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아라비아의 미래도시 '네옴(NEOM)'의 구체적 계획이 공개됐는데요. 1조달러(약 1,300조원)에 달하는 예산을 들이겠다고 할 정도로 워낙에 거대한 규모도 놀라운데다 'Distopia'논란까지 나오는 등 이래저래 주목하게 됩니다. 살펴보고 메모했습니다.
1. 네옴(NEOM), 어떻길래?
NEOM은 크게 3개의 프로젝트로 구성돼 있습니다. 미래형 도시건축물 'The Line'과 친환경 관광단지 '트로제나(Trojena)', 그리고 해상 터미널 '옥사곤(Oxagon)'입니다.
첫째 'The Line'입니다. 사막을 길게 가로지르며 170km에 걸쳐 500m 높이와 200m 넓이의 거대한 유리 건축물을 짓는다는 계획인데요.
초고층 건물 속에 자연을 집어넣었고, 수직형 농장과 호수 등도 배치한 인공도시로 주민들은 걸어서 5분 이내에 무엇이든 다 해결가능하게 하는 구상을 갖고 있네요. 자동차와 배기가스를 없애는 탄소제로 기반이고, 에어택시로 이동할 수 있게 하며 기후 또한 적정하게 조절 가능하게 할거라고 합니다.
아래 영상을 보면, 계획하는 그림에 대한 이해가 조금은 더 쉬워지네요.
두번째는 친환경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Trojena)'입니다. 1년 내내 야외 스키와 각종 스포츠 활동이 가능하게끔 인공 담수호를 조성할거라 합니다. (홍보영상)
마지막으로, '옥사곤(Oxagon)'은 바다 위에 팔각형 모양으로 만들 크루즈 터미널입니다. 항만과 물류 거점을 목표로 삼아 첨단기술의 산업 허브로 만들겠다네요. 전세계의 40%가 6시간 이내의 비행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입니다.
이렇게 미래형 프로젝트 'NEOM'은 친환경 컨셉으로 도시와 관광, 첨단 산업을 모두 아우르는 구상인데요. 그 규모가 2만6,500㎢로 서울의 44배에 달합니다. 프로젝트는 이번에 계획을 발표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NEOM 이름 또한 Neo +M 인데 M은 왕세자 이름 첫 글자에서 따 온 의미와 함께 미래를 뜻하는 아랍어 무스타끄발(Mustaqbal)의 첫 글자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이 모든 프로젝트의 가장 큰 목적은 '경제대국이 되기 위한 일자리 창출과 인구 증대'에 있다고 하네요. 미래도시 'The Line'에 거주하게 될 인구는 2045년까지 900만 명에 이를 것이라 전망하는군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인구는 3,500만명 수준인데 2040년까지 (증가분의 50%는 외국인으로 채워서) 1억명 정도로 늘이는게 목표라고 합니다.
2. 어떤 논란?
이 프로젝트에 대한 논란도 상당해 보입니다. The Next Web의 기사 제목 'Terrifying or inspiring? Saudi Arabia unveils plan for 170km-long city'이 이 잘 짚은 듯 한데요. 영감을 주는 대목도 있지만, 너무 이상적인 개념이 잔뜩 들어 있다보니 지속성과 실제 수요 측면에서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비판이 많은 것이죠.
이에 대해 무함마드 빈 살만(MBS) 왕세자는 자신감을 피력하고 있네요. 2030년까지 진행할 1단계 공사에 약 346조 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현재 공사는 이미 시작했다고 합니다. 아울러, 향후엔 네옴이 자급자족하는 단계가 될 것이며 그때엔 13~14%의 수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주장도 했습니다.
사우디 내부의 비판과 저항도 만만치 않아 보이는데요. 건설 예정지역내 수천명의 사람들을 대피시킬 예정인데 해당 지역사회에서 퇴거에 항의하는 영상을 올렸던 사람은 사우디 보안군에 의해 사살됐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보안 이슈도 제기됩니다.
스마트시티 프로젝트들이 종종 그래왔듯, 사람들의 ID와 얼굴인식, IoT 장치 등이 수많은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보안체계는 곧 감시체계로 작동될 우려가 생기는 것이죠. 이러한 감시체계가 만들어지면 그 위험성은 두 말할 필요없이 커질 것입니다. (더구나 MBS는 언론인 살해 배후로 지목되는 등 평판이 매우 좋지 않지요. 심지어 MBS는 2017년에 블룸버그와 인터뷰하면서 'NEOM의 법이 시민들을 위해 봉사할 필요가 없을 것'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고 하네요)
홍보영상에 달린 댓글에도 비판적 피드백 일색입니다.
"디스포피아적인 아이디어를 이렇게 긍정적으로 프리젠테이션하다니..."(Arthur Debra)라는 지적과 "나중에 지옥으로 변하는 공상과학영화의 초기 장면처럼 보인다"(John Hanson)는 등의 비판적 댓글들이 많은 추천을 받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