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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을 정의하고 진실을 규정해야 하는 책무를 더 이상 방기하기 어려운 시점에 왔다. 지금 시대를 살아가는 저널리스트라면 이 질문에 스스로 답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 탈진실의 시대, 다시 말해 진실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시대에 진실을 좇는 행위가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진실은 감성과 합리 사이에서 진동하는 존재다. 누군가에겐 가장 감성적인 내러티브가 진실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겐 가장 합리적 사실의 결합이 진실일 수도 있다. 탈진실은 이유 없이 등장하지 않았다. 옥스퍼드사전 원문을 인용하면 탈진실의 시대는 “객관적 사실이 공중의 의견을 형성하는데 개인적 신념과 감정에 호소하는 것보다 영향력을 덜 끼치는 환경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다. 누군가에겐 자신의 신념과 감정에 가까운 무언가가 진실이다. 그 반대로 성립한다. 그래서 진실은 감성/신념과 합리 그 사이에서 진동하는 것이라고 언급한 것이다. 이 현실을 부정하면 진실은 더욱 모호해지고 저널리즘은 희미해진다.

진실의 시대, 저널리즘의 역할은 분명했다. 진실을 틀어막는 집중화 한 권력 체계로서 왕정과 독재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것, 그것이 저널리즘의 존재 이유였다. 가디언의 탄생은 이러한 배경에서 비롯됐다. 그리고 1970년대 워터게이트 사건은 ‘감시견 저널리즘’이 시대적 분기점을 만들어낸 역사적 사건이었다. 문제는 대부분의 기자들이 이 당시로부터 파생돼 행해져온 저널리즘 역할론을 유일무이한 미션으로 간주한다는 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