에 지불한 경험이 가장 높은 국가입니다. 평균보다 17%나 높게 나타납니다. 이러한 지역을 뉴스 유료구독의 성숙 지역이라고 부르기도 하죠.
노르웨이의 젊은층(26세~30세)들은 유료 구독에 대한 부담과 피로를 느끼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는데요. 연구자들은 이들 집단이 뉴스에 유료 지불 의사를 내비치지 않는 이유를 3가지로 유형화했습니다.
- 뉴스의 독점성 부족 : 비슷한 뉴스를 다른 곳에서 무료로 찾아볼 수 있을 것이라는 느낌을 갖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 위해 이곳저곳을 뒤지고 소셜미디어의 댓글을 보기도 한다고 합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너무 독점적이면 그래서 다른 언론사들이 다루지 않으면 중요하지 않은 뉴스라고 이해하기도 한답니다.
- 구독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비된다 : 실험에 참여한 젊은층들은 보조금을 받고 한 달 가량 유료구독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은 돈을 들인 만큼 꼼꼼하게 기사를 읽어야 하는데, 이게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합니다. 즉 돈을 낸 만큼 이를 그 가치를 회수하기 위해서라도 뉴스 읽기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하는데, 그러한 방식은 "소모적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 매력적이지 않은 페이월 모델 : 노르웨이 언론사들은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미터드 페이월 혹은 프리미엄 페이월 방식으로 운영이 되는데요. 이러한 페이월 시스템이 젊은층들의 일반적인 습관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즉 한 달에 2-3건을 읽는데, 그에 비례해서 과금하는 모델이 아니라면 다소 높은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고 보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