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가장 사랑하는 계절은 봄이다. 5월엔 모든 것이 가능해 보인다.”
― 에드윈 웨이 틸(Edwin Way Teale)
― 에드윈 웨이 틸(Edwin Way Teale)
1966년 퓰리처상을 수상한 에드윈 웨이 틸은 (사진)작가로서 자연을 탐사하는데 일생을 보냈습니다. 그에게 5월의 자연은 언제나 새로움을 불러오는 시기입니다. 2025년 5월 우리는 인류를 바꿀 새로운 기술 시대의 서막 앞에 서 있습니다.
어쩌면 새로운 기술 시대가 시작된지 오래되었습니다. 그 이유를 몇가지 짚어보겠습니다.
- 인터넷 경제의 초석을 놓은 기업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메타, 에어비앤비, 우버 등 주로 미국 기업이었습니다. 그나마 한국에서 네이버, 카카오, 쿠팡, 토스 등이 의미있는 행보를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몇 년전부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아시아의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인터넷 경제의 점점 더 많은 부분을 점령하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함께 틱톡은 지금 세대의 문화 흐름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테무(Temu) 및 쉬인(Shein)은 이커머스 세계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입니다. 쿠팡은 한국에서, 쇼피(Shopee)는 싱가포르에서 시작해서 타 국가로 시장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테무, 쉬인, 쿠팡, 쇼피가 성장하는 원동력 중 ‘하나’는 중국의 대량생산에 기반한 강력한 가격 경쟁력입니다. 최소한 딥씨크(DeepSeek) 이후 AI도 미국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을 세계가 깨닫고 있습니다.
- 2025년 구글 I/O는 역사적 사건입니다. 구글은 월드와이드웹의 작동 원리인 링크(Link)와 작별을 고했습니다. 아마 5년 후 또는 10년 후 인류는 링크를 더 이상 월드와이드웹의 기본 작동 원리라고 설명하지 않을 겁니다. 인터넷/월드와이드웹의 첫 번째 형태가 영원히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는 없습니다. 월드와이드웹의 주요 시작점은 검색 엔진입니다, 아니 검색 엔진이었습니다. 이 검색 엔진은 링크 목록입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 (검색) 광고도 있습니다. 웹 콘텐츠 생산자는 이 검색 엔진에 최적화하여 트래픽을 확보함으로써 돈을 벌 수 있으며, 벌어야 하며, 벌려고 갖은 노력을 다합니다. 그러나 중국 위쳇(WeChat)을 보면 파란색 링크 10개가 결코 월드와이드웹의 자연스러운 최종 상태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검색 우위는 진화의 중간 단계일 뿐입니다. 이제 링크없이 또는 링크를 통한 우회없이 콘텐츠를 직접 소비할 수 있는 거대언어모델이 등장했습니다. 이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아닙니다. 월드와이드웹이 작동하는 자연스러운 그리고 논리적인 다음 진화 단계일 뿐입니다. 결과적으로 웹사이트는 사라지지 않겠지만 그 역할은 분명히 달라질 것입니다. 중요한 문제는 인터넷/월드와이드웹이 지금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는가이며 이것이 이용자 개인에게 어떤 의미인가입니다.
-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의 2025년 1분기 실적을 근거로 할 때, 전체 매출 중 광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74.2%입니다. 전체 매출 중 검색 광고가 차지하는 비율은 약 56.2% 입니다. 구글이 검색에 도입하는 AI 모드는 분명하게 검색 광고 매출에 부정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연히 구글은 AI 모드에도 광고를 도입하고 있지만, 전통 링크 검색에서 작동하던 검색 광고만큼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기업이 신제품을 출시할 때, 그 신제품이 자사 기존 제품의 시장을 잠식하여 매출 감소를 초래하는 현상을 자기잠식 효과(Cannibalization)라 부릅니다. 구글은 과감하게 자기잠식 효과를 선택한 것입니다. 이를 선택한 구글 경영진에 존경의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 구글은 이 결정을 2024년 10월에 내린 것으로 보입니다. 구글이 미국 법원에 제출한 최고 경영진 회의록에 따르면, 구글은 당시 3개의 선택지 중 두 번째를 선택합니다. (1) (전통) 검색이 약화되지 않는다, (2) (전통) 검색 트래픽이 Gemini로 빠져나간다, (3) (전통) 검색 트래픽이 ChatGPT로 빠져나간다. 구글 최고 경영진은 (1)을 선호하지만 이는 희망사항임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들에게 최악의 경우는 (3)입니다. 따라서 그들은 (2)를 선택합니다. 그 결과가 AI 모드입니다. 구글의 이번 결정은 월드와이드웹의 작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역사적 사건입니다. 네이버의 경우, 2025년 AI 브리핑을 검색에 부분적으로 도입했습니다. 구글의 AI 모드는 네이버에게 또 다른 선택을 강요할 것입니다.
- 2010년대와 2020년대 초반까지, 애플은 그야말로 넘을 수 없는 거인이었습니다. 아이폰을 앞세워 기술 생태계를 주도했고, 누구도 그 성공 궤도를 흔들 수 없을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애플은 AI 분야에서 명백히 뒤처졌고, 더 심각한 건 방향을 잘못 잡은 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듯 보입니다. 설상가상으로 내부 분위기까지 심상치 않습니다. 애플을 오랫동안 지지해온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불만이 쌓여가고 있으며, 일부는 이제 반공개적 증오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왜 반공개적일까요? 애플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건 여전히 꺼려지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심지어 '애플 팬 1호'로 불리는 존 그루버(John Gruber)조차 "쿠퍼티노(Apple 본사)에 뭔가 썩은 게 있다(Something Is Rotten in the State of Cupertino)"고 경고했을 정도입니다. 여기에 관세 이슈 그리고 애플의 전설적인 디자이너 조니 아이브가 OpenAI와 손잡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는 소식까지 겹치며, 애플에게 지난 한 주는 그야말로 고통의 연속이었습니다.
Apple’s No Good, Very Bad Week
Hard to recall such a series of bad beats for one compan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