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1990년 4월1일자 동아일보 기사입니다.

동아일보가 충정로 사옥 신축을 계기로 그려보던 21세기의 동아일보는 왜 오지 않았을까요? 정확히는 왜 그들이 전망한 ‘독자 맞춤형 터미널 신문'(언론사 전용 터미널)의 시대는 도래하지 않았을까요? 기술이 부족해서였을까요? 아니면 다른 기술이 개입해서였을까요? ‘맞춤 지면 신문’은 왜 개시되지 못했을까요? 기술의 부족 때문일까요 아니면 다른 요인 때문이었을까요?

동아일보는 1982년부터 이러한 뉴미디어 등장할 것이라고 확신을 하고 있었습니다. 1982년 이용수 기자가 쓴 기사 ‘컴퓨터 제작 스크린 지면 신문 제3, 제4세대로’의 가장 하단 문장을 보면 “신문사와 계약된 터미털을 가진 독자는 당일의 뉴스만이 아니라 과거의 신문까지 거슬러 올라가 자료를 찾을 수도 있고 신문사가 제공하는 각종 특별 프로그램도 제공받는 특전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1990년의 기사는 사실 이 기사의 재판이라고 보셔도 됩니다.

동아일보는 비판하거나 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당시의 다른 언론사들도 비슷한 시대가 올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었을 겁니다. 매일경제의 MEET, 한국경제의 KETEL은 그 전망을 구현하기 위한 원형이었다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오히려 동아일보는 10~20년 이후의 비전을 제시하며 신문의 청사진을 그려냈다는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