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X(Digital Transformation, 디지털 전환)가 한창 유행하더니 요즘은 AX라는 단어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너도나도 AI를 외치다 보니, 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를 잡고 있는 듯 보입니다. 실제로 현장 기자들이나 언론사 고위 인사를 만나보면, 사내에 AI TF를 구성했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습니다. 절박하게 그리고 절실하게 AI를 사내에 도입하려는 흐름으로 읽히기도 했습니다.

대체 AX란 뭘까요? 우리는 DX를 대략 다음과 같이 정의를 내린 적이 있습니다.

독자들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 등을 도입하여 아날로그 형태의 뉴스 제품, 서비스, 조직 운영방식을 디지털 형태로 전환하는 것이다.

사실 DX에 대한 관심은 언론사 내 CMS(콘텐츠 관리 시스템)로 집중된 측면이 있습니다. 종이신문, 즉 인쇄에 최적화한 CTS를 걷어내고 '디지털 우선'(Digital First)을 위한 발걸음을 내딛기 위해 생산 도구를 디지털화 하는 작업이 우선시 돼 왔죠. 그래서 요 몇 년 사이 국내 언론사들 사이에선 CMS 개편이 열풍처럼 번졌습니다. 지금도 뒤늦게 진행하고 있는 곳들이 적지 않습니다. 언론사들이 생산하는 핵심 제품, 즉 뉴스라는 저널리즘의 결과물을 디지털에 최적화하기 위해선 CMS라는 제작 시스템의 혁신이 반드시 필요해서였습니다.

물론 CMS가 과도하게 주목을 받은 측면도 있긴 합니다. 워낙 낙후됐던 기술 영역이었기에 더 관심을 받기도 했었죠. 뉴욕타임스의 디지털 퍼스트 전략도 영향을 미쳤을 겁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간과됐던 요소가 있습니다. '독자'입니다. DX의 핵심 목표는 독자들에게 더 품질 높은 정보와 저널리즘을 제공하는 것입니다. CMS 개편은 이러한 목표의 하위 작업이지만 결과적으론 주객이 전도된 사례들이 더 많았습니다. CMS 개편으로 독자들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한 언론사들이 많지 않았던 건 아쉬움으로 남는 대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