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iefing] 2024 다보스 포럼, “경제 위기와 국제 갈등 올해도 여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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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 포럼)이 막을 내렸습니다. 다보스 포럼에서 논의된 경제 및 정치 쟁점들을 간추려 정리했습니다.

세 줄 요약
1. 올해 다보스 포럼은 경제 문제를 넘어 국가 분쟁 및 지정학적 이슈도 집중 논의됐습니다.
2. 국제 경제 회복에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3. AI는 여전히 주요 주제로 논의되었지만, 산재한 위험에 대한 경고가 이어졌네요.

1. 다보스 포럼의 변화

전통적으로 경제 문제를 중심으로 열리던 다보스 포럼이 경제 뿐 아니라 지정학적 이슈에 주목하면서 변화의 중심지로 부상했습니다. 스위스 리(Swiss Re)의 CEO 크리스티안 멘탈러는 "1차 냉전 이후 경제는 주로 금융의 힘에 의해 좌우되던 세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WSJ

논의 지형의 변화 이유로는 팬데믹,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미중 경쟁 격화로 인한 탈세계화의 대두 등이 제시됐습니다. 각국 정부가 점점 더 자국 산업에 자원을 집중하는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화의 지배적 추세가 변화하고 있다는 시그널이라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2. 여전한 경제 위기

WEF에서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56%의 세계 경제학자가 올해 세계 경제 성장 동력이 약해질 것이라 진단했습니다. 특히 유럽의 전망이 좋지 못하다는 분석이 이어졌는데요, 특히 77%의 경제학자는 올해 유럽 경제가 ‘약한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반면 미국의 경우 ‘중간 수준’ 이상으로 성장할 거란 응답이 과반(56%)이었으나, 이 또한 직전 조사보다 20%포인트 넘게 하락한 결과입니다.  WEF 조선일보

©WEF

미국의 조기 금리 인하도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습니다. 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CEO와 골드만삭스의 데이비드 솔로몬 CEO는 중동 정세와 미국의 부채 문제 등을 언급하며 '인플레이션 고착화' 가능성을 주장했습니다. 특히 다이먼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테러, 양적 긴축의 영향 등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며 미국 경제에 대해 2년 동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인 크리스틴 라가르드 또한 금리 인하 시점을 여름 이후로 제시하며 금리 인하를 더 지연시켜야 할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의 소매판매와 물가상승률 지표도 아직 경제 회복을 예측하기는 이르다는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이로 인해 연방기금(Fed)이 오는 3월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이 59%로 낮아졌고,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최고치인 연 4.12%로 상승했습니다. 한국경제

경제적 리스크의 주요 요인으로 트럼프의 재집권 가능성이 꼽히기도 했습니다. 국제금융연구소의 팀 아담스 소장은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미국이 보호주의와 고립주의로 후퇴할 가능성이 널리 퍼져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미국의 '안티 글로벌' 성향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는 예측입니다.

3. 지정학적 문제가 경제 위기로

이번 포럼에서는 경제 위기의 원인을 미국과 중국 간 패권 경쟁 격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및 이스라엘·하마스 전쟁과 같은 지정학적 갈등에서 찾는 전문가들도 많았습니다. 특히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한 글로벌 경제 권역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습니다.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WTO 사무총장은 여러 국제 갈등을 언급하며 무역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겠다고 발표했습니다.

4. 여전한 중국의 영향력

지정학적 긴장 상태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과 관련한 지점에서 중국의 리스크 또한 강조됐습니다. 올해 치러진 대만 총통 선거에서 친미·반중 성향의 라이칭더 후보가 당선됐는데요. 첨단 마이크로칩 생산이 대만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글로벌 기술 산업이 중국의 군사적 또는 경제적 강압으로 인한 공급 중단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는 분석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지난 가을부터 미중 관계에서 화해의 신호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5. 올해도 역시 AI

AI에 대한 논의는 여전히 활기를 띠었습니다. OpenAI의 CEO인 샘 올트먼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인텔, 퀄컴 등 여러 기업들이 모였습니다. 샘 올트먼은 높은 품질의 적은 양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AI를 학습시키는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는데요, 이를 "생물학을 공부할 때 모든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최근 몇 권을 읽고 학습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비유했습니다. 또한 범용인공지능(AGI)의 상용화를 준비하고 이를 위한 모델을 찾고 있다며 인간 수준의 작업을 수행하는 AI를 개발하는 데 많은 고민과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연합뉴스

6. AI의 또 다른 미래

AI 기술 발전에 따른 경제 생산성 향상 전망에서는 고소득·저소득 국가 간 격차가 드러났습니다. AI가 앞으로 5년 안에 경제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전망에서 고소득 국가는 94%로 높은 가능성을 보였으나, 저소득 국가는 53%에 불과했습니다. 로이터는 이러한 분석에 대해 “AI가 세계 경제의 불평등을 유발한다는 뜻”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지난해와 비교해 AI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점치기 어렵다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있었습니다. 클라우드 플레어의 CEO인 매튜 프린스는 향후 몇 달이 'AI의 침체기'처럼 느껴질 수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여전히 가짜 뉴스로 인한 미디어의 위협, 지식재산권과 라이선스 문제, 보안 문제 등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남아있어 리더들이 생성AI 수용을 주저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Reuters

7. 기후위기, 아직도 충분히 논의되지 못해

여전히 세계 각국이 기후위기 대응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특별 연설에서 "전 세계가 기후위기에 맞서 함께 행동할 힘이 없는 것 같다"며 "기후 붕괴는 시작됐고 각국은 탄소 배출량을 늘리는 데 열중하는 모습"이라고 발언하기도 했습니다. 연합뉴스

기후변화 대응책으로는 화석연료 보조금 활용, 민간 투자를 토한 탈탄소화 등이 제시됐습니다.


마지막으로 WEF에서 발표한 2024 글로벌 리스크 리포트를 소개하며 브리핑을 마칩니다. 올해 다보스 포럼에서도 다음의 내용들이 중점적으로 논의됐습니다. Report

©WEF

리포트는 향후 2년간의 세계 전망에 대해 대체로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위험 인식 설문조사(GRPS)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대다수가 높은 불안정성과 글로벌 리스크를 예상하고 있으며, 특히 기상이변과 같은 환경적 위험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리포트는 다음의 네 가지를 통해 향후 10년의 글로벌 리스크를 설명합니다.

  • 기후 변화
  • 인구학적 분화
  • 기술 가속화
  • 지정학적 변화

사회 양극화, 경제적 압박, 기술적 위험이 강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 양극화는 3대 리스크로 꼽혔으며, 잘못된 정보와 허위 정보가 증가하여 선거와 사회 불안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측 또한 강조됐습니다.

지정학적 긴장, 무력 충돌, 기술 발전이 초래하는 안보 위협에 대한 경고도 있었습니다. 국가 간 무력 충돌은 분쟁 전염과 분쟁의 국제화에 대한 우려와 함께 가장 높은 위험 순위를 차지했습니다. 특히 AI 개발에서 기술과 지정학이 얽혀 격차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습니다.

국제 거버넌스는 이념적, 지정학적 격차로 인해 계속되는 어려움을 겪을 전망입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같은 국제 분쟁이나 국제 질서 분열 등 지정학적 균열이 계속될 것입니다. 리포트는 지역화된 전략, 연구 개발의 획기적인 노력, 국경을 초월한 협력을 강조하며 끝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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