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빠꾸 인생, 그래도 소중해" - 히피이모 Ch.

처음 시작은 연주영상이었다. 퀸의 보헤미안랩소디를 키보드로 연주했다. 그렇다. 그녀는 키보디스트 음악가이다. 누구나 다 그렇듯이 처음 유튜브 채널을 만들고, '히피 이모'는 자신이 좋아하는 영상을 올렸다.

키보디스트로서의 연주곡과  조금 범상치 않은 50대 여성의 솔로 캠핑 영상을 꾸준히 올리던 게 히피 이모의 채널이다. 그런데 이 채널이 유명세를 타게 됐다. 달동네 원룸 브이로그 시리즈 덕분이었다. 혼자 살고 있던 그녀는 해외 여행을 오랫동안 다니다보니 집을 너무 오랫동안 비우게 되어 아예 원룸으로 이사를 했다. 우리가 아는 한남동이 아닌, 달동네 한남동의 구석구석과 자신의 일상을 보여주며, 자유를 만끽하는 삶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이모의 나이에서 오는 여유로움과 삶의 내공은 오히려 젊은 친구들에게 공감과 기운을 북돋워 주는 듯. 그녀의 삶은 <현재 자산은 더 늘어나 있다. 돈얘기만 하는 브이로그35>편을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아, 하지만 그녀의 삶의 맛을 알려면 브이로그 1~3편을 우선 추천한다)

8만 원짜리 피아노 레슨을 하고, 130만 원짜리 호텔 피아노를 치면서 악착같이 돈을 모아 조금은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었다는 그녀의 인생담은, 현재를 살아가는 청년과 자신을 잃은 중년 모두에게 응원을 얻었다.

"결핍은 고요히 퍼지지만 통찰력을 마비시키는 기능이 있다"

그렇게 반지하 원룸에 살며 돈을 모은 그녀는 시드머니를 만들고, 작은 바를 하면서 조금씩 돈을 모아 갔다. 그러다 중간에 돈을 사기 당하기도 하고... 얼마 전에는 보이스피싱으로 무려 3,700만 원을 뜯겼다는 영상을 올리기도 한다. (실시간으로 신고하고 진행하는 과정을 하나씩 보여주는데, 왠지 우리들의 엄마 같기도 하고... 그렇다 ㅎㅎ)

하지만 이모는 절망만 하기보다, 또다른 자신의 삶을 이어간다. 현타 오는 일들도 하고, 우울해하지 않고 자신의 일을 하면서 50대 싱글녀의 삶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무엇보다 영상은 즐겁다. 본인은 에너지가 떨어졌다고 하지만 그녀의 무한긍정 정신이야 말로 이 영상들을 계속 보면서 그녀를 응원하고 싶어지게 만든다. 길가의 들꽃처럼 자라온 히피이모의 삶은 그래서 더 소중하다.

Newsletter
디지털 시대, 새로운 정보를 받아보세요!
작가와 대화를 시작하세요
더코어 스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