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도발적이죠? 약간의 미끼성 제목이긴 합니다.

오늘은 퍼플렉시티 얘기를 꺼내볼까 합니다. 국내 언론사들 가운데 퍼플렉시티와 '검색 파트너십' 계약을 맺은 곳이 많이 늘었습니다. 지난 2025년 5월을 기준으로 4곳(매일경제, 이데일리, 뉴스핌, 한겨레)이 서명을 마쳤습니다. 그 이후로도 몇 곳이 이 대열에 동참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국내 플랫폼과의 AI 검색 관련 제휴에 미온적이었던 국내 언론사들은 퍼플렉시티에 대해선 상대적으로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 사실입니다. 저 또한 그런 기류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바라보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우려가 조금씩 커져갔습니다. 퍼플렉시티가 언론사를 대하는 태도에서 기존 빅테크 플랫폼의 '향'을 느끼게 돼서입니다. 송사에 휘말리든 상관 없이 일단 긁어가고 가고 보자는 '실리콘밸리식' 경향이 읽혔습니다. 그리고 약간 포장된 레토릭으로 언론사들의 귀한 자산에 무임승차하듯 접근하는 모습도 관찰할 수가 있었습니다. 마냥 파트너십에 매달리는 게 과연 언론사들에게 득이 될까라는 의구심이 들더군요. 혹 흑역사를 반복하는 오판이 될 여지는 없을까 걱정도 됐습니다. 그런 염려의 관점에서 퍼플렉시티와의 관계에 대한 제언을 드리려 합니다.

퍼플렉시티 사용량 기반 수익공유 모델 제안

퍼플렉시티의 새 소식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퍼플렉시티는 지난 8월25일 '코멧 플러스'라는 구독 기반 제품을 내놓았습니다. 그리고 이와 연계해 언론사와의 수익 공유 모델도 발표를 했습니다. 언론사 입장에선 솔깃한 제안도 포함돼 있습니다. 먼저 내용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코멧 플러스는 퍼플렉시티가 개발한 AI 브라우저 '코멧'의 유료 구독 기반 제품입니다. 무료 버전이 제공하지 못하는 고급 콘텐츠에 대한 에이전트 접근이 가능한 제품입니다. 알다시피, 현재 고급 정보는 페이월 뒤로 숨어드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전세계적으로 많은 수의 언론사들이 뉴욕타임스처럼 페이월을 운영하고 있죠. 서브스택이나 미디엄처럼 유익하고 심층적인 정보나 콘텐츠들도 유료의 정원 안에 갇혀 있습니다. AI 브라우저가 이들 사이트에 '기술적으로' 접근할 수는 있겠지만 내용물을 바탕으로 생성에 활용하면 송사에 휘말릴 수 있습니다.

퍼플렉시티 코멧 플러스를 통한 언론사 수익 공유 프로그램

이제는 거대한 빅테크로 성장해 버린 퍼플렉시티는 코멧 브라우저의 확산과 차별적인 검색 결과 생성을 위해 이들 콘텐츠에 대한 접근이 필요해진 상황입니다. 180억 달러, 우리 돈 25조원에 달하는 기업 가치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도 떠안은 상황입니다. ChatGPT와 구글 AI Overviews 등의 AI검색이 점유율을 키워가고 있는 상황에서, 퍼플렉시티는 가파른 점유율 상승세에 올라타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수익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를 돌파하기 위한 방편으로 코멧 플러스가 출현하게 됐습니다. AI검색 시장 장악을 위한 필수 경로로서 급부상 중인 AI 브라우저를 출시하고, 여기서 새로운 수익원을 찾기 위해 코멧 플러스를 내놓은 것이죠. 사용자들은 AI 비서를 통해 질문의 완결(요청-행위 완성)을 필요로 하는데 그러려면 장벽없는 정보 액세스가 필수적입니다. 고급 정보의 페이월은 코멧의 확산과 차별화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는 거죠.

예전처럼 언론사의 유료 콘텐츠에 무단으로 접근할 수도 없습니다. 이미 소송도 여러차례 제기됐죠. 제3자를 통한 우회 접근 방식도 이젠 제도적으로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결국 사용자들에게 돈을 받고, 콘텐츠 생산자에게 돈을 건네주는 수익공유 방식으로 이 문제를 풀어가려는 결론을 낸 것이죠.  

단 주목해야 할 표현이 있습니다. '프리미엄 콘텐츠'입니다. 그들의 블로그에서 쓴 표현 그대로를 옮겨오겠습니다. "Today we are announcing Comet Plus, a new subscription that gives Perplexity users access to premium content from a group of trusted publishers and journalists."

국내 언론사들은 이 대목을 주목해야 합니다. 무료로 풀려있는 콘텐츠가 아닙니다. 신뢰할 만한 언론사와 기자들이 생산한 프리미엄 콘텐츠입니다. 즉, 페이월에 갇혀 있는 고급 콘텐츠라는 의미입니다. 퍼플렉시티의 수익공유 제안은 유료구독을 운영하고 있는 언론사에 해당한다는 의미죠. 여기서 국내 언론사의 다수는 이들의 파트너십 대상에서 탈락하게 됩니다.

이들의 조건은 파격적입니다. 3가지 요소(사용자 관여, 에이전트 액션, 크롤링 및 인덱스)를 측정해, 그 수익의 80%를 언론사들에게 제공하겠다는 조건입니다. 아시다시피, 2024년 말 발표된 퍼플렉시티의 퍼블리셔 프로그램은, 발생한 광고 수익의 최대 25%까지만 언론사에게 지급한다고 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건 프로그램은 80%까지 수익을 공유하겠다고 했습니다. 그것도 코멧 플러스로 벌어들이 구독 수익의 80%입니다. 그들 입장에선 파격적이라 할 수 있죠. 이를 위해 4250만 달러(한화 590억 원)를 별도로 마련했다고 합니다. 

다른 측면에서 바라보면 페이월을 운영하고 있는 언론사와 개인 기자들의 콘텐츠 가치가 그만큼 몸값이 높아졌다는 의미입니다. 지속적인 소송, 페이월 수익을 통한 콘텐츠 품질 향상 등이 이뤄낸 결과입니다. (반면 국내 언론사들은 이런 노력이 강렬하진 않았죠.)

퍼플렉시티의 Comet Browser

퍼플렉시티는 왜 이 시점에 발표했을까?

의문이 들 겁니다. 퍼플렉시티는 왜 하필 지금 시점에 이 정책을 발표하게 됐을까요? 최근 소송과 관련한 일지를 아래에 정리해 보겠습니다.

  • 2025년 8월 7일 : 일본 최대 신문사인 요미우리 신문이 도쿄 지방법원에 Perplexity 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혐의 소송 제기. 2025년 2월부터 6월까지 약 119,467건의 기사를 무단으로 스크래핑했으며, 이를 사용자의 질의 응답에 무단으로 복제하여 제공했다는 점을 주요 증거로 제시
  • 2025년 8월 21일 : News Corp (Dow Jones & New York Post) vs. Perplexity 판결. 뉴욕 연방 법원은 Perplexity가 해당 소송을 캘리포니아로 이전하거나 각하해 달라는 요청(기각 요청)을 기각했습니다.
  • 2025년 8월 26일 : 일본 닛케이와 아사히신문은 Perplexity가 그들의 유료 콘텐츠를 무단으로 스크랩하고 사용자에게 그대로 노출시켰다며 저작권 침해robots.txt 무시 등을 이유로 도쿄 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 각 사별로 22억 엔 (약 1,500만 달러)의 손해배상과 콘텐츠 삭제 요청, 금지 명령을 요청

보시다시피 올해 8월 들어서 퍼플렉시티는 대형 언론사들로부터 잇달아 제소가 됐습니다. 특히 뉴스코퍼레이션이 제기한 소송의 경우 퍼플렉시티 측이 관할 법원 이관 또는 소 자체의 기각을 요청했지만 패소하기에 이르렀죠. 그들에게 불리하게 흘러가는 상황입니다. 퍼플렉시티가 180억 달러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투자 유치를 완료한 지 불과 1달 남짓한 기간에 벌어진 일들입니다.

이러한 송사에 휘말리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져갔을 겁니다. 코멧 유료화에 대한 계획은 가지고 있었겠지만, 이를 서두를 이유가 발생한 거죠. 그래서인지 작년과 달리 코멧 플러스를 매개로 제휴한 언론사의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그들이 서둘렀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퍼플렉시티 봇의 종류와 그동안의 언론사들 불만

좀더 깊이 들어가기 전에 퍼플렉시티가 언론사를 대해온 그동안의 행태를 먼저 분석해 보겠습니다. 퍼플렉시티는 글로벌 언론사들 사이에서 예전부터 악명이 높았습니다. 특히 웹 콘텐츠를 스크래핑하는 퍼플렉시티 크롤러의 경우 robots.txt로 차단해도 가져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습니다. 오죽하면 와이어드가 "Perplexity Is a Bullshit Machine"이라고 평했을까요.

현재 퍼플렉시티가 운영 중인 크롤링봇의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 Perplexitybot : 자신들의 DB 구축을 위해 운영하는 웹 크롤러입니다.
  • Perplexity-User : 사용자 유도형 에이전트 크롤러입니다.
  • Perplexity ai : 아직 정확한 목적이 무엇인지 확인되지 않고 있습니다.

적지 않은 언론사들이 불만을 가졌던 크롤러는 Perplexitybot 입니다. 앞서 언급했듯 robots.txt를 준수하지 않아서입니다. 차단해도 가져간 행태가 비교적 오랜 기간 지속됐습니다. 소송의 빌미가 되기도 했죠.

뿐만 아니라 이 크롤러(Perplexitybot)는 인덱싱, 일종의 저장 행위도 주도합니다. 이 봇을 허용하게 될 경우 언론사의 기사를 그들의 DB에 저장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이번 일본 아사히와 닛케이 소송에도 이 부분(저장)이 언급됐습니다. 답변을 위해 접근하고, 부분 발췌해 답변을 생성하는 수준을 넘어선다는 의미입니다.

퍼플렉시티 제휴는 기대했던 보상을 실현시켜줄까

이제 핵심으로 들어가겠습니다. 퍼플렉시티는 언론사 콘텐츠에 대해 적합한 보상을 실현시켜줄까요? 이번에 내놓은 코멧 플러스 프로그램도 그런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을까요?

퍼플렉시티와 퍼블리셔 프로그램 제휴를 맺은 국내 언론사들은 '기술 지원'을 제휴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속내는 달랐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체 RAG 시스템은 다른 파트너와 제휴를 해도 쉽게 얻을 수 있는 기술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를 쉽게 구현할 수 있는 NLWeb이라는 오픈소스를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가볍게 RAG 검색을 구현할 수 있는 LightRAG도 오픈소스로 공개돼 있습니다. 한두 명 개발자의 공수만 투입된다면 자체 AI 검색은 어렵지 않게 구현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자체 AI 검색 개발 지원이 명분이라고 하기엔 내주는 대가가 큽니다.

후속 질문을 통한 광고 수익 규모는 얼마나 될까요? 아직 이에 대한 정확한 보고가 없어서 가늠하긴 어렵습니다. 하지만 기술 지원의 대가만큼 흡족한 수준으로 보상을 받은 국내 언론사는 아직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이번에 발표한 코멧 플러스 수익공유 프로극램은 또 어떠할까요? 만족스러운 보상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이를 위해 한번 시뮬레이션을 해봤습니다.

A라는 언론사는 월 6달러의 유료 구독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그리고 Comet Plus를 통한 A 언론사의 노출율이 5%라고 전제하겠습니다. 이유는 이 프로그램에 20개의 언론사가 참여한다고 가정하고 기계적 균등 노출이 발생한다고 본 것입니다. A언론사는 구독자 100명을 기준으로, Comet plus 사용자는 이보다 많은 200명을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기회비용을 계산하면 대략 아래와 같습니다.  

항목 기존 모델 (유료 구독 + 광고) Comet Plus 모델 (노출률 5%)
유료 구독 수익 예: 구독자 100명 × $6 = $600 Comet 사용자 × $4 × 5%
광고 수익 예: 페이지뷰 × CPM (예: $200) 트래픽 감소로 가정: 기존의 50% 감소 → $100
총 수익 $600 + $200 = $800 예: Comet 수익 $40 + 광고 $100 = $140
기회비용 $800 − $140 = $660 손실
전략적 가치 브랜드 유지, 뉴스레터, 부가서비스 등 브랜드 노출, AI 플랫폼 연계, 신규 독자 유입 가능성

기회비용 상 손실이 나는 구조입니다. AI검색최적화 등으로 노출율을 끌어올릴 수도 있을 겁니다. 수익도 올라갈 겁니다. 하지만 그에 투입되는 자원 또한 비용입니다. 물론 새로운 독자가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독자는 Comet Plus의 독자로 갈 확률이 높지 해당 언론사의 유료 구독자로 전환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단 5달러로 여러 언론사들의 유료 글을 요약하고 받아볼 수 있는데 굳이 해당 언론사를 월 6달러를 내고 구독할 이유는 없는 것이죠. 유료구독을 운영 중인 언론사 입장에서 이 프로그램 참여가 그렇게 매력적이진 않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약간 미디엄 모델과 비슷하다는 느낌도 받긴 합니다.)

퍼플렉시티 코멧 브라우저의 빠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언론사들이 이 수익공유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건 실익이 크지 않은 선택이라고 저는 판단합니다. 크롬 익스텐션을 내놓은 클로드뿐 아니라 구글이 준비 중인 프로젝트 마리너, 곧 출시될 오픈AI의 AI 브라우저 등 강력한 경쟁자들이 즐비합니다.

퍼플렉시티에 대한 입장을 바꿔야 할 때입니다

퍼플렉시티는 이제 24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은 대형 스타트업입니다. 막대한 투자금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기반으로 코멧 플러스를 통해 언론사에 지불할 자금도 마련해두었습니다. 심지어 사용량 기반 수익배분 모델이라는 새로운 흐름에도 올라탔습니다. 분명 긍정적인 태도의 변화이자 혁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마냥 반길 만한 모델은 아닙니다. 최근 클라우드플레어가 제안한 Pay-Per-Crawl 모델과 비교해 볼 여지가 있어서입니다. 디인포메이션이 보도한 바와 같이 최근 들어 글로벌 언론사들은 AI 빅테크 기업들과 사용량 기반으로 협상을 진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클라우드플레어와 IAB 랩의 영향으로 사용량 기반 과금 모델에 더 관심이 높아진 것입니다. 퍼플렉시티의 이번 모델도 사용량 기반의 수익공유 방식에 기초하고 있습니다.

아래 표를 보면 그 이유를 조금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Pay-Per-Crawl은 큰 비용 부담 없이 언론사 입장에선 쉽게 설정할 수가 있습니다. AI 크롤러의 접근 제한을 직접 설정할 수 있고, 선택적으로 허용할 수도 있습니다. 언론사의 통제권이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입니다. 가격도 직접 입력할 수가 있습니다. 예측 가능성도 높은 편입니다. 굳이 퍼플렉시티에 의존하지 않고도 자사의 콘텐츠로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는 대안이 등장한 것입니다.

항목 Comet Plus (Perplexity 기반 공유 모델) Pay-Per-Crawl (Cloudflare 기반 유료 접근 모델)
AI 플랫폼 대응 범위 Perplexity 내부만 해당 OpenAI, Google, Anthropic 등 다양한 AI 크롤러 대응 가능
접근 통제 수준 없음 (플랫폼 정책에 의존) 퍼블리셔가 크롤러별 허용/요금/차단 직접 설정 가능
수익 모델 수익 풀 기반 공유 (불확실성 존재) 요청당 요금 기반의 직접 수익 (예측 가능)
투명성 및 기록 플랫폼 내부 데이터에 의존 청구, 인증, 접근 기록 포함 투명한 관리 구조
브랜드/전략 가치 AI 플랫폼 내 노출, 브랜드 확산 기회 있음 콘텐츠 보호+직접 수익화, 전략적 제어 가능성
기술 구현 난이도 플랫폼 협업 및 분석 필요 Cloudflare 설정을 통해 비교적 간편하게 구현 가능

만약 퍼플렉시티의 코멧 브라우저가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면서 압도적인 수준의 유료 구독자를 확보한다면 언론사에 배분될 파이는 커질 겁니다. 덩달아 이 수익공유 프로그램 참여하는 언론사들도 늘어나겠죠.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에요. 과연 그러한 낙관적 기대에 의존해 자사의 페이월 콘텐츠를 열어주는 것이 장기적 수익 관점에서 바람직할까요? 스스로 통제하는 대안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외부 플랫폼에 수익을 의존하는 접근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게 장기적으로 건강한 정책일까요?

언론사마다 사정은 다를 수 있습니다. 특히 언론사의 규모는 중요한 변수입니다. 그 조건에 따라 참여 여부를 결정하는 게 현명할 수 있을 겁니다. 뉴스룸의 규모에 따라 판단은 달라지는 게 상식이긴 합니다. 하지만 스스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테스트해보는 절차도 거치지 않고 AI 플랫폼의 제안을 덮썩 무는 결정은 여러모로 합리적이진 않아 보입니다. 특히 플랫폼 종속으로 갖은 어려움을 겪어왔던 국내 언론사들로서는 말이죠.

이미 퍼플렉시티의 퍼블리셔 플랫폼을 경험해봤다면, 냉철하게 계산기를 두드려 볼 때입니다. 기대만큼의 수익이 발생했나요? 협업으로 구축한 AI 검색의 경우 사용량이 기대를 충족할 정도인가요? 독자들의 AI검색 결과물에 대한 평가를 직접 확인한 적이 있으신가요? 만족도가 높았나요? 퍼플렉시티의 코멧 플러스 수익공유 프로그램 출시를 계기로 퍼플렉시티와 맺은 기존 제휴 계약에 허점이나 불익은 없는지 되돌아보면 어떨까 합니다.

인간만이 아닌 Machine Reader(에이전트)에 요금을 부과하세요

Cloudflare의 AI Audit.

앞에서도 몇 차례 언급했지만 Pay Per Crawl은 새롭게 등장한 수익 모델입니다. 퍼플렉시티마저 이와 유사한 모델에 기반해 수익공유 프로그램을 언론사들에게 제안했습니다. 이 것이 무엇을 의미할까요?

페이월은 인간 독자의 접근에 대해 과금하는 모델입니다. 계량형 모델이 있고 다이내믹 모델도 있습니다. 방문하는 사용자가 얼마나 구독 성향이 높은가에 따라 차별적으로 페이월을 보여주게 됩니다. 이를 통해 구독 수익을 창출하게 되죠.

이제 웹사이트를 방문하는 주체는 인간만이 아닙니다. 기계 즉 에이전트의 비중의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인간이 방문하면 요금을 부과하면서 기계가 방문하면 이를 무한대로 허락한다? 얼핏 봐도 정상적이진 않습니다.

향후 몇 년간 기계(Machine이든 Agent라는 이름이든) 방문은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겁니다. 이를 제어하지 않으면 언론사의 수익은 더욱 위험에 처할 겁니다. 페이월을 운영하고 있거나 운영하게 된다면 인간 방문자든 기계 방문자든 차별하지 않고 과금을 해야합니다.  그것이 장기적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입니다. 미리 대비해야 하는 시점입니다.

보셨다시피 퍼플렉시티의 사용량 측정 요소 3개 중 2개는 Machine의 활동에 대한 것입니다. 기계의 활동 2개 요소에 기반해 언론사들에게 수익을 공유한다고 밝혔습니다. 당연히 언론사들도 동일한 정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등가교환의 원칙 하에서 그들의 수익 배분 정책이 합당한지 조사하고, 그에 맞춰 의사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이전 제휴 관계도 이 관점에서 다시 살펴보고, 향후 재협상 시 참고해야 합니다.

늘 말씀드리는 내용이지만 단기 성과, 타언론사와의 경쟁 심리, 과시욕, 선두 언론사 따라하기에 쫓겨 어리석은 선택을 내려서는 안됩니다. Pay Per Crawl은 언론사에게 던져진 새로운 기회입니다. 이 모델이 대세화할지 확담하긴 어렵지만, 이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다고 저는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AI 시대 콘텐츠 보상을 요구했던 언론사라면 깊이 검토해 볼 대상입니다. (당연히 콘텐츠 품질에 대한 보증은 전제돼야 할 겁니다.)

AI 검색은 그들이 생성한 답변의 차별화와 신뢰 향상을 위해 전세계 고품질 저널리즘을 생산하는 언론사에 구애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마존은 뉴욕타임스에 연간 2000~2500만 달러를 지불하기로 했습니다. 뉴욕타임스의 뉴스, 쿠킹, 디애슬래틱 등이 그 대상입니다. 모델 학습과 검색 인용을 포함한 금액입니다. 구글이 Gemini 학습 및 인용을 위해 호주의 통신사 AAP와 파트너십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지난 3월에는 일본 교도통신과도 제휴를 맺었습니다. 여기엔 현금이 포함됐을 확률이 높습니다. 누적된 콘텐츠가 AI 시대 수익을 전환된 가능성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이 준비의 첫 번째 작업은 Machine(Agent) 과금 체계 마련입니다. Agent 1 크롤링당 얼마를 과금할지 스스로 결정하는 것입니다. 기사의 가격과 가치는 누가 정해주지 않습니다. 언론사 스스로가 결정해야 합니다. 미룰 수 있는 과제도 아닙니다. 수익이 만족스럽지 않으면 가격을 내려야 하고, 그 반대라면 가격을 올려야 합니다. 이미 크리에이터들도 이런 시도에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자사 콘텐츠에 자신이 있다면 이 작업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자신의 운명을 또 플랫폼에 내맡기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라며...