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과 2025년 주요 트렌드 분석: AI, 틱톡 Shop, 중국

2024년과 2025년 주요 트렌드 분석: AI, 틱톡 Shop, 중국

2024년을 정리하고 2025년을 전망하는 글을 시작하려 합니다. 글을 시작하기 전 2024년 12월 20일 케빈 켈리(Kevin Kelly)의 X 포스트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100년 후에는 우리가 지금 사실이라고 여기는 많은 것들이 틀린 것으로 판명될 것이며, 어쩌면 당황스러울 정도로 틀린 것으로 판명될 것입니다. 오늘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는 좋은 질문은 "내가 틀릴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입니다. 이 질문이 정말로 고민해야 할 단 하나의 문제입니다.
In 100 years a lot of what we take to be true now will be proved to be wrong, maybe even embarrassingly wrong. A good question to ask yourself today is, “What might I be wrong about?” This is the only worry worth having.”

케빈 켈리가 주장하는 “내가 무엇을 잘못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야 한다는 것은, 2016년 발간된 척 클로스터만(Chuck Klosterman)의 훌륭한 책 “하지만 우리가 틀렸다면?(But What If We're Wrong?)”의 기본 문제의식과 맞닿아 있습니다.

2024년을 뒤로하고 2025년을 전망하고자 하는 저에게 “나는 무엇을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걸까?”라는 질문은 매우 가치있습니다. 이 겸손하고 합당한 시각을 유지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 순간 그리고 이 곳에서 우리 인식의 종착점에 도달한 것이 아닙니다. 여전히 그 한가운데를 걸어가고 있습니다.

1. TSMC의 생산량 증대와 병목현상

일본이 1980년대 반도체 산업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25년은 그 성과 또는 성패를 확인할 수 있는 해가 될 것입니다. 대표 기업은 일본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 TSMC와 일본 반도체 기업 라피더스(Rapidus)입니다. 라피더스는 일본 반도체 산업의 부활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가 일본의 반도체 부활 전략을 탁월하게 분석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들을 돌아보며, 나는 또 다른 위험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바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위험입니다. 세상에서 가장 손쉬운 일은 회의론을 제기하며 미루거나 보류하는 것, 위험성을 들어 이런 사업들을 재검토 명목으로 돌려보내 버리는 것입니다. 실제로 영어권 국가에서 고속철부터 원자력 발전까지 수많은 공공사업이 이 같은 방식으로 무산된 전례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대안은 무엇일까요? 1980년대 일본이 세계 반도체 시장을 장악했을 때, 대만과 한국은 도전이 너무 위험하다며 물러서지 않았습니다.

물론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질 수도 있고, 라피더스(Rapidus)가 실패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존재감마저 잃어버리는 것보다는 시도해보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제3의 일본’이든 어디든 간에, 무언가를 지어 놓았다고 해서 사람들이 반드시 몰려올 거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짓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찾아오지 않을 것만은 분명합니다.”
Chip Cities Rise in Japan’s Fields of Dreams
The scale of Tokyo’s ambition creates the risk of spectacular failure, but so too does succumbing to decline in a sector the nation once dominated.

"미친" 일을 시도하고, 자금을 조달하고, 확산하려는 의지! 바로 한국 경제에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TSMC는 일본, 독일, 미국에 생산시설을 크게 확충하기 시작했습니다. 2024년 일본을 시작으로 2026년 미국, 2027년 독일 공장이 가동됩니다. 다시말해 2026년 첨단 반도체 시장은 여전히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현상이 강화될 전망입니다.

출처: techovedas

2. AI 친구와 AI 스케일링

2025년은 보다 다양한 AI 서비스가 우리를 찾아올 것입니다. 그 중에서도 AI 친구(Companion) 서비스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스마트폰 초기, 다양한 기업이 ‘모바일 메시징 서비스’에 뛰어든 것처럼 현재 한국을 비롯 북미, 중국, 유럽 등에서 매우 다양한 AI 친구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2025년은 그 경향이 더 뚜렷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시장을 이해하고 싶으시다면 아래 The Verge의 탁월한 분석을 추천합니다.

What do you love when you fall for AI?
Inside the surprisingly meaningful, unexpectedly heartbreaking, and deeply confusing reality of AI relationships.

AI 에이전트 시대 경제의 주인이 바뀐다’에 이어 제가 참여하고 있는 공부모임 구성원분들과 2025년 ‘AI 친구(Companion) 서비스’에 관한 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회는 외로운 사람들의 사회가 되었습니다. 우리의 외로움은 우리가 하는 모든 일에 스며들고 있습니다. 여기에 ‘AI 친구(Companion) 서비스’의 거대한 시장성이 있습니다.

스케일링 법칙이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OpenAI, Google 등의 거대언어모델이 성능 정체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나아가 일리야 수츠케버(Ilya Sutskever)는 거대언어모델(LLM) 학습에 사용될 데이터가 고갈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스케일링 법칙(Scaling Law)은 간단히 말해 ①(거대)언어모델의 크기(=파라미터 수)와 ②학습 데이터 양, 그리고 ③컴퓨팅 자원을 얼마나 늘리느냐에 따라 언어모델의 성능이 일정한 패턴으로 향상된다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큰 언어모델을 만들면 성능이 좋아진다”는 주장은 스케일링 법칙을 잘못 이해하는 것입니다. 스케일링 법칙이 중요한 이유는 주어진 규모 대비 언어모델이 어느 수준까지 학습 효율이 좋아질지를 미리 가늠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데이터가 10배 늘어나면 일반적으로 모델의 오차율이 어느 정도 줄어드는지, 어떤 지점부터는 추가로 자원을 늘려도 효과가 미미해지는지는 경험적으로 도출된 일정한 법칙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AI Snake Oil이 스케일링 법칙 논쟁을 훌륭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모델 스케일링의 ‘종말’을 섣불리 선언하기는 아직 이릅니다. 모델 스케일링이 향후 어떻게 전개될지는 차치하더라도, 업계 지도자들이 이 문제를 두고 이랬다저랬다 하는 모습은 그들의 예측을 무턱대고 믿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지 잘 보여줍니다. 사실 그들은 우리와 비교해 특별히 우월한 정보를 갖고 있지도 않고, 자신들의 이권에 따라 서사를 만들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추론(inference) 스케일링 자체는 분명한 현실이며, 특히 ‘쉽게 딸 수 있는 과일(low-hanging fruit)’이라 할 수 있는 영역들이 아직 많아 단기적으로 급격한 역량 향상이 기대되기도 합니다. 다만 전반적으로 보면, 추론 스케일링을 통한 역량 증진은 예측이 쉽지 않고, 분야마다 편차가 크게 날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이러한 역량 증진이 AI의 사회적, 경제적 영향과 곧바로 이어진다고 보긴 어렵습니다. 실제로 영향력의 병목 지점은 AI의 역량 자체가 아니라, 제품 개발의 속도와 기술이 실제로 채택 및 확산되는 비율이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제 생각을 추가하겠습니다.

  • 언어모델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로 학습된 거대한 덩어리입니다. 여기서 한계점에 도달했는지 여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도달했다고 하더라도 아래 사항들은 여전히 중요합니다.
  • 언어모델에서 분업의 잠재력: 고도로 전문화된 혼합모델-MoE(Mixture of Experts)-로 구성된 내부 구조와 시스템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잠재력이 아직 많이 남아있습니다.
  • 현재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알파벳, 메타가 구축하고 있는 막대한 컴퓨팅 파워는 언어모델 트레이닝을 위해 아직 테스트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 학습 대신 추론에 더 많은 컴퓨팅 파워를 투자하는 것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OpenAI는 o1에 이어 o1 pro, o3를 공개했습니다.
  • 인터넷 데이터가 인류가 기록한 데이터의 대부분을 반영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인터넷 데이터의 규모를 과대평가할 뿐만 아니라 인류가 기록한 문서 전체의 디지털화 진행 상황을 크게 과대평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모든 공공 및 민간 기록만 해도 지금까지 언어모델 학습에 사용된 것보다 디지털화되지 않은 데이터가 더 많을 것입니다.

저는 2025년에도 거대언어모델을 빠른 속도로 발전할 것으로 봅니다. 보다 큰 관심은 AI 에이전트 기반 다양한 AI 서비스 대중화 속도에 있습니다. AI 서비스 시장이 결국 막대한 AI 투자에 대한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AI 서비스 시장이 충분한 속도로 커진다면 AI 거품은 터지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나아가 2025년 산업별 AI 채택율에는 차이가 증가할 것입니다. 특히 자율주행과 AI 로보공학 영역에서 비약적인 발전이 기대됩니다. 예를 들어 Nvidia와 12개 대학교에서 공동 개발한 새로운 제네시스 물리 엔진은 2025년 AI 로봇공학에 대한 전망을 밝게 하고 있습니다(Ars Technica 참조).
AI 발전은 The Core에서 여러 차례 강조한 것처럼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아래 이미지를 보시죠. 베네딕트 에반스의 "AI가 세상을 먹어치우다"가 출처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알파벳, 메타 등 4개 기업의 2024년 투자 규모는 2,000억 달러를 훌쩍 뛰어넘고 있습니다. 공포스러운 규모입니다.

한국의 데이터센터 투자 규모는 위 4개 기업의 2015년 수준에도 한참 모자랍니다. 그 결과, 한국 기업의 거대언어모델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미국 및 중국과 동일한 수준에서 플레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AI 서비스 시장에서 득점할 수 있고 그래야 합니다.

3. 소비자 트렌드 2024/2025: AI 검색과 틱톡 Shop

AI 검색과 AI 커머스

  • AI 검색 시장 경쟁이 2025년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2024년 12월 구글 AI Overviews가 시작되었고, 네이버도 2025년 상반기 AI Briefing 서비스를 도입합니다. 검색 시장의 규칙이 바뀌면, 마케팅 구조도 변화를 겪게 됩니다.
  • (홍보) 제가 속한 기업 블루닷AI에서도 2025년 1월 초 AI 검색최적화 분석 서비스(Bluedot Intelligence), AI 검색최적화 CMS(Bluedot CMS), AI 검색최적화 RAG 서비스(Ask Bluedot)를 시작합니다.

틱톡 Shop과 '인간' 브랜드

  • 소비자 트렌드를 이해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는 자료 중 하나는 댄 프롬머(Dan Frommer)가 매년 발행하는 Consumer Trends: 2025입니다.
  • 미국 데이터지만 2024년은 틱톡 Shop의 해입니다. 놀라운 수준의 성장입니다. 참조: 2025년 1월 미국에서 틱톡은 금지되지 않을 것입니다. 아마도 미국 틱톡 서비스의 망을 분리하는 조건으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틱톡 서비스를 허가할 것입니다.
  • 미국에서 틱톡을 아는 Z세대 중 60%가 매일 틱톡을 사용합니다. 이 중 절반은 이미 틱톡을 통해 물건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미국 틱톡 Shop의 성장률 또한 경이롭습니다.
  • 틱톡 Shop은 이미 미국에서 쉬인, 세포라, 홈쇼핑 TV보다 규모가 더 크다고 합니다.
  • 틱톡 Shop은 미국에서 OpenAI보다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 틱톡 Shop은 괴물입니다. 틱톡 Shop을 통해 물건을 구매한 소비자의 90%가 다시 구매할 의향이 있습니다. 91%는 구매에 만족한다고 답했습니다. 또한 중요한 점은 구매자의 87%가 틱톡 Shop이 틱톡의 자연스러운 확장판처럼 느껴진다고 답했다는 점입니다.
  • 물론 미국 시장은 아마존이 절대적으로 지배하고 있습니다. 아마존을 아는 모든(!) 미국인의 70%가 한 달에 한 번 이상 아마존에서 물건을 구매합니다. 아마존이 지배하는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아마존과 달라야 합니다. 틱톡 Shop은 아마존과 아주 많이 다릅니다.
  • 틱톡 Shop 성공 이유는 무엇일까요? 바로 parasocial의 힘입니다.
  • 파라소셜 관계(parasocial relationship)란, 인스타그램, 틱톡, 유튜브 등의 인플루언서와 팬이 실제로 교류하지 않음에도 마치 친밀한 사이가 된 것처럼 일방적으로 느끼는 관계를 말합니다. 상대방-인플루언서-는 내가 누군지 모르지만 나는 그 사람을 친구처럼 가깝게 느끼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구매 관련 신뢰가 형성됩니다.
  • 별도의 글에서 분석할 계획입니다만, 우리는 ‘인간이 브랜드’가 되어야 하는 시대를 통과하고 있습니다.

4. 이커머스와 중국

  • Marketplace Pulse는 이커머스 관련 매년 중요한 보고서를 발행합니다. 2024년을 분석한 보고서의 핵심은, 중국, 중국, 중국입니다.
  • 아래와 같은 표현인 인상적입니다.
    “중국은 더 이상 세계의 공장이 아닙니다. 전 세계가 중국의 시장입니다.”
  • 중국에서 제조된 물품이 아마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50%입니다. 이를 아래 그림 두 개에서 “Sold by China”라 정의합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관세 정책에서 아마존 판매 제품을 면책 대상으로 선정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제는 테무, 쉬인, 알리익스프레스입니다. 이는 아래 그림 두 개에서 “Promoted by China”입니다. 이 마지막 비중 또한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The Information 보도에 따르면, 미국내 배송의 50% 이상이 이미 Temu ‘미국’ 물류창고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 그러나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아마존과 다른 방식으로 테무, 쉬인, 알리익스프레스에 관세 정책을 실현할 가능성은 낮지 않습니다.
  •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이른바 Retail Media-이커머스 광고 매출-의 규모가 미국의 경우 TV 광고 시장 규모를 뛰어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 격차는 2025년 더욱 크게 벌어질 전망입니다.

리테일 미디어는 TV 광고 시장을 직접 공격하기 보다는 구글의 검색 광고 시장을 공격합니다. 아마존과 틱톡 Shop은 구글에게 큰 위협입니다. 구글의 수익을 직접 공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The Core 독자 여러분! 우리는 결코 편안할 수 없는 12월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2025년 따뜻한 봄을 맞이 하기 위해 우리는 춥고 긴 겨울을 지내야합니다. 지치지 마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The Core를 신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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