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저널리즘 연구소가 매년초 펴내는 '저널리즘, 기술 트렌드 그리고 전망' 보고서가 올해도 어김없이 공개됐습니다. 2016년부터 발표를 했으니 횟수로 10년차에 접어들었네요. 전세계 언론사 리더들의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올 한해 미디어 산업의 변화를 예측해온 이 보고서는 전세계 언론사들이 학수고대 하며 기다리는 보고서 중 하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보고서를 번역한 전문은 이 글 가장 아래에 파일로 첨부해 두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뉴스 리포트'와 달리 번역을 통해 소개되는 경우는 그리 흔하지 않았습니다. 저도 매년 이 보고서를 접하면서 간략하게 소개하는 글을 써오긴 했지만 업계 여러분들의 호응이 크진 않았죠. 글로벌 트렌드가 한국 시장 상황에 부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일 겁니다. 특히 기술과 관련해서 더욱 그랬습니다. 그저 '언론계 트렌드 보고서' 정도로만 읽어내는 용도로 소비되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저널리즘, 기술 트렌드 그리고 전망' 보고서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저는 디지털 뉴스 리포트만큼이나 이 보고서를 주목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저널리즘 기술과 비즈니스, 뉴스 프로덕트에 대한 전세계적 추세와 현업 리더들의 인식을 확인할 수 있어서입니다. 조금더 구체적으로 짚어 보겠습니다.
- 아시아를 포함한 전세계 언론계 리더들 대상 설문 : 우선 설문 대상이 영미권에 한정되지 않습니다. 유럽과 남미 지역까지 포괄하고 있습니다. 대만, 홍콩, 싱가포르,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일본 등 아시아 국가 언론사 리더들도 포함돼 있습니다. 한국 쪽 리더들이 없어 아쉽긴 합니다만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인사이트가 적지 않습니다. 한국이 전세계 언론 산업에서 아주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이 트렌드는 전세계를 관통하는 일관된 흐름을 파악하는데 분명 도움이 됩니다.
- 한두 명 전문가가 아닌 현업 리더들의 조사를 바탕으로 도출한 전망 : 매년 공개되는 니먼랩의 전문가 전망은 무척 유익합니다. 그들 또한 현업에 종사하는 리더들입니다. 유용하고 설득력 있는 전망들이 풍성하게 제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보고서는 전세계 언론산업 리더 326명의 응답입니다. 현장 기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전망과 트렌드입니다. 지역별 편차도 반영돼 있습니다. 따라서 반발 늦어보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어쩌면 현장과 맞닿아 진행되는 조사 방식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 약 10년 동안 진행되는 일관성 있는 조사 : 이 보고서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언론 수용자 조사처럼 장기간 일관되게 조사되고 공표돼 왔습니다. 따라서 전후를 비교하기에 적합합니다. 역사적 추세를 읽어내는 데 있어 객관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마음만 먹으면 10년 치를 연결하교 비교 분석해 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일관된 정규 조사 보고서의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 인쇄 신문을 포함한 다양한 직무 리더들의 응답 : 이 조사에 응답한 언론계 리더들은 디지털 분야에만 종사하는 분들이 아닙니다. 설문 참여자의 절반 이상이 인쇄 신문을 보유하고 있는 언론사에 종사합니다. B2B나 뉴스 에이전시 근무하는 리더 그룹 6%도 포함돼 있습니다. 설문 응답자의 인적 구성의 다양성이 이 보고서의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트렌드라는 것이 1년 단위로 정해놓고 변하는 게 아니다 보니 전년도나 올해나 비슷해 보일 때도 있습니다. 설문 응답자의 다양성과 지역적 편차로 인해 새로운 트렌드에 인식이 엇갈리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곤 합니다. 이 점을 감안한다면 꽤나 인사이트 풍부한 보고서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2024년과 2025년 트렌드의 비교
2025년도 그런 경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2024년 트렌드와 2025년 트렌드를 아래에 정리를 해두었는데요. 직접 한번 살펴보시죠.
순번 | 2024 트렌드 | 2025 트렌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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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저널리즘에 있어 또 한 해의 도전이 시작됩니다 | 고전하고 있지만 굴하지 않는 저널리즘 |
2 | 플랫폼의 변화와 추천 모델의 종말? | 검색의 붕괴는 실존적 도전을 야기한다 |
3 | 인공지능 시대와 검색의 미래 | 플랫폼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새로운 딜레마가 발생합니다 |
4 | 언론 비즈니스는 더 큰 격변에 직면하고 있다 | 제품 혁신을 통한 비즈니스 성장 촉진 |
5 | 뉴스 형식의 변화: 더 많은 오디오와 비디오가 등장할 것이다 | 개성, 인플루언서, 그리고 뉴스의 '크레에이터화' |
6 | 뉴스 단절과 선택적 뉴스 회피 | 뉴스룸의 인재 관리 및 유지 |
7 | 생성적 인공지능이 뉴스룸에 미치는 영향 | 언론인과 수용자의 뉴스 피로 극복 |
8 | 인공지능, 선거, 그리고 뉴스 | 생성 AI와 뉴스룸의 변화 |
9 | 새로운 기기와 인터페이스 | 지능형 에이전트와 대화형 인터페이스: 차세대 기술의 대세? |
AI가 뉴스룸에 미치는 영향은 유형이 조금 달라졌을 뿐 큰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보고서 내부에 포함된 설문조사 결과를 통해 전세계 언론사 리더들의 인식들이 변화가 있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볼까요? 자동 태킹, 전사 등 백앤드 AI 자동화에 대해 전세계 언론계 리더들은 2024년엔 92%가 중요할 것(매우+다소)고 답했지만 2025년엔 96%가 그럴 것이라고 응답했습니다. 4% 가량 증가한 수치인데요. 사실상 백앤드 자동화에 AI를 활용하는 건 '디폴트 모드'가 돼 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 가능합니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조금 특이한 지점은 콘텐츠 자동 생산에 대한 중요도 인식 부분입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72%가 중요할 것이라고 응답했던 이 질문에 올해는 77%가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윤리적 고려 등으로 인해 다소 경직적으로 접근해왔던 태도에서 좀더 유연하게 바라보려는 흐름이 감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올해는 뉴스룸의 크리에이터화와 뉴스룸 인재 관리의 어려움 등이 새로운 트렌드로 제시가 됐습니다. 두 주제는 서로 맞물려 있는 측면이 있는데요. 최근 들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언론사를 관두고 서브스택이나 유튜브로 이동하는 기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경향에서 이러한 전망을 도출한 것으로 보입니다. 서브스택에서 가장 성공한 기자 출신 뉴스 크리에이터로는 '더 프리 프레스'를 서브스택 기반으로 창간한 바리 와이스(Bari Weiss)를 들 수 있는데요. 그는 WSJ과 뉴욕타임스를 거쳐 독일 디 벨트에서 레거시 미디어 경력을 마무리하고 2021년 이 뉴스 미디어 스타트업을 창업했습니다(최고 제호는 Common Sense). 서브스택으로 말이죠.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이 수타트업의 유료 구독자는 13만6000명입니다. 유료 구독으로만 연간 1천만 달러(우리돈 145억 원)를 벌어들이고 있습니다.
이런 사례 등으로 인해 인해 스타급 언론인들을 뉴스룸에 붙잡아두는 게 더이상 쉽지 않아졌다고 이 보고서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여러 이유로 레거시 언론을 뛰쳐나가 유튜브에서 상당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기자 출신 유튜버들이 적지 않죠. 이런 경향은 충분히 참고하고 배워볼 필요가 있지 않나 싶습니다.

핵심 관리 플랫폼의 우선 순위 변화 감지 : AI 검색 급부상
또한 올해 AI 검색 활성화에 따른 트래픽 유입 감소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전세계 언론사 리더들이 이 영향에 적지 않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는 걸 보고서로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AI 검색에 상당한 리소스를 투입할 것으로 전망이 되고 있기도 합니다.
아래 그래프를 보시면 알겠지만 전세계 언론사 리더들에게 엑스(X)나 페이스북은 더이상 관심사가 아닙니다. 지금은 AI 검색과 유튜브, 틱톡, 인스타그램에 더 많은 투자를 기울일 때라고 보고 있는 듯합니다. 아마 네이버 AI 검색이 정식으로 론칭이 된다면 국내 언론사의 리더들도 비슷한 인식으로 기울지 않을까 생각이 됩니다.
구글 검색도 중점 관리 대상에서 순위가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2024년까지만 하더라도 3순위에 올랐던 구글 검색이 올해엔 구글 디스커버 아래로까지 밀려내려갔습니다. 구글 AI 오버뷰 론칭의 영향이 있다손 치더라도 이렇게 큰폭으로 구글 검색이 미끄러져 내려간 현상은 흥미롭다고 할 것입니다.
X 이후 블루스카이가 언론계 리더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는 점을 관찰할 만한 대상입니다. 지난해부터 X 운영을 중단한 언론사들이 블루스카이로 많이 옮겨갔죠. 일론 머스크의 X 운영 방침이 저널리즘의 원칙이나 철학과 매우 멀어져서입니다. 그 대안으로 블루스카이가 주목을 받았는데요. 아직 일반 사용자의 유입이 크지는 않다는 게 약점이라면 약점일 겁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보고서 번역 전문을 직접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무엇이든 전문을 읽어봐야 머릿속에 오래 남더라고요. 제가 한번 감수를 거치긴 했습니다. 필요하다면 매끄럽지 않은 번역문은 추가로 업데이트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