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앵귈라처럼 될까…트럼프의 SI 선언에 뜬 슬로베니아
🇺🇸 트럼프 “AI 말고 Super Intelligence”
트럼프는 지난 9월 29일 행정명령을 통해 연방정부의 공식 문서·웹사이트·정책자료에서 AI 대신 SI를 사용하도록 지시했습니다. ‘Artificial’이라는 표현이 현재 기술의 능력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백악관은 최신 시스템이 단순히 인간 지능을 모방하는 수준을 넘어 인간의 창의성과 생산성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Super Intelligence’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습니다.
행정명령은 법률상 AI라는 기존 정의 자체를 즉시 폐기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가능한 범위에서 행정부가 공식 커뮤니케이션에 ‘SI’를 사용하도록 했고, 향후 별도의 연방 차원 정의도 마련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민간에서도 일부 호응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는 SpaceX의 AI 사업부 ‘SpaceXAI’를 ‘SpaceXSI’로 바꾸겠다고 밝혔습니다.
🌐 ‘SI’는 이미 슬로베니아의 주소?
이러한 조치에 따라 인터넷 주소 체계에서 .si가 이미 슬로베니아에 할당된 국가 최상위 도메인이라는 점이 갑작스럽게 주목을 받았습니다.
Register.si에 따르면 슬로베니아의 전체 .si 등록 도메인은 8월 말 약 19만개 수준이었지만 9월 말에는 약 24만 8,000개로 급증했습니다. 특히 9월 30일 하루에만 1만 1,331개가 새로 등록됐고, 10월 들어 증가 속도는 더 빨라졌습니다.

모든 신규 등록이 트럼프의 용어 변경 때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Super Intelligence’가 SI로 줄여 쓰이기 시작하면서, 향후 AI 기업이나 서비스 이름에 활용될 가능성을 보고 도메인을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가 몰렸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도메인은 공급이 제한된 디지털 자산이라는 특성도 있습니다. 짧고 직관적인 주소를 선점한 뒤 나중에 기업이나 창업자에게 비싼 가격으로 되파는 ‘도메인 투기’ 수요까지 붙을 수 있습니다.
💰 .ai로 대박 난 앵귈라의 재현?
비슷한 사례가 이미 있습니다. 카리브해의 영국령 앵귈라는 우연히 국가 도메인으로 .ai를 배정받았고, 생성형 AI 붐 이후 막대한 수익을 거두고 있습니다.
.ai 도메인은 2026년 초 등록 건수가 100만 개를 넘어섰고, 앵귈라 정부의 2025년 관련 수입은 약 7,000만~8,500만 달러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도메인 판매가 정부 재정의 중요한 수입원으로 자리 잡은 것입니다.
슬로베니아도 같은 흐름이 지속된다면 뜻밖의 글로벌 기술 붐의 수혜국이 될 수 있습니다. 트럼프의 ‘AI→SI’ 리브랜딩이 계속 확산되며 .si가 ‘슬로베니아’라는 지리적 의미보다 ‘Super Intelligence’라는 기술적 의미로 사용되기 시작하면, 전 세계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이 주소 확보 경쟁에 나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코어 에디터 (서울대 대학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