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히트곡’은 끝났다…알고리즘이 쪼갠 대중음악
과거라면 라디오와 TV 프로그램이 비슷한 음악을 반복해서 틀었기 때문에 반년 가까이 미국에서 1위를 한 노래를 피하기가 더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스포티파이, 유튜브, 틱톡 등의 개인화 추천이 각자에게 다른 음악 세계를 보여주면서 차트 1위와 모두가 아는 ‘메가 히트곡’ 간의 간극이 점점 더 벌어지고 있습니다.
🎵 24주 1위인데 “처음 들어본다”?
‘Choosin’ Texas’는 지난달 Mariah Carey의 ‘All I Want for Christmas Is You’가 갖고 있던 Hot 100 최장 1위 기록 22주를 넘어섰습니다. 9월 22일 23주째 1위를 기록하며 신기록을 세웠고, 현재 기록은 24주까지 늘어났습니다.
곡 자체의 인기가 부족한 것은 아닙니다. Hot 100은 스트리밍, 라디오 청취자 규모, 음원 판매를 합산하는 차트이고, ‘Choosin’ Texas’는 거의 1년 가까이 차트에 머물며 컨트리뿐 아니라 대중음악 시장 전반에서 강한 소비를 보여왔습니다. 현재 Billboard Global 200에서도 2위에 올라 있습니다.
그러나 Billboard 기자들조차 이번 현상을 2026년 대중문화의 ‘분절’과 연결해 설명합니다. Kyle Denis는 사람들이 각자 최적화된 알고리즘과 디지털 공간 안에서 콘텐츠를 소비하기 때문에, 엄청난 차트 기록과 개인이 체감하는 인지도 사이에 큰 차이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 라디오 대신 ‘나만의 추천’으로 음악 찾는다
실제로 대중들이 신곡을 발견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YouGov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보다 음악을 더 많이 듣는 미국 성인 가운데 59%가 스트리밍 서비스의 추천을 통해 새로운 음악을 찾는다고 답했습니다. 소셜미디어와 음악 블로그가 52%로 뒤를 이었고, 가족·친구 추천은 48%, 라디오와 음악 채널은 43%였습니다.

예전 라디오는 같은 지역의 수백만 명에게 같은 곡을 들려줬지만 스트리밍 서비스는 정반대로 움직입니다. 이용자가 컨트리를 듣지 않는다면 그 장르를 추천하지 않을 수 있고, 특정 취향을 반복해서 들으면 비슷한 음악만 계속 공급합니다.
즉 어떤 곡이 수천만 번 스트리밍돼도 그 청취가 모든 사람에게 넓게 퍼질 필요는 없어서, 한 집단이 아주 많이 듣는 것만으로도 거대한 히트곡이 만들어질 수 있는 구조가 된 것입니다.
🧩 ‘대중문화’가 아니라 여러 개의 대중문화
이 변화는 음악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과거에는 인기 TV 프로그램이나 라디오, 극장 개봉작처럼 많은 사람이 동시에 접하는 몇 개의 문화적 관문이 존재했습니다. 지금은 틱톡의 For You 피드부터 넷플릭스, 유튜브, 스포티파이 추천까지 대부분의 콘텐츠 플랫폼이 사람마다 다른 화면을 보여줍니다.
같은 나라에 살고 같은 플랫폼을 이용하더라도 서로 전혀 다른 문화적 사건을 경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한 사람에게는 수개월 동안 피드에서 끊임없이 등장한 노래가 다른 사람의 알고리즘에는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는 식입니다.
‘Choosin’ Texas’를 둘러싼 반응이 바로 이 지점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Billboard 관계자들은 이 노래를 모르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 자체보다, 이제는 원하지 않는 장르를 알고리즘이 사실상 완벽하게 피해갈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 앞으로는 ‘모르는 메가히트’가 더 많아질 수도
Billboard 1위의 의미도 조금씩 달라지고 있습니다. 차트는 여전히 어떤 음악이 가장 많이 소비됐는지를 보여주지만, 그 숫자가 곧 사회 전체의 공통 경험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스트리밍 시대에는 모두가 조금씩 듣는 노래보다 특정 집단이 엄청나게 많이 듣는 노래가 장기 흥행할 가능성도 커졌습니다. 개인화된 추천은 인기곡의 수명을 늘리는 동시에 그 노래가 다른 취향의 이용자에게 퍼지는 것은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알고리즘 시대, 대중문화가 변화하며 이제는 ‘국민 히트곡’ 대신 서로 다른 수많은 메가히트가 동시에 존재하는 시대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더코어 에디터 (서울대 대학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