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변화 시도하는 영화관, 관객은 원하고 있을까?

영화관 홈페이지나 SNS에 접속하면 종종 보이는 문구가 있습니다. "메가박스/CGV/롯데시네마에서 생중계!"인데요. 유명 연예인의 팬미팅이나 공연, 대형 스포츠 이벤트를 현장이나 TV/OTT가 아닌 영화관의 대형 스크린으로 중계하는 겁니다.

이렇듯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비(非)영화 콘테츠를 '얼터 콘텐츠(Alter-content)'라고 부릅니다. 이름 그대로 영화를 대체하는 콘텐츠를 뜻합니다. 영화관에서 영화가 아닌 다른 걸 틀어도 될까요? 당연히 됩니다. 법적으론 아무 문제가 없으니까요. 그렇다면 영화가 아닌 다른 걸 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관객들은 영화관에서 영화가 아닌 콘텐츠를 보려할까요?

🎭 얼터 콘텐츠의 시작: 얼터 콘텐츠가 등장한 건 꽤 오래 전입니다. 미국과 유럽에선 2000년대 중반부터 오페라나 클래식 장르의 유명 공연예술 작품을 극장에서 생중계하기 시작했습니다. 해당 콘텐츠들은 수요가 많고 객단가가 높지만 한번에 수용할 수 있는 관객의 수는 물론 (물리적 거리 등으로 인해) 수용 가능한 관객도 한정적이란 단점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그렇기에 얼터 콘텐츠는 평소 유명 공연을 직접 보러가긴 어려웠던 관객들을 영화관으로 불러들이는 데 성공했습니다. 국내에서도 <Madam Butterfly>(2007년 2월 22일 호암아트홀), <La Boem>(2009년 9월 12일 메가박스) 등 유명 오페라 실황을 영화관에서 상영하기 시작했습니다.

👨‍👩‍👧‍👦 무엇이든 OK: 공연 실황이 대부분이던 얼터 콘텐츠는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변화했습니다. 이전까지 얼터 콘텐츠가 유명 공연의 IP 파워에 의존했다면, 팬데믹 이후 얼터 콘텐츠는 '생중계'할 수 있는 인기 행사면 무엇이든 스크린에 걸었습니다. 연예인 팬미팅이나 스포츠 빅매치는 물론, 게임 쇼케이스(메이플스토리)나 북토크까지 영화관에서 생중계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연스럽게 평소에 '영화를 보지 않는', '다른 취미를 가진' 사람들이 영화관을 찾는 계기가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