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다음은 집 전체…애플 ‘HomeView’의 생태계 확장 전략
🏠 집 안의 아이폰, HomeView
HomeView는 음악 재생과 FaceTime, 일정 확인, 스마트 조명·도어락·카메라 제어 등을 한 화면에서 처리하는 가정용 허브입니다. 가족 구성원의 얼굴을 인식해 메시지와 캘린더, 미리 알림 등 개인 정보를 각 사용자에게 맞춰 보여주고, 시리 AI를 통해 음성으로 집 안의 기기를 제어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 Echo Show나 구글의 스마트 디스플레이가 이미 비슷한 역할을 해왔고, 상당수 기능은 아이폰이나 아이패드에서도 가능하지만 애플이 내세우는 차별점은 연결입니다. 아이폰에 저장된 개인 맥락을 시리 AI가 활용하고, HomeKit과 Matter 기반 기기를 한곳에서 관리하며, 사용자는 별도 계정이나 앱을 만들지 않아도 됩니다. 결국 새로운 기기를 파는 것보다 기존 애플 이용자의 집 전체를 하나의 인터페이스로 묶는 것이 핵심입니다.
🔐 LG와 손잡고 카메라·도어락까지
애플은 HomeView와 함께 ‘Apple Home Collection’도 공개했습니다. LG전자와 공동 설계한 실내·실외 카메라, 비디오 도어벨, 스마트 도어락을 비롯해 Schneider Electric의 온도조절기와 센서 등이 포함됩니다. 모든 제품은 애플 홈 앱에서 바로 설정·제어할 수 있고, 별도 제조사 앱이나 계정도 필요하지 않습니다.
애플은 특히 개인정보 보호를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카메라 영상과 Home 앱 데이터는 종단간 암호화되고, 애플이나 협력 업체도 내용을 볼 수 없도록 설계됐다고 설명합니다. 스마트홈 시장에서 보안과 데이터 활용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돼온 만큼, 기존 아이폰에서 구축한 프라이버시 이미지를 집 안으로 확장하려는 전략입니다.
📉 잘나가던 주변기기 성장세는 둔화
이번 진출에는 새로운 성장 동력이 필요해진 애플의 사정도 있습니다.
애플워치와 에어팟, 애플 TV, HomePod 등을 포함한 ‘Wearables, Home and Accessories’ 사업은 2026 회계연도 3분기에 79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전년보다 6% 늘었지만, 지난 몇 년간 크게 성장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사업의 확장 속도는 둔화된 상태입니다. 같은 분기 맥 매출은 104억 달러, 아이패드는 62억 달러였습니다.

전체 애플의 실적이 나쁜 것은 아닙니다. 같은 분기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1,094억 달러로 6월 분기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한 상황에서 새로운 하드웨어 카테고리를 만드는 것은 장기적으로 중요합니다. 특히 지난 9월 존 터너스가 새 CEO에 취임한 이후 처음 등장한 대규모 제품군이라는 점에서도 HomeView는 새로운 애플의 전략을 보여주는 제품으로 볼 수 있습니다.
🤖 승부처는 결국 시리 AI
애플이 구글과 아마존보다 시장에 늦게 진입했음에도 스마트홈을 다시 노리는 배경에는 AI도 있습니다. 애플은 지난 9월 새 시리 AI를 출시했고, HomeView를 이를 집 안에서 항상 사용할 수 있는 첫 전용 하드웨어로 배치했습니다.
결국 애플이 스마트홈 시장에서 노리는 것은 또 하나의 화면을 판매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아이폰과 워치, 에어팟로 개인의 일상을 장악해온 애플 생태계를 이제 집이라는 공간 전체로 넓히려는 시도에 가깝습니다.
HomeView가 성공한다면 애플은 스마트홈 시장에 늦게 들어왔어도 기존 수십억 대의 기기와 사용자 관계를 활용해 빠르게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시리 AI가 기대만큼 유용하지 않다면, 이미 아이패드와 아이폰을 가진 이용자에게 299달러짜리 화면을 하나 더 사야 할 이유를 설명하는 일이 가장 큰 과제가 될 전망입니다.

더코어 에디터 (서울대 대학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