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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위원회가 발간하는 웹진 '언론사람' 2023년 1월호에 기고한 글입니다. 소프트웨어 판매를 수익모델로 추가한 글로벌 언론사들이 주목을 받던 때가 있었습니다. 그 길이 새로운 미래라고 외쳤습니다. 저 또한 예외일 순 없습니다. 하지만 성과가 지지부진합니다. 더이상 CMS의 라이선스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언론사들도 나타났습니다. 공교롭게도 시기도 겹쳤네요. 실리콘밸리화하려는 언론사의 꿈은 정말 불가능한 것일까요? 간단한 원인을 짚어봤답니다.
- 이성규 더코어 미디어 에디터
- 이성규 더코어 미디어 에디터
언론사의 실리콘밸리화. 그것은 손에 잡힐 것 같은 꿈이었다. 플래티셔(Platisher = Platform + Publisher)1)는 그 꿈이 투영된 용어였다. 10여 년 전 “언론사는 기술 플랫폼이 돼야 한다”는 슬로건이 언론 산업 전체를 휘감기도 했었다. 곧 현실이 될 것만도 같았다.
플래티셔는 플랫폼 기업과의 관계 변화를 상징하는 개념이기도 했지만 언론사 수익모델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하는 도전적인 비전이기도 했다. 언제까지 광고와 구독에만 의존할 것인가에 대한 성찰에서 비롯된 새로운 방향 제시였다. 실리콘밸리의 신생 스타트업들이 100여 년 전통 신문사들의 수익규모를 훌쩍 뛰어넘어 성장하는 걸 지켜봤기에 그 도전은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허핑턴포스트, 버즈피드, 복스 미디어 등은 실리콘밸리화한 디지털 언론사의 1세대 모델이었다. 그들은 우수한 기술 인재를 채용하고, 콘텐츠 발행과 관련한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했다. 뉴스룸 인력만큼 기술 인재를 대규모로 유지했고, 이를 통해 디지털 분야의 새로운 수익모델도 개척해 나갔다. 그리고 소프트웨어 판매라는 언론 역사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 수익원을 발굴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