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업계든 '가격'은 늘 뜨거운 감자입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특히 가격에 관한 논의가 활발한 영역이 있습니다. 바로 구독 서비스 분야입니다. 아마도 쿠팡이 최근 와우 멤버십 가격을 4,990원에서 7,890원으로 크게 인상했기 때문인 듯합니다. 일각에선 쿠팡의 가격 정책이 성공할지, 경쟁사에 미칠 영향은 어떨지 분석합니다. 어떤 기업은 쿠팡 등 다른 기업의 가격 인상 사례를 레퍼런스 삼아 가격 인상을 고려하는 곳도 있는데요. 그러나 기업마다 규모나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단지 성공한 사례라 해서 참조하는 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이에 관해 제가 일하는 곳에서 '쿠팡의 가격 인상 정책이 성공할지?'에 관해 분석한 적 있는데요. <더 코어> 독자 여러분께 공유드리면 논의가 더 풍부해질 듯해 이렇게 소개드립니다. 쿠팡의 가격 인상 사례를 쿠팡이란 기업의 특성과 쿠팡이 속한 시장의 상황 등을 고려해 바라봄으로써 성공적인 가격 인상의 조건을 함께 생각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기펜제?"

쿠팡의 가격 정책은 성공할 수 있을까요? 감히 추측컨대 “아마도 그럴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른 스타트업도 쿠팡처럼 가격 인상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수 있을까요? 아주 높은 확률로 “그렇지 않을 것”입니다. 가격 정책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요소는 다양합니다. 소비자의 WTP(Willingness to pay), 가격 인상 시 소비자의 이탈률, 경쟁사의 가격 정책 등이 있을 텐데요. 이 모든 요소를 전부 세밀하게 고려해야만 가격 정책의 성공 확률이 높아집니다. 쿠팡도 물론 위 요소를 꼼꼼히 고려해 가격 정책을 수립했겠지만, 이 글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그런 요소에 관한 건 아닙니다. 가격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대체효과와 소득효과, 그리고 쿠팡이 제공하는 재화의 특성인 *기펜재에 관해 말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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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펜제(Giffen good)는 가격과 수요가 비례하는 열등재를 뜻합니다. 기펜재는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가 증가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가 감소하는 독특한 성질을 가졌습니다. 현실에서 기펜재의 실제 사례를 찾긴 어렵습니다. 조건이 무척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증명하기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글에서 사용하는 ‘기펜재’ 역시, 엄밀하게 따졌을 땐 쿠팡은 열등재가 아니기에, 실제 기펜재의 정의에 들어맞진 않습니다. 따라서 열등재에 대한 가정은 제외하고, ‘가격이 오를 때 수요가 늘고, 가격이 낮아질 때 수요가 감소하는 특수한 재화’를 지칭하기 위해서 ‘기펜재’를 사용했다고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