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의 애플, 새로운 시도
지난 13일에 있었던 애플의 아이폰12 발표행사는 코로나19로 인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하는 가상발표 형식을 사용했다. 스티브 잡스와 함께 시작된 애플의 WWDC나 제품 발표행사는 마치 유명 영화상 시상식처럼 잘 작성된 대본과 연습으로 이루어진 공연에 가깝다. 그렇다보니 등장인물도 중요해진다. 스티브 잡스 때야 잡스가 주인공이었고, 다른 임원과 기술인력은 잡스가 발표한 제품의 기능들을 설명하기 위해 조연으로 등장했다.
하지만 팀 쿡이 CEO가 되면서 변화가 나타났다. 도입부와 제품, 서비스 소개를 CEO가 하는 건 여전하지만, 각 발표자의 시간도 눈에 띄게 늘어났고, 무엇보다 여성과 비백인들의 참여가 크게 늘어났다. 과거 백인 남성 일색이었던 발표자들로 비판을 받았던 것과 비교하면 큰 변화다. 본인이 성소수자이기도 한 팀 쿡은 민권의 상징인 로버트 케네디를 자신의 우상이라고 말할 뿐 아니라 로버트 케네디 인권재단의 이사로 활동할 만큼 다양성과 민권에 민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