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0일 구글 I/O를 통해 구글 검색의 꼴이 달라진다는 사실을 확인하셨을 겁니다. 지난 2월27일 네이버 개발자 행사인 Deview에서 네이버의 검색 방식 또한 크게 변화할 것이라는 걸 눈으로 보셨을 겁니다. 현재까지 우리가 봐 왔던 검색 방식은 생성 AI와의 결합으로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태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아마 올해 하반기면 아래에 소개하는 형태로 사용자들은 검색을 하게 될 겁니다.
검색 결과창의 UI 변화는 곧장 뉴스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 검색창은 '완성된 문장'보다는 검색하고자 하는 '핵심 단어'의 나열을 주 입력 정보값으로 활용해 왔습니다. 인간-검색엔진의 일반적인 대화 방법이었습니다. 이 방식에 따라 해당 키워드를 품고 있는 언론사의 기사는 검색 결과물로 제시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이를 통해 자사 웹사이트로 사용자를 유입시키고 뉴스 소비하게 하면서 광고 수익을 창출했습니다. 검색 유입을 통한 트래픽은 그래서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입력 방식과 결과 제시 방식, 즉 사용자와 검색의 대화법에 근본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류 검색엔진들은 입력 정보값으로 '완성된 문장'을 받아들일 준비를 마친 상태입니다. 생성 AI결과값으로는 사용자가 기대하는 정확한 정답을 생성해 추론해 제시하고 제한된 링크만 나열하는 구조로 바꾸려고 하고 있죠. 이는 정보를 찾고 탐색하고 대화하는 방식의 큰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굳이 뉴스 전문을 찾아들어가지 않더라도 궁금증과 호기심, 요약 정보를 미리 파악할 수 있게 되는 겁니다. 실제 어떤 모양으로 바뀌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하면서 뉴스 산업에 미칠 영향을 가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구글 검색 어떻게 바뀌게 되나 : (1) 프롬프트창=검색입력창
구글부터 보겠습니다. 5월10일 구글 I/O 검색 세션에서 소개된 구글 검색의 변화 방향은 아래 캡처 화면을 통해서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입력창과 검색출력창을 구분해서 접근해 보시기 바랍니다.
입력창의 구조 변화
입력창의 모양새는 전혀 바뀌지 않습니다. 이전과 동일합니다. 아마 개편 초기엔 대부분의 사용자들이 기존 입력 방식대로 검색 행위를 시작할 겁니다. 하지만 서서히 변화를 겪게 될 것입니다. 키워드 중심의 입력이 아니라 대화식 문장 구조의 입력 방식으로 넘어가게 될 겁니다. 그것이 자신의 출력창 값에 영향을 미친다는 걸 경험할 겁니다.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입력창의 활용 방식을 바꿔가게 되겠죠.
구글은 사용자들의 새로운 경험 경험을 유도하기 위해 입력 습관 변화를 제안하는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할 겁니다. 그건 구글이 이러한 입력방식으로도 광고 수익을 대체할 수 있는 다른 먹거리를 찾았다는 신호가 될 겁니다. 어찌됐든 입력창의 UI 자체는 변화하지 않지만 입력된 내용을 처리하는 방식은 바뀐다는 것입니다.
출력창의 구조 변화


사용자 입장에선 검색 출력창의 UI 및 구조 변화가 훨씬 눈에 띌 겁니다. 아래처럼, 입력창 정보가 들어오면 가장 중요한 위치에 'Generative AI in Experimental'이 나타납니다. 이전까지 검색 출력창의 상단 공간은 스폰서 링크 등의 광고 영역이었습니다. 사용자의 주목이 가장 먼저 집중되고 머무르는 공간이어서입니다. 이제 저 공간에 생성 AI가 생성한 응답 결과를 보여주게 됩니다. 그리고 상단 우측에 해당 정보를 생성할 때 인용했던 출처(링크)를 배치합니다. 그것도 단 3개만. 사용자 입장에서 상단에 제시된 내용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 더이상의 추가 검색 행위는 일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혹은 생성 AI가 제시한 추가 프롬프트를 클릭하는 것으로 종료될 수 있습니다. 뉴스 산업엔 불안감을 줄 수 있는 대목입니다.
또 하나 주목할 영역이 있습니다. 링크를 더 많이 볼 수 있는 옵션 버튼이 배치돼 있다는 점입니다. 우측 상단 3개의 링크 바로 윗부분을 보면 '목록 보기' 버튼을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이 버튼을 클릭하면 입력창에서 받은 정보와 밀접한 여러 링크들이 펼쳐지게 됩니다. 이 또한 이 출력정보를 생성하기 위해 활용된 정보 출처로 추정이 됩니다. 학습한 정보 출처가 어느 정도 투명하게 드러난다는 점에서 이전 ChatGPT보다는 진일보 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마 적용된 언어모델은 Palm2이지 않을까 합니다.)
아직 한 가지 확인하지 못한 사항이 있습니다. 바로 아래입니다.
경우 #1 : 사용자가 기존 습관대로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결과창
경우 #2 : 사용자가 새로운 습관으로 문장 입력했을 때 결과창
경우 #1과 경우 #2의 결과창이 다를 것인가입니다. 만약 과도적으로 구글 쪽이 경우 #1일 때 기존 결과창 방식을 고수한다면 광고 수익 감소를 부분적으로 완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용자의 습관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기에 저는 경우 #1은 기존 출력창 방식을 구글이 고수할 것이라고 생각은 합니다. 서비스가 일반에 공개될 때까지 일단 판단을 보류하도록 하겠습니다.
네이버 검색 어떻게 바뀌게 되나 : 출처 정보 노출 약화


구글보다 3개월 가량 앞서 발표된 네이버도 구글과 거의 다르지 않습니다. 네이버는 지난 2월 DEVIEW 2023 행사를 통해 서치GPT가 작용된 검색을 짤막하게 소개한 바 있습니다. 기본적인 입력창과 출력창의 구조는 구글과 다르진 않습니다. 여기선 출력창의 변화만 조금더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구글과 차이가 나는 영역이어서입니다.
출력창의 구조 변화
입력창이 구글과 동일하다면 출력창은 구글과 차이를 보입니다. 7월 정식 오픈할 때 어떤 변경 사항이 있을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현재의 구조를 유지한다면 뉴스 소비에 미칠 영향을 적지 않아 보입니다.
네이버의 검색출력창은 입력창 정보로 들어온 완성형 문장에 대해 생성 AI가 응답을 하는 형태입니다. 하지만 구글과 달리 출처 정보의 2차 노출방식은 두드러지지 않습니다. 구글이 3개의 출처 정보를 우측 상단 영역에 썸네일을 붙여 배치했다면 네이버는 생성 AI가 생성한 출력정보의 하단에 3개 제목 정보만 제시합니다. 그리고 더 자세하게 출저 정보를 확인하라면 출처정보 라인의 우측이 있는 버튼을 눌러야 합니다. 그러면 위 이미지 오른쪽처럼 출처 링크가 크게 하단에 표시가 됩니다. 출처 정보의 가시성 측면에서 네이버가 구글에 비해 낮다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출처 정보와 팩트 검증 모델


네이버 검색 출력창의 구조와 관련한 한 가지 더 주목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팩트 검증 모델에 의한 필터링 시스템입니다. 네이버는 신뢰할 수 있는 출저 제공을 위해서 내부와 외부를 구분해 팩트 검증 모델을 적용한다고 밝혔습니다. 뉴스 또한 이 모델의 검증에 따라 신뢰도 지수가 매겨질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특히 뉴스는 사실 기반 정보로 편입돼 팩트 검증 모델로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의 이 모델이 팩트를 어떻게 검증하고 정량화하는지는 아직 확인이 되지 않았습니다.
팩트 검증 모델은 검색결과창에 모든 뉴스를 동일한 위상으로 제시하진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를 출처 정보로 제시해야 하는 경우가 나타날 경우 팩트 정확성과 신뢰도에 따라 상위 3개를 먼저 제공하게 될 겁니다. 이 모델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언론사는 네이버의 검색 유입 트래픽의 세례를 받지 못하게 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네이버&구글 검색 어떻게 바뀌나 : 쇼핑 등 커머스 집중


변화하는 검색에서 유독 강조는 검색 영역이 있습니다. 쇼핑 등 커머스 검색입니다. 양사 모두 커머스 시장에서의 영향력, 즉 구매의 연결 권력을 중요하게 다루고 있기에 심혈을 기울일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특히 구글은 쇼핑 검색 측면에서 아마존에 열위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주도력을 빼앗긴 상태입니다. 그런 만큼 생성 AI를 통해 쇼핑 연결성을 더욱 강화해야 할 필요를 절감했을 겁니다.
뉴스 산업에 미칠 영향도 간과해서는 안됩니다. 영미권 언론사들은 제휴 마케팅이라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해 왔습니다. 뉴욕타임스의 리뷰 제품 전문 버티컬인 와이어커터를 떠올려 보시면 됩니다. 구글이 쇼핑 연결성을 생성 AI로 강화하게 되면 와이어커터로 사용자들이 넘어갈 확률을 낮추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겁니다. 수익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국내 언론사들은 이 수익원을 주된 모델로 삼지 않기에 경우는 다르다고 할 수있습니다
네이버 쇼핑 결과창의 형태
앞선 정보 결과창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발표문을 통해서 제시된 내용만 보고 유추를 하면, 정보 검색결과와 달리 쇼핑 관련 구매 링크를 생성 AI 응답창 아래에 추가 클릭 행위 없이 제시한다는 점입니다. 구매 의향이 입력창 정보를 통해서 예측이 됐기에 곧바로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제안을 하는 것이죠. 이는 네이버의 쇼핑 매출액 유지 혹은 향상과도 직결돼 있는 문제이기에 앞선 정보 검색결과와는 다를 수밖에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구글 쇼핑 결과창의 형태
반면 구글은 훨신 노골적이고 적극적입니다. 쇼핑과 관련한 입력창 정보가 들어오면, '스폰서 상품'을 가장 먼저 배치합니다. 생성 AI 응답 위에 놓을 정도로 우선순위가 높습니다. 구글이 얼마나 절박하게 커머스 쪽 검색에 에너지를 쏟아붓고 있는가를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스폰서 상품을 유력한 위치에 노출함으로 쇼핑 검색에서 다시 수위 자리를 탈환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래는 현재 개편되기 전 자전거 구매 스폰서 링크의 배치구조입니다. 어느 쪽이 더 도드라져 보이나요?

언론사 검색 유입에 미칠 영향
하반기부터 본격화할 국내외 검색 개편은 뉴스 산업에 크든 작든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습니다. 구글 검색의 점유율이 높아지면서 국내 언론사들도 구글 검색 유입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왔는데요. 국내 언론사 트래픽 유입에 영향을 주는 1, 2위 검색 서비스들이 하반기에 잇달아 개편 계획을 공개하고 있어 대비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일단 제가 예상하는 영향을 다음 3가지 정도입니다.
검색 유입 트래픽 서서히 감소 : 뉴스 등 지식정보 탐색을 목적으로 한 입력값과 구매 등을 위해 입력하는 정보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지식정보 탐색의 의도는 지식정보에 대한 호기심을 충족하기 위한 것이죠. 반면 쇼핑 등은 실제 구매 행위를 목적으로 합니다. 문제는 지식정보 탐색에 대한 검색 출력값의 정보량에서 발생합니다. 즉, 생성 AI가 뉴스 등 지식정보 입력값에 충분하면서도 요약된 정보를 생성 AI로 제시하면 뉴스나 관련 링크를 클릭할 유인은 낮아지게 마련입니다. 물론 더 깊은 정보를 얻기 위해 클릭하는 경우가 존재하지만 비율상으로 크다고 하긴 어렵습니다. 따라서 검색을 통한 뉴스 링크 클릭은 줄어들 개연성이 높습니다. (여기서 검색이 아닌 뉴스 서비스 아웃링크는 배제합니다)
정치 보도의 검색 유입 감소(?) : 아직 확실하진 않습니다.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에 대해 생성 AI가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명확하지 않아서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네이버나 구글이나 이념적으로 예민한 정치 사안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하거나 우회할 것이라는 거죠. 편향성 시비에 휘말리면 곧장 규제 이슈로 확장될 수도 있기에 그렇습니다. 네이버와 구글은 이러한 정치적인 입력값에 대해서는 답변을 회피하고 관련 뉴스를 제시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네이버는 팩트 검증 모델을 거쳐 중립적이고(무색무취하고), 신뢰할 수 있며 정치적 논란에서 자유로운 언론사 링크를 제시하거나 뉴스 서비스로 링크를 넘겨버릴지도 모릅니다. 따라서 검색을 통해 정치 보도 기사로 넘어가는 사용자는 감소할 것이라고 저는 전망합니다.
신뢰 낮은 언론사 유입 감소 : 앞선 논리와 비슷합니다. 네이버는 팩트 검증 모델을 만든 상태입니다. 구글도 이와 유사한 모델을 운영할 수도 있을 겁니다. 당연히 신뢰도가 낮은 언론사는 정보 출처로서 제시될 확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언론사들의 정확도와 신뢰도를 어떻게 평가할 것이냐인데요. 이 부분은 두 검색 기업들이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결론적으로 생성 AI가 결합된 검색 프로덕트의 변화는 뉴스 유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는 단기적으로 그렇다는 말입니다. 이후에 양 행위자 간의 협상 결과에 따라서 상황은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 생성 AI의 환각 그리고 허위정보 생산 우려가 큰 상황에서, 또한 뉴스에 대한 보상 요구 목소리가 커져가는 상황에서 두 거대 검색기업들이 뉴스에 더 많은 유입을 몰아줄 동기는 별로 없습니다. 언론사들은 이를 충분히 감안해야 할 겁니다.
제가 늘 강조해왔듯, 플랫폼 의존도를 줄이면서 DTA(Direct To Audience) 채널을 강화해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영향력과 수익 측면에서 타격을 입을지도 모릅니다. 빅테크 기업은 저널리즘을 우선적으로 배려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